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암 갔다가 은모래 해변까지 갔다가
이제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뉴은 보쌈,순두부 찌개와 멸치회무침!
가족들 모두 배가 너무 고팠나보다.
정신없이 먹었다.
어제 멸치쌈밥을 먹어서 오늘은 다른 메뉴로 시켰다.
멸치회무침은 자꾸 땡겨서
어제 먹었지만...
추가로 또 주문했다!
배부르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남해 원예예술촌으로 향했다.
날이 좋으니 어딜 가도 좋을 것만 같았다.
예술촌 안으로 들어서니
싱그러운 꽃들과 나무들이 가득했다.
상큼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었다.
유자향이 그윽하게 나는 아이스크림!
남해는 유자가 유명하니
아이스크림으로라도 유자를 느껴 본다.
그리고 엄마가 가보고 싶다던 박원숙 카페를 왔다.
이곳은 TV에 여러차례 방영되어서 유명한가 보다.
다른 카페들은 썰렁한데 이 카페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내부 인테리어가 근사했다.
엔틱한 가구들과 조명에 눈이 즐거웠다.
그런데 카페 내부는 무척 한산했다.
날씨도 좋고 밖에 있는 정원이 이뻐서 그런가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었다.
카페 밖 정원은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형형색색의 꽃들로 꾸며져 있었다.
우리 가족은 밖으로 나와서 한동안 정원을 구경했다.
그러고는 다시 카페 안으로 들어와 편안한 소파에 자리잡았다.
각자 커피, 유자차와 함께 달콤한 휴식시간을 가졌다.
카페에서 나와 다시 걷기 시작했다.
관람로를 따라 걷다보면 오르막 길이 쭉 나온다.
오르막 길을 거의 다 올랐다 싶을 즈음에 눈 앞으로 산이 펼쳐지고
내가 걸어온 원예예술촌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저번에 왔을 때 이 카페 아래 연못에
붓꽃이 한 가득 피었었는데
가을인 지금은 새파란 풀잎만 가득했다.
대신 다른 잔잔한 꽃들이 주위를 채우고 있었다.
꼭대기에 오르면
조각배와 분수대 그리고 아기자기한 정원이 나온다.
청명한 하늘이 비쳐서 물이 파랬다.
조그만 온실도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차갑고 축축한 공기가 느껴졌다.
그리 넓지 않아서 쓰윽 둘러보고 나왔다.
원예예술촌을 나오는 길 해가 저물고 있었다.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온 풍경들이 따뜻했다.
봄에 왔을 때보다 꽃이 많이 안피어있으면 어쩌나
살짝 걱정했었는데 나름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있더라.
원예예술촌을 나와서 독일마을을 돌아보았다.
매번 올 때마다 느끼지만
독일마을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다.
(물론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난 남해 올 때 굳이 이곳에 들리진 않지만
가족들은 남해가 처음이니까 기념삼아(?) 데려갔다.
성문을 지나서 광장 한 번 구경하고
마켓 한 번 구경하고 쓰윽 나왔다.
10월마다 맥주축제를 연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 뒤에 찾아와서 색다를 건 없었다.
예전에 독일마을에 들렀을 때 왔었던 어느 카페에 찾아왔다.
카페라고 해야하나 술집이라고 해야하나?
커피도 팔고 술도 팔고
아무튼 주전부리를 먹으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름은 '베를린 성'이었던 것 같다.
안에 여러 독일 소품이 가득하다.
괜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났다.
소시지와 유자차, 커피, 맥주를 시켰다.
남해 여행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끝나간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주인 아주머니께서 가족끼리 모여있으니 보기 좋다며
사진을 하나 찍어주셨다.
왠지 이 날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온 가족이 다시 모두 모일 날이
앞으로 몇날이나 더 있을라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 부족하다.
세상살이가 왜 그리 바쁜지...
남해 바다는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밤이 되면
곧 내일이 다시 찾아오겠지.
지나는 하루하루가 아쉬웠던
가족들과의 남해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