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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에 가을 조각 담으러 가다, 카페 리베볼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9. 20. 18:50728x90반응형
펜션으로 돌아와서 바리바리 짐을 싸고 체크아웃하고 나왔다. 아직 배는 고프지 않으니 어디를 갈까 하다가 아침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카페 리베볼이라는 곳에 찾아갔다. 때마침 오픈 시간에 도착한지라 사람들이 없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안으로 들어와보니 무지하게 큰 카페임을 알 수 있었다. 공간마다 컨셉이 달라 느껴지는 분위기가 제각각이었다.
커피와 케익을 시켜놓고 담쟁이 덩쿨로 뒤덮힌 자리 앞에 앉았다. 나보다 더 키가 큰 선인장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었다. 앞에 나있는 창과 천장이 모두 유리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날이 좋았다면 해가 쨍하게 들이쳤을 것 같다. 에어컨으로 실내 온도도 조절되고 있었는데 한겨울에도 식물들이 끄떡없이 자라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료와 케익을 먹고 나서 찬찬히 카페를 둘러보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바깥에는 테라스도 있는데 근처 나무들과 계곡이 내려다보여 전망이 아주 좋았다. 아래층 온실 정원에는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이 하나 있었다. 문을 열고 나서면 계곡과 산이 눈앞으로 보인다. 옆으로 주홍빛 이파리들이 이쁜 단풍 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울타리문을 열고 가면 또 다른 정원이 나온다. 체리블라썸 가든이였는데 벚꽃 휘날리는 봄 풍경이 기대되는 곳이다.
카페에서 받은 엽서에는 계곡을 끼고 걷는 산책 코스가 그려져 있었다. 우리는 지도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나무 데크를 따라서 걷다가 나중에는 흙길이 나왔다. 흙길을 조금 걷다가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너 카페 맞은편 산으로 향했다.
파스락 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도시의 거리 위로는 자동차가 지나다녀야하고 사람도 지나다녀야 하니 낙엽은 잠깐 땅 위에 머물다가 커다란 마대 자루에 담겨 사라져 버린다. 산 속 길 위로는 낙엽이 켜켜히 쌓여 있어서 밟으면 수욱 하고 발이 낙엽 뭉치 속으로 들어갔다. 낙엽 쌓인 나무 계단을 따라 걷다가 계곡 끝 즈음에서 멈춰 서서 돌아 내려왔다.
출출해진 배를 부여잡고 점심을 먹기 위해 카페를 나섰다. 예전에 가야산을 찾았을 때 들렀던 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비가 내렸다는 핑계로 등산은 못했지만 가을 정취는 흠뻑 만끽한 성주 나들이.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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