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지리산을 품에 안고 보낸 하루, 산청 노이슈반 펜션에서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9. 28. 10:07
    728x90
    반응형

    생초 조각공원을 둘러 보고 산청에 펜션을 잡아둔 우리는 숙소를 향해 달려갔다. 우리가 예약해둔 곳은 산청 '노이슈반 펜션'. 당일에 급하게 잡은 펜션이라서 별 기대 없이 들렀는데 맛있던 조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좋았던 기억으로 남은 곳이다.


    예약하고 나서 몇시간 뒤에 찾아갔던터라 사장님께서 방이 준비될 동안 잠깐만 기다리라며 관리동을 열어 주셨다. 관리동에 앉아서 사장님이 주신 오렌지 쥬스로 목을 축이며 기다렸다. 곧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나무 테라스가 딸려 있는 원룸이었다. 짐을 풀고 곧장 바베큐를 하러 나왔다.


    사장님께서 상추도 가득 주시고 기름장, 소금, 고구마를 챙겨 주셨다. 덕분에 고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마트에서 지리산 흑돼지 오겹살을 사왔다. 껍질이 쫀득하니 정말 맛있더군. 밖에 나와 구워 먹는 고기는 왜 이리도 맛날까?


    마지막에는 햇반과 고기, 김치를 섞어 은박지로 작은 접시를 만들어 위에 두고 볶아 먹었다. 크, 볶음밥은 언제나 옳다.


    마트에서 기념으로 산 산청 맥주를 마시고 잠깐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펜션, 날이 맑아서 하늘에 별이 쏟아졌다. 조명에 보이는 꽃과 나무들 그리고 어렴풋이 보이는 먼 산, 낭만적이었다. 방으로 돌아와 방충망 있는 창을 열어두고 잤는데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들어와 상쾌하게 잠들었다. 산 속 펜션은 공기가 맑아서 좋다.


    짹짹짹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푸른 산. 밤에는 몰랐는데 아침이 되니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크게 숨을 들이 마시며 경쾌한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에 조식을 챙겨 준다고 하셔서 관리동쪽으로 왔다. 관리동 안에는 갓 내린 커피와 사과, 오렌지, 딸기 그리고 야채들과 빵, 베이글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따끈따끈 갓 만들어 주신 에그 스크렘블까지. 직접 만드신 수제쨈들과 땅콩쨈 그리고 버터까지 빵과 곁들이기에 좋은 진수성찬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도 좋고 날이 참 좋았던지라 밖에 나가서 아침을 먹고 싶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셔서 접시랑 찻잔이랑 바리바리 싸들고 관리동 밖 테라스로 나갔다. 따스한 햇살을 쬐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으니 참 행복했다.


    사장님께서 주신 조식을 맛있게 먹었는데 갑자기 컵라면이 땡겼다. 관리동에 컵라면이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숙박객들에게 무료로 컵라면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이야기가 떠오르며 컵라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밖에 나와서 먹는 라면은 왜 이리 맛있는지 모르겠다. 산을 바라보며 호로록 라면을 먹었다. 남편과 사이 좋게 나눠 먹었는데 국물 한 방울도 남김 없이 싹 먹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펜션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관리동 옆에는 깊은 골짜기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여름이 되면 멀리 보이는 수문을 닫고 이곳에 계곡물을 모아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고 했다. 그래서 여름철마다 이곳을 찾는 단골 손님들이 많다고 하셨다. 먼 산을 바라보며 수영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여름날에 이곳을 다시 찾아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여행을 떠났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