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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 여행, 한섬 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아름다운 일출우리나라 방방곡곡/강원도 2025. 4. 29. 09:58광고광고728x90반응형
바람이 무지하게 많이 불던 날이다. 고층이었던 호텔에서 하루 묵었는데 건물 유리창이 미친듯이 흔들려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잠을 한숨도 못잤다. 겨우 한두시간 잤나 모르겠다. 그래서 일출은 무슨 그냥 잠이나 자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해가 뜰 무렵이 되니까 정신이 번쩍 들어서 두꺼운 패딩을 껴 입고서 밖으로 나왔다.

해수욕장에 왔더니 몇몇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려고 모여 있었다. 해가 대체 뭔지, 이 사람들을 그리고 우리들을 이렇게 일깨워서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을까나? 멀리서 신비로운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다 위로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해를 볼 수 없을까 걱정했는데, 해가 솟아오르는 곳에는 구름이 없어 다행이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파도가 거칠게 몰아 쳤다. 세차게 왔다 갔다 거리는 파도 너머로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거친 파도와 달리 해는 아주 곱게, 부드럽게 솟아 올랐다. 휘몰아치는 파도 소리와 가끔 들리는 갈매기 소리, 그리고 웅웅거리는 바람소리만 들려오던 바다. 갓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 숨을 들이마쉬니 어찌나 상쾌하던지.

파도가 스쳐 지나간 자리에 물이 고였는지 반짝이는 태양이 담겨 있었다. 하늘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그리고 모래 위에 반짝이던 태양,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보였다. 푸르스름한 바다는 아침 햇살을 가득 머금어서 붉그스름하게 보였다.
모래 위롤 걷던 갈매기들의 짙은 그림자가 일렁였다. 떠오르는 태양과 바다, 너무 아름다웠다. 거친 파도와 곱게 떠오르는 태양이 대비되어 보여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던 날이었다.


해수욕장의 오른편 끝으로는 바다 위로 우뚝 솟은 검은 암석이 하나 보였다. 그 암석에 끊임없이 파도가 쳐대면서 금빛 물방울들이 우수수수 부서졌다. 그 장면이 뭔가 신비로워 보여서 계속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해가 다 떠오르고 모래가 온통 금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우리 둘의 그림자가 길게 해변 끝까지 늘어져 있었다. 날은 추웠지만 볕이 따스하게 느껴져서 마음은 포근했던 아침이었다. 한섬 해수욕장에서 멋진 해돋이를 보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서 아직 못 다 채운 잠을 쿨쿨 잤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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