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찾는 포항.
겨울바다가 보고 싶기도 하고 대게가 먹고 싶기도 해서 겨울이면 포항으로 훌쩍 떠나곤 한다. 이번에도 훌쩍! 그냥 가보았다.
대게가 먹고 싶어서였다.
우리가 대게를 먹으러 포항을 찾을 때마다 들리는 곳이 있다. 포항 구룡포대게유통센타이다. 횟집가서 스키다시 주루룩 나오면 항상 다 못먹고 배부르기만해서 대게찜만 딱 나오며 대신 저렴한 이곳을 좋아한다.
이번에 가니까 앉아서 먹는 자리가 늘어나있었다. 뭔가 확장 공사를 한 것 같았다. 전에는 타이밍 어긋나면 앉을 자리 없었는데 말이다.
게의 가격이 수조마다 적혀서 골라서 쪄달라하고 번호판 받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된다. 저번에 만 오천원 정도였나? 좀 저렴한 대게를 샀더니만 살이 꽉 안차있어서 뭔가 아쉬웠던 기억에 이번에는 3만원짜리 4마리로 샀다.
번호판 8번 받아 들고 기다림의 시간.
찌는데 한 20~30분 걸렸던 것 같다. 이번에는 삶은 고동도 팔던데 우리 양이 적어서 못시켰다. 고동 좋아하는데 아쉬웠다.
대게 네마리가 나왔다. 토실토실하게 살이 꽉 차있던 네마리. 다리살도 꽉차있었고 몸통 쪽에도 살이 꽉, 내장에 알까지 끝내줬다. 역시 자본주의의 맛, 비싼값을 한다.
게 내장을 그릇에 모아서 볶아달라고 하면 밥을 볶아주신다. 우리는 그냥 내장 볶음밥 위에 얹어 먹고 싶어서 조금만 그릇에 덜었다. 흐흐. 김가루와 내장과 깨로 맛나게 볶아져 나온 밥. 맛있다.
싹싹 다 먹었다. 둘이서 게 네마리에 배가 터질 뻔 했다. 역시 우리는 이곳이 딱 맞구나. 믹스커피 한잔 타서 마시며 입가심을 하고 식당을 나왔다. 다음 겨울에 또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