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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담양 가마골 펜션, 별 아래에서 보낸 밤 그리고 아름다운 가을 단풍 (강천산 근처 펜션)우리나라 방방곡곡/전라도 2023. 11. 14. 09:15728x90반응형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단풍을 보러 강천산을 찾아왔다.
단풍철에는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도로 위에서 시간을 다 허비해버릴 수도 있어서 우리는 전날 근처 펜션에 숙박을 하고 다음날 강천산에 아침 일찍 가기로 했다.
펜션 부지가 아주 넓었는데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밖에 없어서 사장님께서 더 좋은 방을 내어 주셨다. 온수 콸콸콸 잘 나오고 방도 넓고, 마치 대학교 때 MT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펜션이었다.
체크인하기 전에 사장님을 기다리다가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봤는데, 진짜 별들이 어찌나 많던지 별들이 우수수 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방에 들어오자마자 간단히 짐만 풀고 별 보러 바로 밖으로 나왔다.
나뭇가지들 사이사이로 무수히 많은 별들이 보였다. 약간은 축축하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 마시며 하늘 위 별들을 바라 보았다. 발 아래에는 낙엽들이 바스락거렸다. 황홀한 가을 밤이었다.
붉게 물든 단풍 나무 위를 한참동안 바라 보았다. 어두운 밤 단풍은 바람에 휘날리며 검붉은 치맛자락을 휘날렸다. 내일 비가 온다고 그래서 단풍 보러 온 우리 둘은 내심 실망하기도 했지만, 전날 밤은 하늘은 아주 맑디 맑았다.
사장님이 보일러를 아주 빵빵하게 틀어 주셔서 온돌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뭔가 엄청 개운했는데 공기가 갑갑해서 창을 활짝 열었다. 창을 여니 전날 밤에는 느끼지 못했던 화사하고 밝은 붉은 빛깔들이 우릴 반겨 주었다.
상쾌한 새벽 공기가 너무 좋았다. 전날 일찍 이곳에 왔더라면 가을 풍경 눈에 담으며 바베큐를 했어도 좋았겠다 생각했다. 기억해두었다가 내년 가을에 다시 찾아와야지 생각했다.
이른 새벽, 아니 아침이라고 해야하나? 상쾌한 공기가 너무 좋던 날, 어젯밤 우리가 사진을 찍었던 곳들이 궁금해서 잠깐 근처를 산책했다.
어젯밤 보았던 단풍 나무들을 보니 어찌나 아름답던지 모른다. 강천산에 가지 않아도 여기서 충분히 단풍을 즐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 위로는 단풍 이파리들이 잔뜩 떨어져 붉게 변해 있었다.
강천산에 가려고 별 생각 없이 근처 펜션을 예약하고 하룻밤 잠깐 묵었는데 너무 좋은 기억을 안고 간다. 언젠가 여름날이 온다면 이곳에 와서 물놀이를 해도 좋을 것 같고, 가을날에 다시 찾는다면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바베큐를 해보고 싶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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