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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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털복숭이 산타 할아버지 만나기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2. 1. 19. 22:09
우리는 로바니에미까지 왔지만 산타 할아버지는 보지 않기로 서로 이야기 했었다. 자본주의 산타에 굴할 수 없다 외치면서, 우리가 꼬맹이도 아니고 뻔히 가짜 산타(?)인 것을 알고 있으니 굳이 볼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산타 할아버지와 기념 사진을 찍고 파일들을 받으려면 거의 60유로를 넘게 써야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뜨끈한 음료를 마시고 몸을 데우고 밖으로 나왔다. 로바니에미는 어둑어둑해졌다. 그래도 하늘이 아직 옅게나마 푸르스름했다. 이제 버스를 타고 로바니에미 시내에 있는 우리 호텔로 돌아갈 작정이었다. 그런데 카페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바로 앞 건물이 바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만남의 장이 열리는 곳이었다. 갑자기 산타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다. 분명 산타를 보지 않고 돌아가기로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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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엽서 보내기 & 산타마을에서 쇼핑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28. 00:06
붉은 지붕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산타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커다란 눈사람이 입구에 서있었다. 눈사람 앞에 서서 기념 사진을 찍고 산타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가는 해가 보였다. 하얀 눈이 저무는 햇살에 물들어 노랗게 보였다. 산타마을에는 우체국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서 원하는 곳으로 엽서를 부칠 수 있다고 들었다. 산타가 사는 산타마을에서 엽서를 보낸다니, 상상만으로도 너무 낭만적이었다. 잠깐 우체국에 들러 서로를 위한 편지를 쓰고 한국에 부치기로 했다.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니 한쪽 벽에 엽서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엽서 안에는 오로라, 산타, 로바니에미 풍경 등 다양한 사진과 일러스트가 담겨 있었다. 엽서들이 너무 예뻐서 고르느라 한참 시간을 쏟았다. 우리는 각자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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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으로 뒤덮힌 로바니에미 산타마을, 산타클로스 빌리지에서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21. 00:28
로바니에미 시내에서 차를 얻어타고 산타클로스 빌리지에 무사 도착했다. 우리는 새하얀 눈밭 위에 내렸다. 푸르른 하늘 아래 펼쳐진 세상은 온통 하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쭉쭉 뻗은 나무 기둥에 하얀 눈이 잔뜩 붙어 있었다. 마치 하얀 껍질을 가진 자작나무처럼 보였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뽀드득거리는 눈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둘 다 눈만 밟았을 뿐인데 어린아이처럼 신이났다. 하얗게 눈이 쌓인 길을 따라서 걸었다. 하얀 길 양쪽으로 하늘 높이 솟아 오른 침엽수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북유럽의 숲을 상상할때면 언제나 떠오르던 그런 전형적인 설경이 펼쳐졌다. 순백색의 세상이었다. 만화 영화에서나 보던 눈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저벅저벅 눈길을 걷다가 산타클로스 빌리지 안으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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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맥도날드와 쇼핑 그리고 오로라&허스키 썰매 투어예약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14. 15:23
로바니에미에는 하얀 이불을 덮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딜가나 하얀 눈이 우릴 반겨 주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에는 눈이 잘 오지 않을 뿐더러, 눈이 내리더라도 금방 녹아 내려서 쌓인 눈 보기를 가뭄에 콩나듯 했다. 원없이 눈을 실컷 볼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우리의 점심은 로바니에미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머나먼 핀란드까지 와서 왠 맥도날드냐고 하겠지만, 이곳 맥도날드는 특별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일부러 찾은 것이었다. 빠라빠빠빰, 맥도날드에 도착했다. 구글지도는 참 대단했다. 어디에 있던지 가고 싶은 곳을 잘도 찾아준다. 갑자기 내가 지구 반대편에 떨어진다 해도 이 조그만 핸드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니 새삼 놀라웠다. 옛날처럼 지도를 들고 돌아다녔다면 길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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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로 떠나다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6. 23:03
고대하던 로바니에미로 떠나는 날이 드디어 왔다. 헬싱키에서 오전 7시 2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전날 미리 호텔에 새벽 5시 즈음 공항가는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른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나 마지막 사우나도 하고 주섬주섬 준비를 마친 후 로비로 나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에서 새벽에 떠나는 우릴 위해 간단한 아침식사를 챙겨 준 것이다. 전날 아침에 조식으로 맛나게 먹었던 스무디 그리고 랩으로 싸인 샌드위치를 받았다. 아침부터 누군가가 우릴 위해 이렇게 아침식사를 준비했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고마웠다. 테라스의 멋진 헬싱키의 풍경과 핀란드식 사우나, 방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와 여행 내내 흥얼거렸던 핀란드 가수 'SOLJU'의 음악들, 호텔에서 나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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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라플란드 호텔에서 즐기는 사우나 그리고 캄피 예배당(kampin kappeli) 과 아모스 렉스 뮤지엄(Amos Rex)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2. 23:06
해가 질 무렵 호텔에 도착한 우리는 서둘러 방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머무는 방은 외부 테라스와 사우나가 딸려 있는 곳이었다. 돌아와 무거운 패딩과 모자, 목도리를 벗어 던지고 테라스로 나왔다. 촉촉히 물에 젖은 듯한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 보였다. 짙게 깔린 구름 위로 잔잔하게 붉은 노을빛이 깔려 있었다. 뾰족한 첨탑 옆으로 붉고 검은 빛깔의 지붕들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내가 늘상 보던 잿빛 아파트나 높은 빌딩이 보이지 않았다. 색색의 지붕들이 덮힌 아리보리빛깔 벽체의 낮은 집들이 다였다. 물은 머금은 지붕들이 반질반질했다. 테라스에서 흠뻑 젖은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번 찍다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고대하던 사우나를 할 시간이다. 켜켜히 쌓인 돌들을 데우고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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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 걷기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2. 2. 10:09
디자인 소품에 관심이 많은 우리 부부는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기대가 많았다.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구경거리들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상하기에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어떠한 구역 안에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고 가게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몇몇 가게들을 찍어놓고 다니려면 엄청 걸어야 했다. 호텔에 잠시 들렀다가 쇼핑한 것들을 두고서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서 비가 조금씩 뚝뚝 내리기 시작했다. 마침 호텔에 들리길 참 잘했다. 덕분에 우산을 챙겨 나와 비를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도시를 거닐었다. 비가 내리니 들이 마시는 헬싱키의 공기가 더 차가워진 듯 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궁금하다며 들어간 어느 비디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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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헬싱키에서 재미난 쇼핑하기 (아카데믹 서점 Academic Bookstore, 무민샵, 이딸라 아라비아 핀란드 파라티시,마리메꼬)지구별 여행자/핀란드 2021. 11. 26. 10:36
여행을 떠나면 항상 기념품 샵에 들러 나중에 여행을 추억할만한 물건들을 구입하는 편이다. 주로 그릇, 컵, 마그넷, 엽서, 인형 같은 소소한 물건들을 구입한다. 이런 물건들은 일상 생활에서 자주 마주쳐서 여행지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해준다. 우리는 헬싱키 시내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쇼핑을 했다. 기념품 샵에 들어가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했다. 양털로 만든 스웨터와 모자같은 의류부터 시작해서 컵, 그릇, 작은 인테리어 소품들까지 핀란드의 특색이 담긴 여러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고 싶은 것들 투성이었지만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며 꾹 참았다. 여러 상점들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크리스마스 용품점에 들어서게 되었다. 작고 귀여운 인형들과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들이 널려 있었다.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