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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코쿠 고치 여행, 히로메 시장에서 맛본 가츠오 타다키(가다랑어 짚불구이)와 고래고기
    일본 방방곡곡/시코쿠 2025. 5.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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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고치 히로메 시장에 도착했다. 짚불에 구운 가다랑어를 맛보는 것이 우리의 첫번째 목표였다. 히로메 시장 입구 앞에는 하얀 고양이 동상이 하나 서 있었다. 노란 방울을 매달고 있는 고양이 녀석이 이 시장의 마스코트 같아 보였다.


    시장 안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 마치 온동네 사람들이 시장 안 먹거리 코너에 다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자리마다 사람들이 꽉 들어서 있었고 다들 얼큰하게 취한 것 같아서 흥겹고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자리가 거의 없어서, 우선 자리부터 잡고 무언갈 사러 가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급한대로 들고 있던 우산과 일기장을 빈 자리 위에 두었다. 한국에서처럼 이렇게 짐을 두고 가도 왠지 일본은  안전할꺼라는 믿음(?)이 있었다. 허허, 당당하게 일단 물건을 두고 먹을 것들을 사러 돌아다녔다.

    (물론 돌아왔을 때 우리의 짐들은 멀쩡했다!)


    짚불로 구운 가다랑어 구이(가츠오 타다키)는 당연히 사먹으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밖에도 수많은 음식들과 술들이 시장에 널려 있었다. 과연 무엇을 사먹어야할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저 눈으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재미나던지!


    단연코 제일 재미났던 장면은 짚불로 가다랑어를 굽는 장면이었다. 화르륵, 불이 높이 솟아 올랐는데 검은 두건을 쓴 아저씨가 뜨거운 열기에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가다랑어를 구우셨다. 와, 맛 없을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홀린듯이 가게 앞에 줄을 선 우리 둘. (묘진마루라는 식당이었다)


    줄을 서니 더 가까이서 가다랑어 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짚불에 구운 것이라면 뭐든지 맛있을 것 같은데, 그냥 먹어도 맛난 참치회를 살짝 구워 먹는다니! 상상만해도 군침이 절로 흘러 나왔다. 구운 가다랑어도 맛나 보이는데 그 앞에 놓여져 있던 각종 튀김들도 맛나 보여서 몇 개 주워 담았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시원한 생맥주도 주문완료! 가다랑어 말고 시장 먹거리 골목 초입에 들어서며 보았던 삶은 완두콩과 오이를 품고 있는 어묵도 하나 사왔다.


    오이와 어묵이라니. 완전 안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매우 궁금해지는 요상한 조합. 오이는 아삭아삭한데 어묵은 부드럽고 고소해서 둘이 은근히 잘 어울렸다. 특히 사각거리는 상큼한 오이는 입가심으로 맛나게 잘 먹었다.


    고대하던 가츠오 타다키! 소금맛과 간장맛 반반씩 주문했다. 소금맛은 타다키 위에 하얀 소금이 뿌려져 있었고, 간장맛은 따로 간장소스가 나왔다.

    불맛이 화악 나면서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면서도 촉촉한, 정말 맛난 음식이었다. 시원한 맥주랑 함께하니 어찌나 맛있던지 모른다. 흥겨운 분위기와 시원한 맥주, 그리고 이색적인 음식, 기가 막히는구나!


    타다키 사며 같이 산 튀김들도 너무 맛있었다. 배가 부르지 않는 약이 있다면 이것도 먹어보고 저것도 먹어보고 정신없을텐데 우리 둘은 양이 많지 않아서 자중해야했다. 다른 음식들도 먹어보기 위해 타다키는 더 사먹지 않고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자리가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다른 이들과 합석하게도 되는데, 우리 옆자리에도 일본인 가족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 또래의 딸과 엄마, 아빠 이렇게 세명의 가족이었는데 먹고 마시다 보니 흥에 겨워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히로메 시장은 다른 나라에서 온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흥에 겨워 이야기 나누게 되는 재미나고 신기한 곳이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일 다른 안주거리를 찾아서 다시 길을 떠난 우리. 이제는 우리 둘 다 완전 안심해서 짐들을 그대로 자리에 두고 둘이 같이 돌아다녔다. 혹시 몰라 돈과 카드가 든 지갑만 따로 들고 다녔다.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귀여운 가다랑어 인형을 파는 가게도 만났다. 가다랑어를 먹었으니 기념으로 인형 하나 사야하나 싶었는데, 맛나게 먹어놓고 이 귀여운 인형을 사는 것이 뭔가 이상하여 사지는 않았다. 그냥 기념으로 촬영만 하고 내려 놓았던 인형.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사온 두 가지의 새로운 안주와 생맥주. 하나는 노오란 계란 노른자를 올린 고래고기였고 다른 하나는 토치로 위를 살짝 구운 고등어 봉초밥이었다.


    고등어 초밥이야 한국에서도 그렇고 일본 여행다니며 꽤 먹어본터라 아는 맛이었다. 단지 토치로 위를 좀 그을렸다는 것이 특이했다. 신기했던건 고래고기였다. 고치현이 고래잡이로 유명하다고, 그래서 그런지 신선한 고래고기를 접할 수 있었다. 뭐든 잘 먹는 우는 이 고래고기를 맛나게 먹었지만, 나는 기분 탓인지 진짜 그런건지 뭔가 묘하게 비릿해서 먹다가 말았다.


    두번째 안주를 깨부수고 나니 우리 둘 다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우리 옆자리에 있던 일본인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고 히로메 시장을 나왔다. 복작거리던 시장 안을 나오니 바깥 세상이 아주 고요하게 느껴졌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서 푹 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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