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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수국 키우기 4년째 묵은 오래된 수국에 맺힌 작은 꽃봉오리일상기록/베란다 정원 2022. 6. 7. 10:00728x90반응형
우리 집 베란다에는 수국 화분이 두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오래전 내가 혼자 살 때부터 키우던 4년이 넘은 묵은 수국이다.
수국은 화르륵 다 죽은 것 같이 가지가 갈색으로 변하고 말라 비틀어졌다가도,
계절이 지나가면 언제나 싹을 틔워내서 항상 나와 함께했던 친구이다.
한동안 싹을 틔우긴 했어도 꽃을 피워내지 못했던 수국.
그러다가 2020년 분홍색깔 수국 꽃이 피어났다.
어찌나 기쁘던지 모른다.
비록 길거리나 관광지에서 보이던 수국만큼 화려하진 않았어도
소담스러운 귀여운 수국꽃이 피어서 정말 행복했었다.
그리고 21년 여름, 묵은 수국에서 꽃이 피어나긴 했는데 모양이 요상했다.
정말 생기다 만 것 같은 수국꽃.
보통 상상하는 수국꽃은 동그랗고 꽃잎들이 여럿 달린 그런 공같은 모양인데
우리 수국은 가뭄에 콩 나듯이 꽃을 피워냈다. 하하.
그런데 정말 특이했던 점은 보통 보던 수국꽃은 수술과 암술이 퇴화되어
꽃잎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 때 핀 꽃에는 자그만한 암술과 수술이 달려있었다.
세상에, 변종인건가?
아님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꽃이 필 수도 있는 것일까?
작년에 수국을 하나 더 데려왔다.
분홍빛과 푸른빛이 뒤섞여 약간 보랏빛을 띄어서 참 이뻤다.
수국은 토양의 산성 농도에 따라서 색깔이 변한다.
알칼리성일 때는 분홍빛을 띄고 산성일 때는 푸른색을 띈다.
하지만 최근 원예 품종으로 나온 수국들은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 색이 별다르게 변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올해 꽃이 핀다면 어떤 색일지 한번 살펴 보아야겠다.
피었으면 좋겠지만 오래된 수국처럼 몇년간 휴식기처럼 꽃이 안 필수도 있겠지 싶다.
이번에는 분을 갈아주며 흙도 바꿔주고 알비료도 뿌려 주었다.
영양은 충분히 준 것 같은데 베란다에서 키우니 햇빛이 한정적이라 아쉽다.
계절이 지나고 3월 무렵에 싹이 트기 시작했다. 묵은 가지 옆에서 새싹들이 피오나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화분 속 아이들은 제법 수국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깻잎모양의 이파리들이 튼실하게 자라났다.
수국은 물을 좋아해서 겉흙이 마르면 항상 물을 흠뻑 적셔주듯이 주었다.
이파리도 함께 적셔주었는데,
요근래 꽃가루가 베란다 창으로 엄청 들어와서 깻잎 같은 이파리가 뿌애져서
이파리를 씻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평소처럼 물을 주는데 깻잎 이파리들 사이에서 요상한 모양이 보였다.
앗!
꽃봉오리다!
나와 오래도록 함께했던 묵은둥이 수국이 봉오리를 맺었다.
송글송글 맺힌 꽃봉오리 모양이 파인애플 같이 생겼다.
귀엽다!
언제 꽃이 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수국을 많이 많이 이뻐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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