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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여행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만난 백제의 찬란한 유물들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5. 19. 10:06728x90반응형
공주 여행에서 꼭 들러보고 싶었던 국립 공주 박물관.
어렸을적부터 좋아하던 백제의 금관장식이 이곳에 있다고 들어서 가보고 싶었다.
무령왕릉에 차를 세워둔 우리는 걸어서 국립 공주 박물관에 왔다.
무령왕릉을 지키고 있던 동물모양 석상이 국립 공주 박물관 앞에도 서있었다.
머리 앞에 달린 뿔은 붉은 빛깔을 띄었고 몸통은 두툼한게 돼지의 형상 같아 보였다.
엉덩이 부분을 보면 앙증맞은 꼬리도 달려 있었다.
공주를 돌아다니며 이 석상들을 참 많이도 보았었다.
실제 모습이 어떨지 정말 궁금했었다.
국립 공주 박물관 안에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진짜 석상이 있다고 하니 기대 만발이었다.
박물관 상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섰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검은 벽면에 적혀 있었다.
어릴적부터 삼국의 역사를 배우다 보면 백제에 제일 정이 갔었다.
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일 비밀스럽고 베일에 싸여 있어서 호기심이 동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렸을적 내 눈에는 백제의 옷과 유물, 유적들이 제일 세련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래서 백제를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박물관에 와서야 이 석상의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중국 후한대의 상상 속 동물인 '진묘수'였다.
이 동물은 뿔과 날개가 달려있는데 무덤을 지키고 죽은 이의 영혼을 신선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
뭔가 무덤을 수호하려면 더 근엄하게 생겨야 할 것 같은데 진묘수는 통통하고 귀엽게 생겼다.
석상 옆에 달린 물결 무늬는 갈기인 줄 알았는데 날개였다.
그리고 머리에 달린 뿔은 붉었는데 철로 만들어서 그런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색이 바랬지만 다리는 녹색, 입과 몸통 일부는 붉은 색이었다고 한다.
무령왕릉 묘지석 무령왕릉의 묘지석.
이 묘지석이 없었다면 무령왕릉은 총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무덤을 열고 이 표지석을 발견했을 때 학자는 얼마나 짜릿했을까?
그 전까지는 다른 고분을 무령왕릉일 것이라고 추측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숨겨져 있던 무덤을 열자 표지석에 사마왕과 그의 부인의 묘지라고 적혀있었다.
그 순간을 맞닥들이는 순간 아마도 전율이 일었을 것 같다.
왕의 금관장식
백제의 유물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금동대향로였고 두번째가 바로 이 금관장식이었다.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은 아름다운 문양과 달랑달랑거리는 얇고 동그란 금판 장식이 아름다운 장식이다.
이 장식이 너무 이뻐서 어릴 때 금관장식 책갈피를 사서 쓰기도 했었다.
진짜 금이 아니라서 다 바래 버렸지만 말이다.
순금으로 만들어진 장식을 보니 빛깔이 남달랐다.
진짜 금은 이런 빛깔이구나,
천년이 흐른 시간에도 반짝이는 아름다움은 그대로였다.
왕비의 무덤 머리쪽에서 발견된 은잔. 뚜껑과 잔은 은으로 만들어져 있고 받침은 청동으로 만들어졌다.
은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는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빛깔이 고왔다.
이게 변한 색인걸까?
잔을 자세히 살펴보면 산과 사슴, 새 등이 새겨져 있었다.
무령왕릉 출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공간이 있었다.
표지석이 놓여져 있었고 그 위에는 돈이 올려져 있었다.
그 앞에 진묘수가 있고 그 뒤로 관이 놓여져 있었다.
왕비의 무덤가에서 출토된 흑옥 꾸미개와 유리 동자상들.
실제로는 아주 조그만한, 손톱 정도 크기의 작은 장식물들이었다.
조그만한 녀석들이 참 귀여웠다.
그리고 금과 옥으로 만든 왕과 왕비의 귀걸이들.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운 귀걸이였다.
근데 의문인 것은 저렇게 큰 귀걸이를 정말 귀에 달았을까 하는 점이다.
죽은 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귀걸이를 장식용으로 둔 것일까?
저 귀걸이를 정말 귀에 걸었다가는 귀가 축 땅으로 늘어질 것 같았다.
금관장식과 더불어 좋아했던 뒤꽂이 장식.
약간 나비모양으로 펼쳐진 얇은 금박에
아름다운 꽃 문양이 새겨져 있는 장식이다.
반짝반짝거리는 금딱지,
금이 정말 아름답기는 하구나 싶었다.
청동거울도 두 점 있었다.
알 수 없는 상상 속의 동물들이 새겨진 아름다운 거울.
두 거울은 각각 왕의 머리와 발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거울의 바깥쪽에는 이런 글씨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상방에서 만든 아름다운 거울 정말 크게 좋다. 천상에는 신선이 있어 늙는 줄 모른다. 목마르면 맑은 샘물을 마시고 배고프면 대추를 먹으니 목숨이 금석처럼 길도다(尙方佳竟 眞大好 上有仙人不知老 渴飮玉泉飢食棗壽如金石兮).'
화려한 금빛 허리띠와 팔찌, 목걸이도 보았다.
특히 눈에 가던건 팔찌였다.
팔찌는 왕비의 왼쪽 팔 근처에서 발견되었는데,
팔찌 안에 글이 새겨져 있었다.
'다리라는 장인이 경자년(520년)에 대부인에게 은 230주이를 들여 만들었다'
이 팔찌가 정말 천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구나.
과연 그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다리라는 장인은 과연 누구였을까?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인데 알 수는 없고,
지금은 오직 저 팔찌만 남아있다.
무령왕릉에서 발견한 청동신발.
무령왕의 신발과 왕비의 신발이 놓여 있었다.
푸르스름한 빛깔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상설 전시관이 끝나가는 곳에는 작은 금빛 꽃들이 벽에 붙어 있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수가 정말 많았다.
작은 꽃부터 시작해서 큰 꽃까지,
순금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꽃장식을 끝으로 전시관을 나섰다.
박물관 샵에 가서 자기로 된 작은 진묘수 한마리를 데려왔다.
진묘수를 우리 베란다 정원에 있는 작은 제라늄 위에 올려다 두었다.
볼 때마다 공주 박물관에서 보았던 백제의 찬란한 유물들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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