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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캔디 여행, 캔디 왕립 식물원 페라데니야 (Royal Botanic Gardens, Peradeniya)에서
    아시아 여행기/스리랑카 2024. 1. 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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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리랑카 캔디에 들러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 스리랑카 왕립 식물원이었다. 처음에 구글 지도를 보고 'Royal Palace Park'라는 단어를 보고, 이곳이 왕립 식물원이구나 싶어서 캔디 호수에서 걸어서 찾아갔다.

    우리가 간 곳은 흔히들 아는 그 왕립 식물원이 아니었다. 커플들이 찾는 은밀한 그런 공원이었던 것이었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들어갔다. 입장료가 아주 쌌다. 어라,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왕립 식물원이라더니 규모가 아주 소박했다. 동네 작은 공원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 Park 가 공원인데 로얄 팔라스에서 정신줄을 놨던 것 같다. 우린 뭐에 홀렸던 것일까?)

    캔디가 한눈에 보였다
    보랏빛 꽃들


    색색깔의 꽃들과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잘 관리되 잔디들이 보여서, 그래 맞겠지 하고 천천히 공원 같이 느껴지던 식물원(?)을 거닐었다.

    작은 동네 공원 같았던 곳
    뭔가 조잡해보이던 분수대


    그리고 이 퍼런 분수대를 보았을 때 우린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왕이 엄청 소박했었나? 분수대는 전혀 역사가 느껴지지도 않았고 조잡스러워 보일 뿐이었다. 게다가 가동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이곳은 커플들의 은밀한 공간이었다는 사실! 잘 포장되지도 않은 길들을 따라서 걷는데, 스리랑카의 수많은 연인들이 비도 안오는 이 맑은 날에 제각기 우산을 쓰고서 벤치마다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스리랑카 커플들이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웃기도 하고 소곤거리기도 했다. 우리의 느낌상 그들의 말은, '저 사람들 여기 왜 온거야?' 이런 말이었다.


    수많은 우산 커플들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낀 우리, 구글 지도를 보고 자세히 살펴 보니 우리가 있는 곳은 동네 공원이었다.​

    Royal Palace라는 단어에 낚여서, 정말 뭐에 홀린듯이 이곳이 왕립 식물원인 줄 알고 걸어왔는데, 깨닫고 보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공원 앞에 죽치고 있던 툭툭을 타고 우리는 진짜 '왕립 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Peradeniya)'으로 향했다. 우리가 있는 캔디호수 부근에서 툭툭을 타고 30분이나 이동해야 했다.

    왕립 식물원에 입구에서 찰칵


    드디어, 진짜 왕립 식물원에 도착했다. 인당 3,000루피의 입장료가 있었는데 카드 결제가 되어서 카드로 결제했다. 그래, 이 정도 내야 진짜 왕립 식물원 같지! 결국에는 제대로 찾아와 식물원을 돌아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나무들부터가 큼직하고 길도 잘 닦여 있었다
    안내판에 빼곡히 적힌 장소들, 구경할 곳들이 많았다!

     

    아까 우리가 갔던 작은 공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규모가 컸던 스리랑카 캔디 왕립 식물원.

    돌고 돌아서 오게 되었지만 그 요상한 공원에 들린 덕분에 스리랑카 젊은 남녀들이 어떻게 데이트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지나고 보니 참 재미난 기억으로 남았다.

     

    길을 걷다가 드넓은 잔디밭을 만나게 되었다. 삐죽삐죽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솟아난 나무들이 인상적이었던 잔디밭, 그 속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었다.

     

     

    우리는 홀린 듯이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차와 커피를 파는데 간단히 먹을 음식들도 팔고 있었다.

     

    삼계탕 사진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띠용?

     

    재미난건 메뉴판에 삼계탕 사진이 담겨 있었다는 것, 대체 이 삼계탕 사진은 어디서 가져왔고 왜 여기 메뉴판 속에 박아 넣은 것일까? 너무 웃겨서 메뉴판 사진을 따로 찍어 두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잠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푸르른 잔디밭과 기이한 나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따뜻한 홍차와 커피를 마셨다. 푸르름을 눈 안에 가득 담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눈도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멀리 원숭이들이 줄지어 뛰어갔다
    잔디밭에서 주운 붉은 꽃
    모양이 아주 특이했던 나무

     

    잔디밭 위로 원숭이들이 줄지어 뛰어 다녔다. 원숭이를 이렇게 흔히 보게 되다니, 우리에게 신기하고 낯선 모든 것들이 여기에서는 일상 이었다.

     

     

    왕립 식물원은 아주 넓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았더라면 아마도 이곳에서 하루를 다 보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처음 보는 나무들 그리고 꽃들, 낯선 풍경들이 눈에 들어와 재미나고 신이 났다.

     

     

    그러다가 들어서게 된 야자나무 길, 하늘로 쭉쭉 뻗은 야자나무들 사이로 길이 나있었는데 그 끝에는 거대한 하얀 구름이 하늘을 꽉 채우고 있었다.

     

     

    좌우로 펼쳐진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 사이로 걸었다. 걷다 보면 멀리 보이는 저 몽글몽글한 하얀 구름에 닿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작은 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오르듯이 자라다니

     

    공원을 걷다가 발견한 기이하게 생긴 나무. 커다란 나무 주위로 덩쿨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고 커다란 꽃송이들이 잔뜩 달려 있었다.

    캐논볼 트리(Cannonball Tree)
    왕방울만한 꽃들이 대롱대롱

     

    캐논볼 트리라고 불리는 나무, 화려한 꽃이 저물면 열매가 맺히는데 마치 포탄 같이 생겨서 캐논볼이라고 불린다.

    스리랑카에서는 이 나무를 'Sal'이라 부르는데 신성시 여기며 불교 사원 주위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 주변에 심겨져 있던 나무인 사리수와 착각해서라고.

    가까이서 보면 더 예쁘던 꽃
    바닥에 엄청 떨어져있었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열대지역인데 영국 식민지 시절에 들어온 나무라고 한다. 아름다운 꽃천지 나무를 구경하는데 하늘에서 커다란 꽃송이들이 후두둑 비처럼 내리기도 했다.

     

    원숭이들이 다리 위에 잔뜩 있었다
    6명까지라는데 다리 위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물원 끝 쯤에 있던 다리. 사람 한 명만 지나다닐 정도의 폭을 가진 강 위를 지나는 다리였다. 다리 위에 원숭이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야생 원숭이들이 혹시라도 공격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

     

     

    야생 원숭이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원숭이들은 도란도란 모여서 서로 털을 뽑아주며, 아가 원숭이들은 정신 없이 뛰어 다녔다. 아, 귀여워라!

     

    기이한 모양의 나무
    자이언트 밤부
    잘 닦인 길을 따라 숲 속 걷기
    알록달록한 식물들

     

    원숭이 다리를 기점으로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갔다. 걸어가는 길은 다른 길을 따라 걸어갔다. 처음보는 다양한 나무들이 가득한 숲 속, 색색깔의 관목들과 꽃들이 우릴 반겨 주었다. 정말 아름다운 식물원이었다.

    후추 나무에 후추가 열린 모습!!😃😃
    핑크색 종이꽃 터널
    수련이 가득 피어 아름답던 연못
    아름다운 온실 속 난들
    귀여운 다람쥐 같던 녀석

     

    스리랑카의 시기리야에서는 날 것의 느낌의 자연을 만났다면, 캔디에서는 사람이 가꾸고 만들어낸 자연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날 것의 자연도 좋지만, 역시 여행은 사람이 빠질 수 없다. 사람이 있어야 문화도 있고 그 색다른 문화 속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왕립 식물원을 돌아보고 출구로 나와서 툭툭을 타고 우리 호텔로 돌아갔다. 도로 위로 지나다니는 차들과 툭툭들이 어지러이 뒤섞였다. 우리나라와는 참 다른 풍경이었다. 언젠가 다시 스리랑카에 온다면 운전을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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