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정선 여행, 정선 아리랑시장 오일장, 대박집 올챙이 국수와 콧등치기 국수우리나라 방방곡곡/강원도 2025. 1. 29. 13:32728x90반응형
정선 파크로쉬에 하루 묵고 다음날, 마침 정선 오일장 여는 날이라서 정선 오일장을 찾았다. 무료 주차장이 넓게 조성되어 있어서 차를 세우고 정선 오일장을 찾아갔다. 마을 주변으로 사방이 산이었다. 병풍처럼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남문으로 들어섰다. 첫느낌은 '어라 황량하네?'였는데 안쪽으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다들 두 손 가득 무언가를 쥐고 있었는데, 시장에서 산 다양한 먹을거리들이었다. 시장에 오면 먹는게 다지 뭐! 우리도 여기서 배를 좀 채우고 맛난 먹을거리들을 사서 숙소에 가기로 했다.
돌아다니다가 제일 먼저 들어갔던 정선 면세점. 정선에서 나고 자란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던 곳이다. 사고 싶은 것들은 많았으나 자중하고, 우리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것은 바로 막걸리다.
숙소가서 먹을 생각으로 고민 또 고민하면서 골랐다. 근데 고민 끝에 세가지나 샀다. 고민이 무색하구먼. 곤드레 막걸리랑 옥수수, 황기 막걸리. 여기 와서 아니면 먹어보지 못할 것들이니 욕심내가지고 다 사버렸다. 막걸리 사들고 다시 나와서 시장 안을 걸었다. 말린 나물 파는 곳들이 많아서 사야하나 싶었다.
돌아다니다가 말린 곤드레를 사고야 말았지. 어딜가든 말린 나물 2봉에 15,000원으로 가격이 대동단결 중이어서, 그냥 눈에 보이는 곳에서 구입했다. 사장님께서 추우니까 잠깐 안에 들어와 마시라며 황기차도 내어 주셨다. 뜨끈하게 차로 몸을 녹이고 다시 나와서 밥 먹으러 갔다.
먹자골목에 들어서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게 앞 은 대접 위에 가득 채워져 있던 노란색 알갱이들을 보고야 말았다. 뭔가 징그럽기도 하면서 귀엽기도 한 조그만 노란 알갱이들, 이게 바로 올챙이 국수 면이었다. 예전에 먹어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디서 들어는 봤던 올챙이 국수. 호기심이 생겨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름이 대박집이라는 식당이었는데 꽤나 인기가 많은 곳인지 곳곳에 싸인들이 막 붙어 있었다. 우왕, 우리 얻어 걸렸나보다 싶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콧등치기 국수랑 올챙이 국수 그리고 모듬전을 주문했다. 살짝 아쉬웠던건 메밀이나 콩이 다 외국산이었던 것, 그래서 이렇게 가격이 저렴하니까 이해는 되었지만 이왕이면 여행와서 정선에서 나고 자란 걸 먹고 싶었다지~!
음식들은 금방 나왔다. 뭔가 투박하면서도 정갈한 그런 한 상이었다. 둘 다 막걸리 한 잔 엄청 마시고 싶었지만 운전해서 돌아가야해서 자중하고, 숙소에 돌아가서 마시기로 하고 여기서는 맛나게 밥만 먹기로 했다.
먼저 올챙이 국수. 옥수수로 만든 면이었는데 진짜 말 그대로 올챙이처럼 생겼다. 면 식감이 진짜 묘했다. 수제비 같으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없고 퍽퍽거리면서도 서걱한 느낌이랄까? 우는 식감이 별로라면서 올챙이 국수는 몇 입 먹고 외면했는데, 나는 아주 맛나게 먹었다.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맛이었다.
사장님께서 말하길 이 근방에서 어려울 때 이 국수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 투박하게 만들어 먹었던 음식으로 이 맛을 아는 옛 사람에게는 향수의 음식이라고. 우리에게는 그런 추억이 없어서 그런지 되살릴 기억은 없었지만, 강원도 지역의 별난 음식으로 기억 될 것 같다.
면발이 굵고 짧아서 후루룩 먹다 보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콧등치기 국수. 실제로 먹어봤는데 콧등을 치진 않았다. 허허허. 평소에 먹던 메밀 칼국수보다 면이 더 두껍고 투박한 느낌이었다. 같이 곁들여진 김치랑 간장, 파, 김가루랑 섞어 먹으니 맛이 좋았다. 대체로 간이 세지 않고 슴슴한 편이었는데 간장으로 양념을 더 해서 먹으면 되었다.
의외로 제일 만족스러웠던 모듬전. 수수부꾸미랑 녹두전, 메밀전, 메밀전병이 맛보기로 다 나왔다. 우리에게 딱인 메뉴였다. 나중에 막걸리랑 먹고 싶은 마음에 좀 먹고 나머지는 포장을 해서 숙소로 데려갔다. 흐흐흐.
정선 아리랑 시장 근처에 네컷사진 찍는 곳이 있어서 찾아갔다. 여행 다닐 때마다 그 지역에서 네컷사진들을 남기며 추억하는데, 정선에도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리가 산 건나물이랑 막걸리 기념품을 들고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서 나왔다.
맛난 막걸리랑 건나물들도 사고 강원도 전통 음식도 맛보고 네컷사진도 찍고, 재미나게 아리랑 시장에서 놀고 돌아가는 길. 평창에 숙소를 잡아놔서 1시간 정도 이동해야했다. 가는 길에 해가 저물고 있었는데 이날따라 하늘에 구름이 한 점도 없어서 붉은 도화지 같던 하늘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모른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평창 무이 예술관에서 보낸 하루, 상설 전시와 감자피자 (0) 2025.02.17 겨울 평창 여행, 평창 흥정계곡 히노끼 탕이 있는 힐링우드 펜션에서 보낸 1박 2일 (1) 2025.02.02 겨울 정선 여행, 가리왕산 케이블카 타고 산 꼭대기에 올라 데크길 걷기 (0) 2025.01.21 겨울 정선여행,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 앤 웰니스 숙암룸 킹 가리왕산뷰 1박 2일 숙박기 (1) 2025.01.21 가을 태백 여행, 한강의 발원지 태백산 검룡소 트레킹 (3) 202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