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해장국을 처음 알게된 것은 오래전 친구와 함께 떠났던 제주도 여행에서였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식당을 찾다가 6시에 오픈하는 우진해장국을 찾아갔었다. 사람도 별로 없었고 추운 겨울날 뜨끈하게 고사리 육개장을 잘 먹고 갔었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는 남편에게 이 고사리 육개장을 맛보여 주려고 아침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트카를 찾고 곧장 간 것이었는데, 대기표를 끊어야했고 기다리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냥 돌아갈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여태 기다린게 아까워서 기다렸는데 거진 4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우리 둘은 절대 맛집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타입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기다리게 되었다. 기다리는 동안 근처 소품샵도 구경하고 커피도 한 잔하며 나름 잘 기다렸는데, 나도 오래전에 왔던터라 맛이 잘 기억이 안나서 맛없으면 어쩌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첫술 뜨는 순간 그래 이맛이지, 깍두기랑 허겁지겁 맛나게 잘 먹었다.
잘게 찢긴 고기랑 고사리가 슥슥 씹히고, 밥 말아서 뚝딱 한그릇씩 둘 다 배부르게 잘 먹었다. 밥을 마니 밥알에 국물이 슥 스며들어서 더 맛있었다. 이번에 남편 맛보여줬으니 다음번에는 사람 없는 생뚱맞은 시간대에 오는 것 아니면 이곳에 오는건 좀 고려해 보아야겠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아졌다니, 앞으로 더 찾기 힘들어지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