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매화숲
진주 매화숲은 이번주 23/03/12까지만
개방하고 문을 닫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개방하니
시간에 유의해서 방문해주세요!
- 진주 매화숲 주소 -
진주시 내동면 산유로 362
진주 매화숲에
아름다운 매화를 보러 갔다.
주말에 찾았던지라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오후 3시 넘어서 즈음
늦은 시간에 찾아가서
그래도 주차할 자리는 꽤나 있었다.
매화숲 멀찍이 차를 세워두고 걸어갔다.
언덕 밑에 차를 세워두고
언덕을 따라서 위로 올라가는 길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를 볼 수 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핑크빛 매화였다.
매화향기 맡으며 걷다 보면
언덕길이 힘들지 않았다.
어느새 매화숲에 도착했다.
매화숲은 사유지인데
꽃이 피어날 즈음에 맞춰
농원을 무료로 개방한다.
매화 농원 옆에 간이 장터가 열려서
간단한 먹거리를 먹을 수도 있다.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장터에는 들리지 못하고 숲만 구경했다.
처음 매화숲에 들어섰을 때는
생각보다 꽃이 덜 피어 있어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뭔가 빈약한 듯한 꽃의 숲이랄까?
그런데 실망하기는 이르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동화 속 세상 같은
황홀한 매화 숲을 만나게 된다.
깊숙한 곳에 들어서면
알록달록 꽃동산이 펼쳐졌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작은 봉오리들과
활짝 피어난 매화들이 섞여
장관을 만들어냈다.
분홍빛 매화와 하얀 매화가
서로 뒤엉켜있었다.
두 매화가 개화시기가 달라
항상 홍매를 먼저 보고는 했는데
이렇게 같이 피어있는 모습은
색다른 풍경이었다.
작은 붓에 분홍 물감 하얀 물감 뭍히고
도화지 위에 퐁퐁
흩뿌려 놓은 것처럼 보였다.
한가지 색이 아니라
다양한 빛깔의 매화가 피어있어
더욱 더 아름다웠던 매화숲.
보통 매화를 보러가면
매실을 따기 위해서인지
가지치기가 되어있어
키가 작은 나무가 많았는데
매화숲의 나무들은 제법 키가 다 컸다.
매화숲은 어느 부부가
정성을 들여 가꾼 숲이다.
그래서 나무들이 키가 크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뒤섞여 있었다.
진주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며
오래된 매화나무들이 베어지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부부가
매화나무를 옮겨심고
10여년간 가꾸다 보니
커다란 숲이 되었다고 한다.
왜 이리 오래도록
꽃을 가꾸었냐고 물으니,
남들이 꽃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던 부부.
가슴 한쪽이 찡해진다.
아저씨는 돌아가셔서
지금은 아내와 가족들이
이 넓은 매화숲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수고스럽게 많은 날들을
가꾸고 애써서 일궈낸 매화숲,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해준
노부부에게 마음 속으로나마
감사하다 감사하다 나즈막이 외쳤다.
우리도 언젠가는
조그만 땅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 정원은
순전히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
다른 이들이 웃는 것이 좋아
즐거워하는 것이 좋아
이렇게 가꾸고 열어둔 마음을 느끼며
우리도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그런 정원을 가꾸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