시골텃밭에서 바질 수확하기, 캐슈넛으로 바질페스토 만들기시

시골텃밭에 꼭 키우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바질이었다. 평소에 바질을 참 좋아하는데 마트에서 사려면 이파리 몇장에 몇천원이 훌쩍 넘어가서 양껏 먹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바질 페스토를 만들고 싶었다. 페스토를 빵에 찍어 먹거나 파스타를 해먹으면 참 맛있는데 시중에서 파는 바질페스토는 뭔가 맛이 묘하게 공산품 느낌이 나고, 푸르스름한 빛깔이 살아있는 신선한 느낌의 페스토는 너무 비쌌다.

마당에 놀러온 껌수

그리하여, 시골 텃밭 한켠에 바질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모종을 몇개 사다가 심어주었다. 처음 심었을 때가 4월 초 즈음이었던가? ​

아직 밤 기온이 막 올라오지 않아서 성장이 더뎠다. 매주 와도 변화가 거의 없어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질들이 폭풍성장하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자랐을 때 맨 위에 순을 따주었다. 바질은 순을 잘 따줘야 잎을 많이 수확할 수 있다. 잘라낸 줄기 좌우로 새롭게 잎이 돋아났고 그 잎을 또 다시 잘라내면 잎은 새롭게 다시 피어났다.

바질은 향이 강해서 벌레들이 안좋아할 것만 같았는데 아니었다. 여러 모종 중 특히 한녀석이 벌레들의 테러를 받았는데, 정확히 어떤 벌레인지는 모르겠다.

벌레 먹은 바질...😨

주말에 시골집에 들를 때마다 님오일로 방제를 해주었는데, 비가 오고 나면 다 씻겨나가 버리니 소용이 없게 된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녀석이 벌레 담당으로(?) 버텨준 덕분에 다른 바질들은 무사히 잘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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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시골집에 갔을 때 바질들을 살펴보니 폭풍 성장을 한 상태였다. 멀리 여행을 가게 되어서 앞으로 2주간은 못들릴 것 같아서 바질들을 확 다 따버렸다.​

순 따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잎이 많이나서 놀랬다. 바질이 한바가지 나왔다.

간만에 부천 집에 온 날, 바질페스토를 만들었다. 갓 딴 바질들을 식초물에 잠시 담궜다가 흐르는 물에 씻고 잘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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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만드려다 보니 잘 마르질 않아서 키친타올로 슥슥 닦아주고, 이정도 양이면 페스토가 얼마나 나오려나?

캐슈넛을 후라이펜 위에서 살짝 볶기

잣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잣 가격이 어마무시해서 우린 베트남산 캐슈넛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어짜피 같은 견과류니까 맛도 비슷하겠지뭐🤣🤣

먼저 볶은 캐슈넛을 믹서기에 갈아주었다. 그러고 다른 재료들을 넣어서 갈다가 마지막에 바질을 넣으려고 했다. 바질은 쉽게 갈변해서 오래 갈지 않는게 좋아서 그리 하려고 했는데 뭔가 다 갈고 나니 더 넣어도 될 것 같아서, 캐슈넛도 더넣고 올리브유도 더넣고 마늘도 더넣고, 그러다보니 양이 많아졌다.

따로 계량하지 않고 내가 평소에 먹었던 바질 페스토를 떠올리며 눈대중으로 재료를 넣어 만들었다. 뻑뻑하면 올리브유를 더 넣고, 치즈는 다다익선이이 거의 반절을 넣었고 마늘도 10알정도 넣었다.

그렇게해서 완성된 바질페스토는 소독한 유리병에 고이 넣어 두었다. 조그만한 통 기준으로 세통정도 나왔다. ​

이정도면, 2주 뒤 바질 수확하면 거의 5통은 넘게 나오겠는걸?

가족들 먹으라고 부천집에 페스토를 두고 한병만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둔 치아바타를 꺼내서 바질 페스토와 블루베리랑 함께 먹었는데, 정말 꿀맛이다.

캐슈넛으로 해도 충분히 고소하고 맛있었다. 이렇게 그냥 대충 해도 이리 맛있다니, 자주 해먹어야겠다. 김장 담그듯이 담궈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먹고 싶을 때마다 먹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