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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순천 강천산 단풍 트레킹, 강천산군립공원 주차장 주차~병풍폭포~강천사~구름다리~구장군 폭포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3. 11. 17. 13:16728x90반응형
가을날 11월 초 주말에 강천산을 찾은 우리. 주말이면 단풍을 보러 찾아든 사람들로 어느 산이든 인산인해라서, 우리는 전날 근처 펜션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오전 7시 즈음에 펜션에서 출발해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20분 정도였다. 그 때도 강천산군립공원 2주차장에는 자리가 몇 없었다. (우린 1주차장에는 가보지도 않았다. 근데 1주차장과 2주차장 모두 매표소 근처라 어디 세워도 무관했다)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왔는데 정말 순식간에 2주차장이 다 차버렸다. 여유 부리다가 8시에 왔으면 늦을 뻔 했다.
아침 일찍 왔으니 근처에 식당들이 아주 많아서 아침식사를 하고 산을 돌아보기로 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청국장과 산채비빔밥을 야무지게 먹고, 카페에 가서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여유를 즐기다가 드디어 강천산 트레킹을 시작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인 5,000원이었는데, 입장권을 구입하면 지역사랑 상품권 2,000원을 줬다. 근처 카페나 식당, 매점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상품권인데, 우린 나중에 트레킹을 마치고 군밤을 사먹을 때 유용하게 썼다.
강천산은 유유자적 걸으며 단풍 구경하기에 정말 좋은 산이었다.
걷는 내내 힘든 코스는 출렁다리 오를 때 빼고는 하나도 없었다. 봉우리에 오를 작정이 아니라면, 굳이 등산복이나 등산화 없이도 충분히 오고 갈 수 있는 그런 길들이었다. 물론 봉우리에 오르려고 작정하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구장군 폭포까지는 걷기 좋은 무난한 길이었다.
순창군의 군립공원인 강천산, 국립공원이 아니었는데도 길들이 아주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폭포나 기암괴석, 계곡물, 아름다운 단풍과 구름다리까지 구경할 것들이 많아서 눈이 즐거웠다.
그리고 우리가 찾은 때가 11월 첫째주 주말이었는데, 온 산을 뒤덮듯이 아름답게 단풍이 물들어 있어서 좋았다. 걷는 내내 온통 가을, 가을이었다.
알록달록 갖가지 색깔로 물든 아름다운 단풍 나무 아래를 걷다 보면 금방 병풍폭포가 나왔다. 말 그대로 병풍처럼 생긴 높고 큰 암석이었다. 그 암석을 타고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폭포를 지나서 다시 걷다가 귀여운 다람쥐 조형물을 만나게 되었다. 아쉽게도 이번 트레킹에서 다람쥐 한 마리도 보지를 못했다. 계곡물이 있어서 유심히 쳐다보면 다람쥐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다.
조그만 도토리를 쥐고 있던 다람쥐 조형물 근처에는 발을 간단히 씻어내거나 족욕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강천산 단풍구경을 하며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참 많이도 보았다. 군립공원에서는 매표소, 병풍폭포에서부터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길을 '맨발 산책로'라고 이름 붙였더라. 실제로 사람들이 맨발로 무리 없이 걸을 수 있게 길을 잘 가꾸어 놓아서 우리도 잠시 맨발로 걸어볼까 싶었지만, 나중에 씻고 닦을 생각하니 머리가 띵해져서 말았다.
'순창'하면 보통 고추장이 떠오르는데, 그 이름처럼 순창은 고추로 유명해서 이렇게 깜찍한 고추 조형물로 만든 다리도 있었다. 고추 다리에서 보이는 풍경이 아주 기가 막혔다.
멀리 보이는 산은 알록달록하고 그 아래로 펼쳐진 계곡, 졸졸졸 흐르는 물줄기를 보니 가슴이 상쾌해졌다. 가을 산은 이래서 찾는 것 같다. 알록달록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가는 길이 어렵지 않고 아주 편안했는데, 그 와중에 단풍은 또 어찌나 아름다운지! 강천산은 단풍 산책하기 참으로 좋은 곳이었다.
흩어진 단풍잎들을 주워 모아 하늘에 비춰보기도 하고 계곡물에 물수제비를 던져보기도 했다. 흐르는 계곡물 위로는 낙엽들이 둥둥 가득 떠 있었고 걷는 길마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곱게 물든 단풍들이 가득했다.
아름다운 단풍과 멀리 기암괴석을 볼 때면 문득 작년에 찾았던 가을 설악산이 떠오르기도 했다. 색색깔 단풍들과 하늘 위로 뻗은 알록달록한 암산은 강청산의 절경이었다. 그리고 잔잔하게 흐르는 계곡물과 그 위로 비친 단풍과 메타쉐콰이어 나무의 반영.
걸음걸음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흘러 넘쳐서 걸음을 세우고 다시 걷고를 반복했다.
잔잔한 계곡물 사이로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다. 큼지막한 돌들이었는데 징검다리 건너편은 온통 붉은 세상이었다. 단풍잎들이 후두둑 떨어져 있어서 붉은 카펫이 깔린 것 같았다.
잠깐 벤치에 앉아서 아름다운 단풍들을 눈에 담기도 하고, 바스락거리는 단풍잎들을 밟아보기도 했다. 그리고 물가에 돌탑들이 많이 세워져 있어서 우리도 한켠에 돌탑을 쌓았다. 텀블러에 싸온 커피를 호로록 마시면서 단풍에 취해 보았다.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한 우리는 거대한 메타쉐콰이어 나무들을 만나게 되었다. 주홍빛으로 점점 물들어가는 아직은 노랑노랑한 메타쉐콰이어 이파리들이 장관이었다.
메타쉐콰이어 숲길을 지나고 이끼 가득 낀 계곡도 만나고 나서 단풍 조형물이 매달린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이 단풍 다리를 건널 때 보이던 풍경도 기가 막혔다. 한 폭의 수채화를 눈앞에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색깔들이 어찌나 이리도 휘황찬란한 것인지!
처음 강천산 군립공원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날씨가 흐렸는데, 단풍 다리를 지날 즈음에는 날이 좋아져서 따뜻한 햇살이 온세상을 비추었다. 햇살이 비추니 단풍 빛깔이 더 고와 보였다.
이윽고 강천사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강천사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름다운 단풍들을 보며 오니 금방이었다.
강천사 대웅전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소망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곧 수능이라 그런지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망이 이어졌다. 스님이 목탁을 두들기며 수능대박, 대학합격 이런 멘트를 쏟으시는데, 멘트와 목탁소리가 이질적이게 느껴졌다.
강천사에는 아주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대롱대롱 매달린 노란 이파리들도 아름다웠고, 바닥에 잔뜩 깔린 노란 이파리들도 아름다웠다. 하늘도 땅도 온통 노래서 사람들은 은행나무와 기념 사진을 남기느라 바빴다. 우리도 몇몇 사진들을 남기고서 잠깐 절을 둘러보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강천산의 트레이드 마크 같던 구름다리에 오르기 위해 철제 계단 위를 올라갔다. 여태까지는 무난한 평지길 뿐이어서 전혀 힘들이지 않고 걸었는데, 이 계단은 달랐다.
꽤나 가파른 철제 계단을 올라 갔다. 철제 계단 위로도 단풍들이 가득이었고 계단 위로는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쉼 없이 계단을 올라가니 숨이 차올랐다.
계단 끝에 올라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구름다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 위에서 아찔해보이는 구름다리를 바라 보았다. 알록달록한 단풍과 붉은 다리가 조화로웠다.
아찔한 구름다리에 올라 먼 산과 단풍을 바라보기도 했다. 폭이 좁고 괜히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서 반까지만 걷고 호다닥 되돌아왔다.
구름다리를 지나서 우리의 마지막 목표 장소였던 구장군 폭포를 향해 걸어갔다. 강천산 초입에서 멋진 병풍폭포를 보았었는데, 구장군폭포는 그보다 더 웅장했고 큰 폭포가 두 줄기였다.
이름이 왜 구장군인가 싶어 찾아보았는데 이곳에 얽힌 옛 이야기 때문이었다. 아주 오래 전 삼한시대에 혈맹으로 맺어진 아홉 장수가 전쟁에서 패한 뒤 자결을 결심하고 이 폭포 앞에 섰다.
자결하려는 순간, 죽을 바에는 그 마음으로 다시 전쟁에 임하자 하여 전장에 다가 대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오래도록 전해져 이곳의 이름이 구장군 폭포가 된 것이다.
선녀가 내려와서 노닐다 갈 것 같은 그런 아름다운 폭포와 웅덩이였다. 특히 가을을 맞아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바위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구장군 폭포를 돌아보고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다시 매표소 근처로 돌아오니 오후 1시 즈음이었는데, 아침보다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아침 일찍 와서 보다 여유롭게 즐거운 단풍 산행을 즐겼던 것 같다.
봄이든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언제 찾아도 좋을 것 같은 강천산, 다른 계절에 또 찾아와야겠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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