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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날 청송 서울 여관식당 달기백숙과 백운사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6. 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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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왕산에서 산행을 마치고 서울여관식당을 찾아왔다. 여러 식당에서 달기 백숙을 먹어봤지만 이곳이 가장 우리 입맛에 맞았다. 매번 사람들로 북적여서 오질 못하다가 마침 점심과 저녁 사이 애매한 시간이라 찾아왔다.

    빈자리들이 많았던터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바깥 평상 쪽에 앉을 수 있었다. 평상에서 바람 쐬고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들으며 먹으면 참 좋다. 사과 동동주 반되와 토종 불백 2인세트(40,000원)를 주문했다.




    세트를 시키면 먼저 닭 불고기랑 염통 구이가 나온다. 먼저 닭 불고기 넣어 열심히 쌈을 싸먹으며 기다리다보면 백숙이 나온다.




    그리고 사과 동동주 반되!

    저번에 왔을 때 사과 동동주가 너무 맛있었던터라 또 시켰다. 여전히 맛있긴한데 슬프게도 사과 양이 급격하게 줄었다. 동동주를 마시며 아사삭거리는 사과가 듬뿍 같이 씹히길 기대했는데 세네알 밖에 없었다.

    사과철이 아니라서 그런걸까? 괜히 아쉬웠다.




    십오분 정도 기다렸던가? 드디어 닭다리 백숙이 나왔다. 보통 때는 산 근처 식당에서 백숙을 먹고 싶어도 주문할 수가 없었다. 두 명이서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청송 근처 달기 백숙 집들은 2인 기준으로도 백숙을 먹을 수 있게 팔아서 좋았다. 우린 각자 이 튼실한 닭다리 하나로 충분했다. 찰진 녹두밥은 다른 그릇에 담아주시는데 덜어서 백숙 국물안에 말아 먹으면 된다.

    고소하고 진하면서도 담백한 국물의 맛, 다른 곳에서 먹었던 백숙도 맛은 있었는데 느끼함 때문에 다 먹지를 못했었다. 이곳에 오면 느끼함 없이 국물을 싹 먹게된다.




    배터지게 먹고 식당 밖으로 나섰다. 우리는 백운사라는 이름을 가진 조그만 절을 찾아갔다. 작년에 너무 배불러서 정처없이 걷다가 발견한 절이다.​

    가는 길 담벼락에 붉은 장미가 한창이었다. 늘어진 노란 햇살과 푸르스름한 그림자가 좋은 날, 추억을 더듬거리며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작년 이곳을 찾았을 때는 무지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날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서 그늘에 서면 무지 시원했다. 언덕을 오르고 오르다보니 절이 나타났다.




    입구에 하얀 수국들이 가득 피어나 우릴 반겨주었다. 돌계단을 올라 절내로 들어가보았다. 내가 머릿속에 떠올렸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였다. 자그만한 절안에는 저번처럼 아무도 없었고 어디선가 새 소리만 들려왔다.




    작년에 평상 위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었던 고양이 한 마리, 고양이는 여전히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계단 위에 앉아 집에서 싸들고온 수박을 먹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돌계단 위에 있다가 툭툭 흙먼지를 털고 일어섰다.




    되돌아 내려가는 길, 나무들이 푸르딩딩하다. 더운 건 싫지만 이렇게 시원한 초록빛으로 물드는 세상은 좋다. 짧은 청송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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