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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푸르른 남쪽바다를 따라 이순신 공원 걷기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1. 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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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콘도에 통영의 마리나 리조트 자리가 하나 남아서 미리 신청해 두었었다.

    통영을 자주 찾았던 것 같은데 리조트에서 숙박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날씨가 아주 화창한 토요일 우리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이순신 공원이었다.


    난 한동안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심취해 있었다.

    고등학교 때였나 대학교 때였나 정확한 시기는 가물가물한데,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에 빠져서 난중일기나 소설,

    이순신 관련 서적이라면 다 사서 읽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열정은 사그라 들었는데

    얼마전 남편과 같이 재미로 이순신 관련 유투브를 보았던터라 다시 흥미가 생긴터였다.

    그래서 이순신 공원에 더 와보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순신 공원에 도착해 바닷길 근처로 난 길을 따라서 걸었다.

    커다란 이순신 동상이 산책로 입구에 서 있었다.

    그 앞의 푸르른 바다를 보니 속이 시원했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참 좋다.

    나무 난간에 기대어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다를 바라 보았다.

    아주 먼 옛날에 이순신 장군도 이 바다를 바라 보았으려나?


    천자총통.

    어떤 강의에서 사정거리가 긴 이 천자총통을 이용해 왜군들을 많이 무찔렀다고 들었다.

    멀리 바다에서 왜군의 선박이나 집결지를 향해 대포를 쏘아대면,

    왜군이 조총을 휘갈겼지만 사정거리가 대포보다 짧아 우리 선박은 무사했다고 한다.


    해안가 산책로를 따라 나있던 하얀 기둥의 먼나무들을 많이도 보았다.

    가지마다 빨간 열매가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이파리로 수북한 나무 아래를 지나갔다.

    터널을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땅 위로 붉은 열매들이 좀 떨어져 있어서 하나를 주워 들어 손에 쥐고 걸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해변 아래로 내려갔다.

    잔잔한 파도가 치는 맑고 투명한 바다였다.

    아주 맑아서 뛰어들고 싶을 정도였다.

    날이 춥지만 않았다면 발이라도 담궜을 것 같다.

    이곳은 모래사장이 아니었고 잔잔한 돌들이 깔려있는 해변이었다.

    작고 귀여운 동글한 돌들이 많았다.


    남편은 돌들을 주워 들고 신나게 물수제비를 던졌다.

    잔잔한 바다나 호수만 보면 남편은 언제나 기다렸다는 듯이 물수제비를 던진다.

    나는 그럼 한참동안 뒤에 서서 남편을 기다린다.

    왜냐면 난 아무리 던져도 물수제비를 잘 못뜨기 때문이다.

    언제쯤 남편처럼 물수제비를 잘 던질 수 있을런지!  


    해변을 지나와서 다시 걷기 시작한 우리,

    방금전에 우리가 물수제비를 던지며 놀았던 해변이 보였다.

    반짝반짝거리는 햇살이 아주 어여뻤다.

    우리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바다 쪽으로 길이 나있길래 파도가 쳐대는 바위 위에 올라섰다.


    금가루가 떨어진 것처럼 반짝거리던 아름답던 바다,

    우리 둘은 바위 위에 서서 반짝거리는 바다를 바라 보았다.

    서로 사진도 찍어 주고 요리조리 돌 위를 돌아 다니기도 했다.

    파도가 쉴틈없이 쳐대서 돌들이 축축했다.

    그래서 그런지 돌이 미끌거려서 걷다가 넘어질 뻔 했지만 하하호호 웃으며 넘어갔다.


    여기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빛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찍어도 풍경들이 아름답게 담겨서 좋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반짝거리는 바다를 뒤로하고 다시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순신 공원에는 고양이들이 꽤 많았다.

    중간중간에 고양이들 밥그릇이 놓여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고양이를 돌봐주는 것 같았다.

    그 중에 몇몇 고양이는 사람과 아주 친근해 보였다.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귀여운 고양이를 카메라 속에 담아 보았다.


    우리는 좁은 흙길을 따라서 걸었다.

    좌우로 작은 관목들과 부채를 펼친 것 같은 소철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우리가 걷는 흙길 위에는 나무 그림자들이 잔잔하게 일렁였다.

    남천 나무에 매달린 붉은 열매들이 햇살을 머금어 반짝였다.

    요새 길가다 보이는 남천 나무 열매가 얼마나 이쁘던지.


    이순신 공원에는 동백나무들이 많았다.

    아직 피지 않은 작은 봉오리들이 대부분이었다.

    동백꽃을 보려면 좀 시간이 흘러야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길을 거닐다

    산책로 마지막 즈음에 스쳐 지나간 나무에는

    붉은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어여쁜 동백꽃.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아름다운 동백꽃.

    나무 아래 톡 떨어져 있는 동백꽃을 하나 주워 들었다.

    나무에서도 피고 땅에서도 피는 아름다운 동백꽃,

    나중에 시골 집을 얻게 되면 꼭 동백나무를 심어야겠다 또 생각했다.

    산책로를 다 걷고 이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리조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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