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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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산타마을 하얀 숲 속에서 보낸 하루 & 로바니에미 시내 마트에서 장보기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6. 14. 09:41
아침이 찾아온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세상 속을 걸으니 몸은 추워도 마음 속은 포근했다. 핀란드에서의 마지막 날, 우리는 숙소 안에서 음식들을 해먹으려고 장을 보기 위해 로바니에미 시내로 향하는 길이었다. 산타마을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운좋게 막 도착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로바니에미 산타마을과 시내를 오가며 탔었던 버스는 항상 '산타 익스프레스'라고 적혀 있던 커다란 빨간 버스였다. 이번에는 산타 익스프레스가 아닌 일반 마을 버스를 타고 로마니에미 시내로 향했다. 하얀 눈이 쌓인 기다란 숲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길 위로는 온통 하얀 눈이었다. 차들은 엉금엉금 거북이처럼 도로 위를 달려갔다. 보통 한국에서 주로 보던 도로 위의 풍경은 빌딩이 가득했거나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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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의 황홀한 보랏빛 아침 풍경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5. 2. 21:42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눈을 뜨니 세상은 푸르스름한 장막이 한 꺼풀 씌워진 것 같았다. 북극권인 로바니에미의 겨울은 아침이 늦게 와서 보통의 아침처럼 밝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스름풋한 빛을 따라 눈을 사부작사부작 밟으며 노바 스카이랜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멀리 보이는 하늘의 빛깔이 신비로웠다. 아직 밤 기운이 남았는지 하늘은 짙고 푸르스름했다. 지평선 부근에서 해가 떠오르려는지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연한 핑크빛과 짙푸른 남색빛깔이 섞여서 하늘은 보랏빛을 띄고 있었다. 하얀 눈도 하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보랏빛을 잔뜩 머금었는지 푸르렀다. 우리는 한참동안 몽환적인 하늘을 바라 보았다. 차가운 눈밭 위를 걷다가 도착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소소한 아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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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로바니에미 모닥불과 사우나, 노바 스카이랜드 레스토랑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4. 24. 00:21
산타마을에서 배부르게 장작불에 구운 연어를 먹고 낚시 체험도 예약을 한 뒤에 노바 스카이랜드 숙소로 돌아왔다. 머무른지 얼마나 되었다고 짐을 풀어 놓은 이 숙소가 우리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어둠이 내렸으니 벽난로를 써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준 나무들을 벽난로 안에 잔뜩 집어 넣고서 불을 붙였다. 트득트득거리는 나무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숙소의 불을 다 끄고 타오르는 붉은 불빛을 보았다. 밖으로는 높이 솟은 나무들이 빽빽히 자리 잡은 숲이 보였고 나무 타는 소리만 들려오는 고요한 밤. 핀란드에 와서 느끼고 싶던 겨울의 낭만을 제대로 느꼈다. 벽난로를 피웠으니 이제 몸을 따끈하게 데울 사우나를 하러 가볼까나? 숙소 안에는 사우나가 있어서 머무르는 동안 원없이 사우나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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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산타마을 연어장작구이와 글로기, 북극한계선 걷기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4. 21. 20:18
우리는 산타마을에 있는 투어 오피스에 들러서 얼음 낚시 체험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숙소를 뒤로하고 산타마을로 산책하듯이 걸어갔다. 우리가 묵고 있는 노바 스카이랜드가 산타마을에 있었기 때문에 투어 오피스까지는 금방이었다. 투어 오피스로 가는 길에 어떤 통나무 움막집을 하나 발견했는데, 그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체 무언가 싶어서 나는 줄을 서고 남편은 투어 오피스에 가서 낚시 체험을 예약하기로 했다. 얼떨결에 줄을 서게 된 나는 잠깐 이곳이 중국인 줄 알았다. 주위에서 온통 중국어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움막은 정체가 뭘까, 맛집일까? 줄을 선 이에게 이곳이 유명하냐고 물어보니 중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연어 맛집이라고 하더라. 왜 중국에서 유명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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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로바니에미 설경 속에서, 노바 스카이랜드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4. 16. 23:37
허스키 썰매 투어를 마치고 아푸카 리조트로 돌아온 우리는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여유낭낭한 시간을 좀 보내다가 픽업 버스를 타고 남은 이틀동안 머물 숙소로 향했다. 산타마을 부근에 있는 노바 스카이랜드가 우리가 머물 호텔이었다. 아직 체크인 시간 전이었지만 마침 숙소가 정비가 다 되었는지 곧장 들어갈 수 있었다. 깊은 숲 속 시골 별장에 온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설경이 근사했다. 커다랗고 길쭉한 창 너머로 쭉쭉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보였다.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눈꽃이 피어 있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트윈 침대 2개가 붙어 있었다. 침대 커버가 초록빛 오로라였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밖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하얀 숲을 바라 보았다. 온통 눈으로 가득한 새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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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로바니에미 눈밭위를 가르는 허스키 썰매 투어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4. 7. 22:18
로바니에미에서 맞이하는 둘쨋날, 이날은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예약해 둔 날이었다. 이른 아침에 눈을 뜬 우리는 일어나 조식을 챙겨 먹으려고 호텔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왔다. 어젯밤에도 이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침도 이곳에서 먹게 되었다. 우리는 어제 저녁을 먹었던 바로 똑같은 자리에서 아침을 먹었다. 조식은 뷔페식이었는데 유럽을 다니며 항상 먹던 그런 메뉴의 아침이었다. 햄과 치즈, 토마토, 오이, 커피 그리고 빵. 특별할 것도 없지만 보장된 맛의 음식들이었다. 난 아침에 밥이 아닌 이렇게 빵과 야채들로 간단하게 먹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이곳 로바니에미에서의 식사는 헬싱키에서 머물렀던 라플란드 호텔에서 먹었던 아침이랑 비교가 되긴 했다. 라플란드 호텔 조식은 먹거리들이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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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로바니에미 야간 스노모빌 체험과 오로라 투어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3. 19. 23:11
산타마을을 다녀와서 잠깐 호텔에서 잠이 든 우리, 알람 소리를 듣고서 일어나려는데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겨우 일어나서 오로라 투어 픽업 장소로 향했다. 픽업 장소에 도착했더니 검은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차는 알 수 없는 어떤 건물 앞에서 멈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어떤 뚱뚱한 할아버지 한 분이 서 있었다. 알고보니 우리는 이 할아버지의 별장 코티지로 가는 것이었다. 이 할아버지는 투어 내내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계속 흥얼거렸다. 뭔가 동물들을 부르는 소리 같기도 했던 소리, 낯선 언어여서 신비롭게 들렸다. 우리는 건물 안에서 두꺼운 방한복으로 갈아 입었다. 점프수트 방식의 두터운 옷과 부츠와 장갑, 잔뜩 방한복들을 껴입고 다시 차에 올라 한참을 어디론가 달려갔다. 정말 온통 시커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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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몬테로사 레스토랑에서 행복한 저녁식사와 눈 내리는 밤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2. 26. 10:52
산타 익스프레스 버스를 타고 산타마을에서 로바니에미 시내로 왔다. 겨울 로바니에미에는 밤이 일찍 찾아왔다. 오후 5시 경 호텔에 도착했는데 세상은 이미 한밤중처럼 컴컴했다. 체감 시간은 오후 10시 정도, 그런 탓인지 온몸이 축 늘어졌다. 얼른 침대 위에 누워 잠들어야만 할 것 같았다. 우리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맡겨두었던 캐리어들을 찾았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검은 이불보 위에 하얀 순록 인형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벽에 은빛의 순록 장식이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넓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방이 보기 좋았다. 하얀 순록은 우리에게 주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인형을 데려가려면 체크아웃할 때 별도로 계산을 해야했다. 우리는 이런 상술에 속지 않아하고 순록 인형을 치워두었는데 지금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