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힐튼 근처 산책로를 거닐다가,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힐튼에서는 그리 땡기는 음식을 찾지 못해 주변 식당들을 알아보다가 전복죽을 판다길래 찾아갔다.
좁은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야 나오던 식당. 가는 길 귀여운 고양이들이 야옹거리며 우리를 쳐다 보았다. 안내판을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가다가 왼편으로 꺾어 2층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전복죽은 2인분 이상부터만 가능해서 전복죽 2인분을 일단 주문했다. 메뉴판 보며 기다리다가 급 소라도 먹고 싶어서 추가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 나오기도 전에 진수성찬이 나왔다. 그냥 해초들인데 왜 이리도 맛있던지. 이렇게 맛난 해초라면 해초만 먹어도 살 것 같았다. 매콤 달달 새콤한 초장에 꼬들꼬들한 식감의 해초와 바삭바삭 늙은 호박전까지. 밑반찬 먹으며 막걸리 반은 다 마신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소라. 꼬도독 거리는 식감이 참 맛난 소라. 신선한 바다향이 가득 느껴졌다. 막걸리를 부르는 그런 맛이었다. 소라 먹고 반찬들 집어 먹다 보니 전복죽이 나왔다. 전복이 듬뿍 들어간 진짜 전복죽이었다. 너무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모조리 싹싹 다 비워버린 반찬과 음식들. 먹으면서도 계속 우리 다시 여기 꼭 또 오자 말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막걸리랑 같이 먹으니 더 찰떡이었다.
식당 안에서 풍기던 불 타는 냄새. 뭔가 장작 타는 냄새가 났었는데 알고보니 밖에 있는 솥이 바글바글 장작불에 불타고 있었다. 그 옆에는 아까 우리가 먹은 듯한 해초가 한바구니 있었다. 우리가 먹는 반찬들이 이런 수고로움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생각하니 더 감사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