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공주여행 꽃들로 만발한 아름다운 마곡사의 봄
    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5. 13. 15:21
    728x90
    반응형

    공주 여행 중 들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춘마곡 추갑사, 봄에는 마곡사를 찾아야하고 가을에는 갑사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곡사의 봄 풍경이 아름다워서 춘마곡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니, 봄을 맞은 이 때 마곡사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계곡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는 신록이 아름다운 봄길을 따라서 걸었다. 멀리 보랏빛 등나무 꽃들이 많이 보였다. 어디선가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는데 등나무 꽃 향기였을까? 온통 푸르른 이 세상, 봄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었다. 걷는 길 공기가 상쾌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마곡사 들어서기 전에 작은 정원이 눈에 보였다. 봄에 피어나는 다양한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매발톱들과 꽃잔디, 그리고 막 피어나기 시작한 아이리스들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작은 정원을 돌아보고나서 마곡사 안으로 들어섰다.

    부처님 오신날이 곧이라서 마곡사 안이 분주했다. 색색깔의 연등들이 주렁주렁 절마다 가득했다.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건립하였다. 임진왜란 때 큰 피해를 입었으나 중건되어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니 담벼락 밑에 소원을 비는 돌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리도 작은 돌들을 주워다가 작은 돌탑을 쌓았다. 돌탑을 쌓는 것은 아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쭉 이어져온 인류의 전통일까나? 왜 돌들을 보면 쌓게되고 소원을 빌게 되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마곡사 들어서는데 아주 아름다운 소나무 한그루를 보게 되었다. 몽글몽글한 구름들이 피어난 것 같은 소나무였다. 어쩜 이리도 가지치기를 잘했을까나, 예전에는 소나무를 보고서도 그리 이쁘다 생각을 못했었는데 요새는 잘 다듬어진 소나무가 그리 이뻐보인다.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오색 찬란한 연등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햇살이 촤악 절내에 들어서 그림자들이 흙바닥에 일렁였다.

    커다란 절 마당 한가운데에는 곧게 솟은 석탑이 하나 있다. 오래된 세월이 보이는 빛바랜 석탑이었다. 2단으로 쌓은 기단 위로 5층으로 몸체를 올렸다. 석탑 꼭대기를 청동으로 장식한 것이 눈에 띈다.

    석탑과 함께 일렁이는 연등 그림자들을 보면서 탑 한바퀴를 돌았다. 이 탑은 고려 후기때 지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그 역사를 생각하니 왠지 더 눈이 갔다. 오랜 시간동안 이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탑을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저릿했다.

    마곡사의 중심에 있는 대광보전. 옛스러운 탱화들이 세 점 붙어 있었다. 현판의 글씨가 바랜 것을 보니 역시 오랜 세월이 느껴졌다.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경내에 아름다운 금낭화와 보랏빛 붓꽃들이 피어있었다. 꽃들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을 쫓아 다니다 보면 온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다 보게 될 것 같다.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보전쪽으로 갔다. 연등들이 하늘에 매달린 돌계단 위를 올라갔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색색의 연등들이 줄줄이 꽃처럼 피어있는 것 같던 계단 위를 오르는데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황홀했다.

    대웅보전 안에 들어갔다가 잘 할 줄도 모르는 절을 하고 나왔다. 절에 나름 자주 다녔던 남편은 익숙한 듯이 절을 했는데, 그런 남편을 보고 따라서 나도 절을 해보았다.

    오래 전 명성황후가 시해되던 날 백범 김구 선생이 일본군 장군을 살해하였는데, 사형수로 복역 중 탈옥하여 은신했던 곳이 바로 이곳 마곡사라고 한다. 김구 선생은 이곳에 머무르며 출가를 하고 잠깐 승려생활을 했었다. 김구 선생이 광복 후에 마곡사에 들러 심었다는 향나무가 굳건하게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작은 정원을 들렸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근처에서 커다란 왜가리를 한마리 만났다. 여유롭게 자기 깃털을 다듬고 있던 왜가리를 쳐다보다가 다시 걸었다. 싱그러운 봄빛을 즐기면서 설렁설렁 길을 걸어갔다. 가을이 되면 단풍을 보러 마곡사를 다시 찾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