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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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니스 샤갈 미술관(Marc Chagall National Museum )에서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9. 11:37
니스 샤갈 미술관은 내가 머무는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었다. 15분이면 산책삼아 부담없이 갈 수 있겠다 싶어 걸어서 미술관까지 가보기로 했다. 핸드폰 구글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데 어째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등골이 서늘했다.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으니 내가 가는 이 길이 정말 맞는지 의문스러울 지경이었다. 옆에 보이는 도로 위로 자동차들만 간간히 지나다니고 주변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난 구글 지도를 믿고 걸을 뿐이었다. 점차 내 걸음은 빨라졌다. 혼자라서 무서웠던 탓인지 주위 풍경을 즐기지 못하고 긴장하며 빠르게 앞만 보고 걸었다. 다행히 내가 걷던 길 끝에 샤갈 미술관이 있었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샤갈 국립 미술관에서 일부 지폐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20유로를 내미니 미술관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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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를 떠나 니스로 출발! (에어프랑스 타고 오를리 공항 파리에서 니스 가기, 처음 만난 지중해 바다)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6. 12:36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일어나서 부지런히 니스로 떠날 준비를 했다. 전날 미리 싸놓은 캐리어와 백팩을 다시 정리해보며 어떻게 그곳까지 가야할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준비를 마친 뒤 백팩을 둘러매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숙소를 나섰다. 민박 이모님이 쫓아나와 내 캐리어가 무겁다며 1층까지 들어다 주셨다. 고작 며칠 있었을 뿐인데 정이 들어버렸다. 익숙해져버린 골목, 머물던 방, 가파른 계단... 떠날 때 이리도 아쉬운 것은 기약 없는 이별이기 때문일까? 잘츠부르크 수도원 숙소에서 종소리 들리던 복도를 걷던 순간, 온통 하얀 페인트칠이 되어있던 빈의 게스트하우스, 스멀스멀 안개가 떠다니던 고자우제의 단 하나뿐인 숙소에서의 추억, 민들레 무침을 해주셨던 파리 민박 이모님... 하나하나씩 여행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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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에 가다, 모네의 집과 수련 연못 물의 정원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5. 11:00
파리에서의 셋째날 나는 지베르니에 가기로 했다. 지베르니에는 화가 모네의 집과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 있고, 아름다운 연못도 있다. 모네의 그림을 좋아해서 그가 여생을 보낸 지베르니에 기념삼아 가보고 싶었다. 특히나 궁금했던 것은 수련 연작의 배경이 된 연못이다. 지베르니로 떠나는 날 민박집 아침식사는 제육볶음이었다. 먼 타국에서 느끼는 익숙하고 정겨운 맛! 양껏 배부르게 먹고 지하철에 올라 30분 정도 이동했다. 생 라자르 역에 도착해 매표기계에서 베농행 기차표를 샀다. 오전 10시20분에 출발하는 기차였다. 시간이 남아서 크로아상과 따뜻한 커피를 하나씩 샀다. 고소한 버터향이 나는 크로아상을 베어물고 커피로 몸을 녹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지베르니는 생 라자르 역에서 베농(Vernon)행 기차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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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에펠탑 야경 그리고 바토무슈 타고 어둠이 내린 파리 돌아보기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4. 10:31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뒹굴거리다가 8시 20분 즈음 밖으로 나왔다. 바토무슈 선착장까지 설렁설렁 걸어가보기로 했다. 걸어가는 길 주위는 점점 어둑해졌고 도시의 불빛들은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냈다. 에펠탑 잔디밭을 넘어 센강 쪽으로 가야했다. 멀리 보이는 지평선에 붉그스름한 빛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 위로 에펠탑이 노랗게 반짝였다. 낮 보다 밤에 보는 에펠탑이 왠지 모르게 더 아름다웠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은 항상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아오르는 울렁거림은 모두가 느끼는 종류의 감정일까? 어둡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기분은 밝고 따뜻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에펠탑. 거대한 에펠탑의 불빛은 거리의 가로등 불빛들과 뒤섞여 더 아름답게 보였다. 낭만적인 풍경들에 자꾸만 눈길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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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잔디밭 위에서, 여행에 대한 단상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3. 10:03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0호선 라인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왔다. 우리가 향한 곳은 에펠탑 앞 잔디밭이다. 이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잔디밭 이곳 저곳에 사람들이 모여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닥에 털썩 앉았다가 깜짝 놀랬다. 잔디밭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모여 있었다. 흙 속에 담배꽁초, 코르크 마개, 맥주 뚜껑 등등이 박혀있었다. 잔디밭 위에 뭘 깔아둘 것이 없어서 그냥 앉아버렸다. 이곳에 오려면 바닥에 깔 뭐라도 들고 와야할 것 같다. 나중에는 철푸덕 누워버렸는데 쓰레기가 없는 곳 위주로 잘 피해서 누웠다. 몽마르뜨 근처 제과점에서 샀던 마카롱을 꺼내보았다. 이쁘장하던 마카롱은 흉하게 찌그러져버렸다. 몽마르뜨에서 퐁뇌프까지 걸어오며 나도 모르게 내 몸짓이 마카롱을 부서버린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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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트르탐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12. 09:27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약국이 보여 살며시 들어가보았다. 파리 약국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게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다. 구경하다가 립밤 하나와 바디로션 하나를 구매했다. 여행 중 입이 자꾸 마르고 몸이 건조해져서 불편했던 참이었다. 아마도 유럽의 석회질 물로 한동안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동행 오빠는 지인들 선물을 산다며 100유로를 넘게 썼다. 약국을 나와서 노트르담 대성당 쪽으로 다시 걸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센강 위에 떠있는 시테섬 위에 있다. 강을 끼고 걷는 와중 멀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위에 하얀 사각형 두 탑이 솟아있었다. 신나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성당 근처에서 어느 커플이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엄청난 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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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물랭루즈(Moulin Rouge), 루브르를 거쳐 퐁네프(Pont Nuef)까지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9. 14:45
몽마르뜨에서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우리는 구글 지도에 퐁네프를 찍어두고 무작정 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굳이 걸어갔는지 모르겠다. 거의 1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였는데 말이다. 골목골목 걸어가면 좋은 점은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어느 치즈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온갖 종류의 치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전통시장의 반찬가게 같은 느낌이었다. 평소에 치즈를 좋아라해서 자주 사먹었다. 유럽 여행와서 좋은 점 하나는 질 좋은 치즈를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종류도 훨씬 다양했고! 걷다 보니 멀리 빨간 풍차가 보였다. 저곳이 말로만 듣던 물랭 루즈(Moulin Rouge, 빨간 풍차)구나! 방금 전 갈레트 풍차를 보고 왔던지라 더 눈이 갔다.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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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르누아르를 만나다. 물랭 드 라 갈레트(Le Moulin de la Galette)나홀로 유럽 여행기/프랑스 2021. 10. 7. 10:05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그의 작품 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Le Bal du Moulin de la Galette)라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되었던 갈레트 풍차가 몽마르뜨 근처에 있다고 들어서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아마 테르트르 광장이었던 것 같다. 여러 화가들이 노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한참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고 살까 말까 고민에 빠졌다. 가격을 물어보니 내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구경으로 만족해야했다. 길을 걷다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어느 제과점을 발견했다. 진열장 너머로 색색의 마카롱들이 탐스럽게 보였다. 프랑스 파리에는 유명한 마카롱 가게들이 많다고 들었던터라 호기심이 생겼다. 동행 오빠와 함께 제과점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