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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태종대, 태종사 아름다운 수국꽃밭에서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7. 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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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한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아름다운 꽃 수국을 보러 태종대를 방문했다. 몇년 전 여름에 수국을 보러 이곳에 왔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이번에는 전망대를 거쳐 태종사까지 올라가는 다누비 순환 열차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 다누비 열차 이용시간
    09:00~19:30
    (태종사에서 다누비 열차 출발지로 향하는 막차시간이 오후 7시 30분임)

    - 다누비 열차 이용요금
    왕복 기준 어른 6,000원 / 청소년 4,000원 / 어린이 3,000원






    태종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다누비 열차 승차장으로 갔다. 매표소에서 왕복표를 끊고 있는데 마침 열차가 도착해서 곧장 탑승할 수 있었다. 다누비 열차는 전망대로 향했다가 등대섬을 거쳐 태종사를 간 뒤에 승차장으로 되돌아간다. 우리는 첫 하차지점인 전망대에서 내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주전자 섬과 등대

     

    절벽 아래 푸르른 해송



    가슴 뻥 뚫리는 시원한 바다를 내려다 보았다. 하얀 파도가 철썩거리며 가파른 절벽에 닿았다. 파도 소리가 듣기 좋았다. 절벽에서는 푸르른 해송이 자라나고 있었다. 척박한 돌덩이 틈에서 생명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멀리 보이는 섬은 주전자 섬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름을 듣고 요리조리 살펴보니 왠지 주전자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


     



    한참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도 찍다가 출출해져서 간단히 배를 채우기로 했다. 전망대 1층에는 작은 매점과 분식 파는 가게가 있었고 2층에는 커다란 카페가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 카페를 살짝 구경 다녀 왔는데, 아무래도 밖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무얼 먹는게 더 좋을 것 같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떡볶이와 물을 사서 바다가 잘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를 보며 떡볶이를 먹어 치우고 다시 다누비 열차를 타고 태종사로 향했다. 태종사에서는 매년 수국 축제가 열리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축제가 취소되었다. 축제가 취소 되었어도 수국은 그 자리에 그대로 피어있으니 우리는 수국을 보러 태종사에 찾아갔다.

    태종사에는 3,000그루 정도의 수국 나무가 있다고 한다. 태종사는 매년 여름이 되면 아름다운 수국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누비 열차는 태종사에서 멈췄다. 사람들이 우르르르 태종사에서 내렸다. 푸르른 숲길을 조금 걷고 나니 드디어 태종사가 나타났다. 몇년만에 다시 찾은 태종사, 분명히 어느 여름날 이곳에 왔었는데 희미해진 기억이 날 듯 말 듯 했다.


     

     



    우리가 정말 때를 잘 맞춰 왔나 보다. 알록달록한 수국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파란색, 분홍색, 적색, 보라색 등등 다양한 빛깔의 수국이 뒤섞여 있었다. 한여름 무성한 초록빛 틈바구니로 보이는 몽글몽글한 꽃송이들, 보고 또 봐도 너무 아름다웠다.


     



    수국은 토양이 산성일 때 파란 꽃을 피워내고 알칼리성일 때 붉은 꽃을 피워낸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수국의 꽃말은 '변덕스런 마음'이다.

    꽃말이 어찌 되었건 난 수국이 참 좋다. 내가 태어날 무렵 여름에 풍성하게 여기저기 피어나서 수국은 왠지 내 탄생화처럼 느껴진다. 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파란색 꽃이라서 수국이 좋기도 했다. 파란색 꽃이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수국의 푸른 빛깔은 신비스럽게 느껴졌었다.


     

     



    수국 꽃밭으로 뒤덮힌 작은 흙길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갔다. 어찌나 수국이 많던지 아마 올해 볼 수국은 여기서 다 본 것 같았다. 마침 늦은 오후 시간에 태종사를 찾았던터라 덥지도 않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걷기에 딱 좋았다. 평일에 찾아 갔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적어 여유롭게 꽃들을 구경하며 만끽할 수 있었다.


     

     



    작은 못 주위로는 푸른 수국이 가득 피어 있었다. 와아, 아름다운 수국 군락지를 보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못에 비친 반영이 아른아른거렸다. 못 가운데 위로는 누가 따다 놓았는지 수국 꽃송이가 한움큼 떠있었다.

    이곳 태종사 큰스님께서 꽃 가꾸는 것을 좋아하셔서 여기저기서 하나 둘 수국들을 모으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다고 들었다. 스님의 사랑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기쁨을 누리게 되었으니 참 감사했다.


     

     



    수국 꽃길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고, 꽃송이를 두손에 가득 담아 만져보기도 하고, 코를 대고 킁킁 거리기도 하며 그렇게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이제 저무는 노오란 햇살이 수국에 닿기 시작했다. 곧 있으면 해가 질 것 같았다. 태종대에 도착한 일이 방금 전처럼 생생했는데 어느새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태종사를 나와서 다누비 열차를 기다리며 잠깐 먼 바다를 바라 보았다. 부드러운 수평선 아래 바다가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와서 조금 춥게 느껴지기도 했다.

    다누비 열차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올해가 지나가면 또 언제 이곳을 찾아올런지 모르겠다.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안녕 태종사 수국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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