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수염 폭포 白ひげの滝
청의호수(아오이이케)를 보고
근처에 있는 흰수염 폭포를 보러 갔다.
시로가네 온천마을 부근
커다란 절벽 아래로 흐르는 폭포는
온천수 덕분에 한겨울에도 얼지 않고 흐른다고 한다.
청의호수에서 노을을 보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한 탓인지,
흰수염 폭포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엄청 어두워져 있었다.
구글 지도에 흰수염 폭포를 찍고 갔는데,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건 아니었고
근처 호텔 주차장이나 갓길에 차를 세우고 걸어 가야했다.
안내판을 따라 조금 걷다가 보면
하얀 구조물의 커다란 다리가 보인다.
커다란 다리 위에 서면,
다리 아래로 세차게 흐르고 있는
흰수염 폭포가 보였다.
우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웅장한 폭포였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이렇게 큰 폭포인 줄 몰랐다.
가느다랗고 새하얀 물줄기가
끊임 없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절벽 아래의 계곡을 흐르는 물은
푸르스름한 빛깔을 띄고 있었다.
절벽 주위로 돋아난 이름 모를 식물들은
짙은 초록색을 띄고 있었다.
세가지 또렷한 색이 대비되며
폭포의 모습이 한눈에 확 들어왔다.
거참, 이름 한 번 진짜 잘 지었다.
초록으로 덮인 웅장한 절벽이
길고 가느다란 수염을 매달고 있는 것 같더라.
흰수염 폭포를 보러 오다가
근처 매점에서 노란 메론을 파는 걸 봐서,
맛난 메론을 먹으며 폭포를 보기로 했다.
매점에 가서 500엔을 주고
노란 조각 멜론을 구입했다.
그리고 진한 우유 아이스크림도 샀다 💛
약간 출출했을 때였는데
이 노란 메론과 아이스크림이 어찌나 맛있던지,
서로 말도 안하고 메론 먹으랴 아이스크림 먹으랴 바빴다.
원래는 운치있게
폭포를 바라 보면서 맛을 음미하려고 했는데,
배고픔 앞에서는 장사 없더라.
진짜 꿀맛처럼 느껴지던 간식들을 먹고
어두워진 폭포를 다시 바라 보았다.
날이 어두워지니 조명이 켜져서
폭포가 오히려 더 잘 보였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폭포였지만,
그 빛깔 하며 모양이 특이해서
한번쯤 들려보면 좋을 명소인 것 같다.
조명이 켜진 다리
그리고 잠깐 들렀던 매점과 폭포,
모두 안녕!
마을 분위기가 고즈넉하고 평화로워서
근처 온천 호텔에도 한 번 묵어보고 싶더라.
아무래도 다른 계절에 북해도로 또 떠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