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을 찾았을 때 '충남 순대국밥'이라는 식당이 유명해서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평일 이른 점심시간에 찾아갔는데 이미 손님들로 식당은 꽉 차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번호표를 가지고 나왔는데 우리가 갖게 된 번호는 26번. 마침 들어가는 손님은 14번이었으니 꽤나 기다려야 했다.
식당 옆에 마련된 난로가 있는 천막 안에 들어가서 추위를 피하며 20여분, 30여분 기다렸던가? 그렇게 기다림이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자리에 앉고 시계를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다.
우리는 순대국 두그릇과 모듬순대 소자를 주문했다. 주문하자마자 음식들은 신속하게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진짜 주문한지 1분도 안되어서 모듬순대 소가 나오고, 또 거기서 1분도 채 안되어서 순대국이 나왔던 것 같다. 정말 빠르게 나와서 기다림이 무색했다.
모듬순대 소. 양이 작은 우리에게 정말 딱인 모듬순대였다. 보통 이런 모듬순대를 시키려면 2만원이나 3만원 정도 대형 접시에 나오는 그런 비주얼의 모듬순대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적은 양만 맛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순대국이 나왔다. 안에 다대기가 있어서 풀면 붉은 국물이 되었다. 특이했던 점은 안에 내장들이 잘게잘게 잘려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큼지막한 내장이 좋았는데 먹어보니 이렇게 먹는 것도 꽤나 괜찮았다. 부인은 잘게 썰린 내장이 더 먹기 쉬워서 괜찮다고 하더라. 밥을 말고 숟가락으로 한입 한입 퍼 올릴 때마다 내장들이 같이 딸려왔다.
순대국에 들깨가루를 가득 넣고 파무침도 넣어 먹으라고 했다. 고기랑 함께 파를 먹으니 참 잘 어울렸다. 곰탕 먹을 때 다데기를 반찬처럼 먹기도 하는데 파를 먹으며 그런 느낌도 들었다. 들깨가루는 넣어서 텁텁하기 보다는 고소함만 증폭되어 아주 좋았다.
순대국인데 국물은 곰탕같은 그런 맛. 다데기 푹 넣은 곰탕 맛이라 해야하나? 돼지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서 담백했다.
하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를 못했다. 순대국 하나레 모듬순대 소자였으면 완그릇 했을텐데 아쉽다.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순대국을 한그릇만 주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