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 이스탄불 고등어 케밥 맛집 Balık Dürüm Mehmet U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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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던가,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터키편을 시청하다가 백종원 아저씨가 고등어 케밥을 너무나도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빵 안에 고등어라니? 생각만해도 비릴 것 같았는데 괜시리 호기심이 동했었다.

그리고 내가 진짜 터키 이스탄불에 가서 고등어 케밥을 먹게 될 줄이야...

한국에서 고등어 케밥 가게로 제일 유명한 곳은 '슈퍼 마리오 아저씨'의 가게이다. 당연히 그곳으로 가려다가, 구글 지도앱 평점이 더 좋은 가게가 있어서 그리로 찾아갔다. 내가 찾아갔던 곳은 'Balık Dürüm Mehmet Usta'.

멀리 가게가 보이기 시작하자 마자 기대감이 폴폴 올라왔다. 줄이 서 있는 것을 보니 분명히 맛집일 것이야! 어딜가든 식당에서 기다리는 편은 아닌데 왠지 여기는 기다려서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메뉴는 온리 원, 고등어 케밥 뿐이었다. 사실 고등어 케밥이라 부르는게 터키어로는 맞지 않다고 들었다. '케밥(Kebap)'이라는 용어 자체가 터키어로 '불에 구운 고기(또는 음식 전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현지 사람들은 고등어 케밥을 보통 '볼릭 에크맥(Balık Ekmek)'이라 부른다. 볼릭(Balık)은 생선이랑 뜻이고 에크맥(Ekmek)은 이곳 사람들이 주식처럼 먹는 바게트 빵을 말한다. 가게 이름을 보면 'Balık Dürüm'이라고 적혀 있는데, 뒤륌(Dürüm)은 또띠아 같은 얇은 빵에 내용물을 넣고 돌돌 말아 주는 음식을 말한다.

사장님은 고등어를 지글지글 불판 위에 구운 뒤에 잘 익은 고등어들을 골라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가시를 하나하나 발라냈다. 얼마나 많은 고등어의 가시를 뽑아내셨으면 저런 속도가 나올까나? 그 다음은 또띠아 같은 얇은 빵을 구워서 그 위에 고등어를 얹었다. 양념이 된 것 같은 야채들을 넣고 정체불명의 가루들을 스스슥 뿌리고는 돌돌 말아 포장을 하고는 사람들에게 건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고등어 케밥을 받았다. 원래 계획은 호텔로 돌아가서 편하게 냠냠 먹는 것이었는데 막상 받고 나니 침이 고여서 그냥 여기서 바로 먹고 가기로 했다. 옆 가게가 문을 닫아서 그 앞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고등어 케밥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빈 자리에 앉아 고등어 케밥과 콜라를 함께 즐겼다.

아삭아삭한 야채가 씹히고 석류알이 톡톡 입 안에서 터졌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고등어가 입 안에 들어오니, 우와 맛있다! 전혀 비리지 않았고 그저 맛있었다. 콜라랑 함께 먹으니 기가 막혔다. 우리는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후루룩 다 먹어버렸다. 아쉽군.

즐거운 포만감으로 행복했던 저녁이었다. 배를 통통거리며 멀리 반짝이는 갈라타 타워를 보고, 다리를 건너 호텔로 돌아갔다. 고등어 케밥, 생각 보다 너무 맛있는걸?

그리고 며칠 뒤, 카파도키아에 갔다가 다시 이스탄불에 돌아온 날에 우린 또 이 가게를 찾고야 말았다. 떠나기 전 한 번만 또 먹어보고 싶었다. 이날도 역시나 줄을 좀 서서 기다렸다. 만드는 장면이 눈앞에서 보여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처음에 생 고등어를 올리는 장면부터 볼 수 있었다. 바삭바삭 노릇노릇하게 구우려면 한참 시간이 걸리고, 게다가 가시도 빼내야 하니 다른 식당들 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줄을 서는 것 같았다. 그래도 기다려서라도 꼭 먹고 싶었던 고등어 케밥.

이번에는 고등어 케밥을 챙겨 들고 맛난 맥주랑 콜라를 사다가 호텔 안에서 먹기로 했다. 호텔로 돌아와 깨끗하게 씻고 폭신한 침대 위에 앉아서 고등어 케밥을 먹었다. 마지막 우리의 이스탄불 식사, 고등어 케밥으로 마무리 하는구나. 참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