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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나트랑 여행 참파족의 힌두교 사원 포나가르 사원에서
    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23. 5. 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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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트랑 여행에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포나가르 사원'이었다. 여행을 다닐 때 역사적인 공간을 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트랑에 오래된 사원이 있다고 들어서 꼭 가보고 싶었다.




    1인당 입장료는 30,000동이고 결제는 현금으로만 되었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입장권을 받고 입구에서 입장권을 기계 안에 넣고 입장했다. ​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많이 더웠는데, 사원 입구 쪽은 수풀이 우거져서 그늘진 곳이 많아 다니기 좋았다.




    입구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여러개의 기둥들이 하늘로 솟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커다란 기둥들은 붉은 빛깔이 도는 벽돌로 쌓은 듯 했다. 기둥들 너머로 사원의 커다란 탑이 얼핏 보였다.




    포나가르 사원은 8세기 경에 참파족이 세운 힌두교 사원이다. 베트남 중남부 지역은 참파족들이 왕국을 세우고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았던 곳이다. 18세기 무렵 참파 왕국은 베트남 왕조에 의해 멸망했고, 베트남 내에서 참파족은 소수민족으로 남게 되었다.




    사원 곳곳에서 압사라 동상을 볼 수 있었는데, 유려한 몸짓과 눈을 감은 표정, 이국적인 복장이 인상적이었다.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에 갔을 때 많이 보았던 모습의 동상이었다.




    만다파라고 불리는 공간에 들어섰다. 지금은 커다란 기둥들만 남아있다. 과거 참족들이 사원에서 제사를 지낼 때 바칠 공물들을 정리하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기둥들에게서 오랜 세월이 느껴졌다. 몇몇 기둥의 벽돌들은 새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아마도 복원이 이뤄진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찌 벽돌들을 이리 쌓아 큰 기둥을 만들어낸 것인지, 대단하다.




    강렬한 붉은 빛깔이 아름답던 히비스커스, 그리고 노란 종모양의 알라만다. 동남아시아에 오면 이렇게 낯설고도 화려한 꽃들이 많아서 눈이 재미나서 좋다. 사원 안에 화려한 꽃들이 많아서 구경하느라 신이 났었다.​



    포나가르 사원은 꾸 라오(Cu Lao)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사원이다. 약간의 경사진 계단을 따라서 올라갔다. 다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더워해서 잠시 매점 같은 곳에 들러서 사이공 맥주를 한캔씩 했다.​

    가만히 앉아 먼 바다와 웅장한 사원을 보며 맥주를 마시니, 더위는 금새 사라졌다.




    포나가르 사원에는 황금과 보석이 가득했다고 한다. 몇차례의 전쟁 때문에 다 사라져버렸지만 말이다. 그 옛날에 이리도 거대하고 화려한 사원을 지었던 왕국이라면 그 기세가 대단했을 것 같다. 이렇게 여행을 통해서 몰랐던 다른 나라의 역사를 알게되고, 세상을 보는 눈이 틔여지는 것이 참 좋다. 여행의 큰 기쁨 중 하나이다.

    사원을 둘러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사원의 커다란 탑 앞에서 전통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운이 좋게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정해진 시간마다 공연을 하는 것 같았는데, 시간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곱게 주홍색 옷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나와 항아리와 부채를 이용해 춤을 추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춤을 추는 여인들 뒤로 보이는 웅장한 탑이 배경이 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악사들의 손짓, 휘날리는 천자락과 유려한 몸짓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보았다. ​

    공연이 끝나고 달러 지폐를 몇 장 꺼내서 항아리에 넣고 왔다.




    중앙 탑 난간에 기대어 언덕 아래에서 돌아보았던 기둥들이 모여있던 곳, 만다파를 바라 보았다. 웅장한 기둥 위에는 지붕이 있었을까나? 해가 쨍쨍하던 만다파에는 어느새 그늘이 드리워졌다.​



    포나가르 사원은 힌두교 사원으로 시바 신의 아내 포나가르를 모시는 곳이었다. 참파 왕국이 베트남 왕국에 멸망 당하면서 이곳은 베트남 토착 신을 숭배하는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중앙 탑 안에 들어가면 목조상에 기도를 드리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탑을 자세히 살펴보면 탑 전면부나 꼭대기 부분에 새겨진 다양한 부조를 볼 수 있다. 어떤 형상인지 정확히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대부분 신이나 인간을 형상화한 부조들이었다. ​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기다란 코가 달려있던 코끼리와 그 위에 올라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부조였다.




    사원을 둘러보다 보면 수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만날 수 있다. 직접 베를 짜서 만들어낸 천과 그 천으로 만든 가방과 각종 수공예품, 그리고 흙을 빚어 구워 만들어낸 장식품들이 주였다.




    사원 뒷편의 작은 연못과 정원도 구경하기 좋았다. 아름다운 조각상들과 장식, 꽃들로 꾸며진 작은 정원을 둘러보며 이국의 분위기를 흠뻑 느꼈다. 화려한 꽃과 나무들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탑들의 모습이 그림같아서 인상적이었다.




    사원에서 한시간 넘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사실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다들 더워하고 힘들어해서 돌아서야 했다. 다음번에 사원을 찾게 된다면 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저물 무렵 즈음에 맞춰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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