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여름 성주 새불고기 식당과 연꽃 핀 성주 뒤미지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8. 13. 16:15
    728x90
    반응형



    성주 성밖숲으로 가려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들렀던 새불고기 식당. 이곳은 성주에서 불고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11시 즈음에 방문했는데 이미 식당 안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우리는 안쪽에 자리 잡고 앉아 소불고기 2인분과 청국장, 물냉면, 공기밥을 주문했다.




    불고기야 어디를 가든 항상 맛있었기에 이곳이 특별히 맛있다는 생각은 안했다. 역시 불고기는 맛있어 생각하며 먹었는데 같이 나온 반찬들과 청국장이 정말 맛있었다. 콩들이 알알히 씹히는 진한 청국장 그리고 시원한 열무 김치와 술떡이 기억에 남는다. 배부르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성주 성밖숲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성밖숲으로 가다가 거대한 연밭을 발견해서 차를 멈춰 세웠다. 여기가 어디지? 지도앱을 열고 살펴보니 뒤미지라는 연못이었다. 못 근처 정류장은 노란 참외 모양이어서 무척 귀여웠다. 성주 참외가 유명해서 이렇게 정류장을 참외 모양으로 만들었나 보다. 실제로 성주 내에서 드라이브를 하며 비닐 하우스를 정말 많이 봤다. 아마도 다 참외 밭이지 않을까 싶었다.




    코끝으로 연 내음이 솔솔 풍겨왔다. 수많은 연잎들이 못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무 데크가 깔린 길을 따라 걸었다. 태양볕이 따가워서 양산을 쓰고 걸었다. 양산이 없었으면 정말 열사병에 걸릴 뻔 했다. 무수히 많은 연잎들이 바람에 휘날렸다.




    싱그러우면서도 화한 연잎 냄새가 진동했다. 연잎들 사이사이로 꽃 봉오리들이 솟아 올라 있었다. 발그레한 분홍 빛깔이 참 고왔다. 데크를 걸으며 바로 옆에 솟아오른 연잎이나 꽃 봉오리들을 만져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수줍은 듯이 오므리고 있는 봉오리를 살짝 만져 보니 아주 부드러웠다. 고운 벨벳 천 조각을 만지는 기분이었다.




    군데군데 샤워기 같이 생긴 녀석들이 많이 보였다. 연꽃이 이미 많이 폈었고 저물었나 보다. 연꽃이 피고난 뒤 꽃잎들이 하나 둘 떨어지면 연꽃 씨앗이 맺힌다. 푸르딩딩하던 씨방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씨앗이 영글어간다. 연은 뿌리를 캐먹고 잎과 꽃은 차로 마시거나 밥을 해먹기도 하고, 씨앗은 먹거나 약재로 쓰이니 정말 버릴 것 하나 없는 식물인 것 같다.




    데크 길을 따라 천천히 연밭 한바퀴를 돌았다. 등줄기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계속 걸었다. 푸릇푸릇한 이파리들을 보니 침침했던 눈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초록빛깔들을 많이많이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떠날 즈음에 갑자기 멀리서 분수대의 물이 솟아 올랐다. 촤르륵 시원한 물줄기를 보니 마음이 상쾌해졌다. 푸르른 연이파리들이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냈다. 우리는 이제 못을 뒤로 하고 성밖숲을 가기 위해 다시 차에 올랐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