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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동 월류봉 둘레길 여울소리길 걷기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1. 9. 30. 08:44728x90반응형
날씨가 꾸리꾸리했던 가을날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아도 밖으로 나가 걷고 싶었던 날이다. 어디 가볍게 걸을만한 곳이 없을까 하다가 찾게된 월류봉 둘레길. 충북 영동에 있는 꽤나 긴 둘레길이었다.
월류봉 주차장을 찍고 주차를 하고 나서 나무 데크 위에 올라서니 곧장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높다란 봉우리들 아래로 초록빛깔 초강천이 흐르고 있었다. 이 물줄기는 멀리 뻗어나가 금강에 합류한다고 한다.
작은 기암괴석 위로는 정자가 하나 있다. 월류정이라 부르는 저 정자 덕택에 풍경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는 의미를 가진 월류봉. 달이 뜬 밤 풍경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았다. 오늘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월류봉을 감싸고 있는 형상의 나무 데크 길을 걸었다. 멀리 정자와 아름다운 암석 봉우리들을 보며 걸을 수 있어 좋았다.
길이 잘 닦여 있어서 우리는 힘들이지 않고 소풍 가듯이 걸어갔다. 나무들은 아직 푸릇푸릇 했다. 곧 있으면 붉고 노란 단풍이 들 것 같았다.
월류봉 둘레길과 월류봉 등산로를 가르는 길이 나왔다. 월류봉을 오를 생각은 없었지만 월류봉 등산로 쪽으로 세찬 물줄기와 돌다리가 보였다. 호기심이 생겨 등산로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흐르는 물길 앞에는 각양각색 돌탑들이 많이 있었다. 아마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돌탑인 것 같았다.
우리도 적당한 자리에 커다란 돌을 하나 얹고 켜켜히 돌을 쌓아 나갔다. 그리고 둘의 작은 소망을 돌탑에 담았다.
돌탑을 쌓고 나서는 긴 돌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너 보았다. 세찬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돌다리 군데군데가 부서져 있어서 건너가기 좀 무서웠다. 남편은 아주 잘 건너갔지만 난 무서워서 중간 즈음 가다가 되돌아 왔다.
둘레길을 지나가다가 노랗게 물든 논을 마주치게 되었다. 벼 줄기는 새파랬는데 벼 이삭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멀리서 보면 노란 유채꽃밭 같기도 했다. 뾰족한 봉우리 아래 노랗게 물든 논밭을 보니 아름다웠다.
가을이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원촌교라는 다리를 가로 질러서 찻길을 건너갔다. 그러면 멀리 하천 위로 놓인 데크길이 보인다. 높다랗게 서있는 데크길이 커다란 봉우리를 두르며 이어져 있었다.
월류봉 둘레길은 월류봉 주차장에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여울소리길(2.7km), 산새소리길(3.2km), 풍경소리길(2.5km)을 지나가게 된다. 우리는 오후 늦게 출발한터라 여울소리길만 조금 걷다가 되돌아가기로 했다.
나무 데크길의 끝에 다다르니 산길이 나타났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었다. 파스락 거리는 이파리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포근한 흙길을 걷다가 또 다시 돌탑을 발견했다.
홀린듯이 우리는 돌탑을 쌓았다. 근처의 돌들을 줍고 쌓아 올리고 길을 거닐다 주운 도토리 열매를 얹어 주었다. 그리고 작은 돌탑에 각자 소망을 빌었다.
돌아가는 길 날이 좀 갠 것 같았다. 구름 모양이 물결치는 것처럼 보여서 예뻤다. 맑아져가는 하늘을 보니 오늘 밤 달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뻐졌다.
길가에 핀 보랏빛 들꽃이 아름다웠다. 쑥부쟁이인가? 꽃을 손가락 사이에 걸어 보니 어여쁜 꽃 반지가 되었다.
둘레길 초입구에는 커다란 나무가 하나 있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웅장한 나무였다. 이 옆에 작은 매점이 하나 있었는데 간단한 음료들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잠깐 나무 아래에 앉아 이리저리 사진도 찍고 쉬어갔다.
월류봉과 월류정이 한눈에 담겨 보이던 나무 데크 위에는 하얀 달 조형물이 있었다. 그 위로 충북 영동이라는 이쁘장한 글씨가 보였다.
옛날부터 영동 포도라는 말은 많이 들었어서 지역명이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찾아온 적은 처음이어서 나에게는 특별했던 영동. 나의 첫 기억을 월류봉으로 채웠으니 이제 영동하면 포도가 아니라 이 장면이 떠오를 것 같다.
크, 다시 보아도 아름답던 월류봉 그리고 작은 정자 월류정. 멋드러진 그림으로 담고 싶은 풍경이었다. 둘레길을 살짝 맛보기한 우리는 오늘 하루 이곳에서 묵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조용히 차박하기로 했기에 근처 주차장으로 향했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충청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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