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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운대 야경 그리고 체스 154 재즈 공연, 빵집 옵스(Ops)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11. 24. 14:23728x90반응형
호텔에서 즐겁게 수영을 하다가 방으로 돌아가 깨끗히 씻고 다시 나왔다. 근처 재즈바에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시간 맞춰 가야했기 때문이다. 조금 일찍 나간 김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조금 걷다 가기로 했다. 우리에게는 의미가 깊은 해운대. 남편이 광안리에서 프로포즈했던 날 해운대에 있는 웨스틴 조선호텔에 하루 묵었었다. 그래서 부산은 왠지 모르게 더 애착이 가는 곳이다.
밤하늘에 둥그런 달이 높다란 빌딩 위로 아름답게 떠 있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들려오니 분명 바다인데 먼 풍경은 화려한 도시였다. 누구나 이곳에 처음 온다면 이 멋진 풍경에 홀딱 반해버릴 것 같다. 여러번 이곳을 찾은 우리는 이제 이 풍경들이 무뎌질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좋았다.
체스 154에 가다가 들른 빵집 '옵스(OPS)'.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유리벽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와 포근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일러스트를 보고 자석처럼 끌려서 안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빵을 고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맛나 보이는 빵들이 한가득이었다. 사과 파이, 치즈케익, 푸딩 등등 마음 같아서는 하나씩 다 사가고 싶었다. 무얼 사갈까 고민하다가 치크케이 한조각과 슈톨렌, 푸딩을 사왔다. 나중에 호텔에 들어가서 야식으로 먹을 생각이었다.
예약 시간에 맞춰서 체스 154에 입장했다. 재즈바는 정말 오랫만에 가는 것 같았다. 마지막 재즈바가 언제였던가? 아마도 엄마랑 떠났던 프라하 여행에서 들렀던 재즈바의 기억이 마지막인 것 같다. 그 후로 코로나 시국이 도래하고 한참동안 공연은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아주 오랫만이라서 공연이 없어도 그저 분위기만으로도 들떴다.
고심 끝에 주문한 와인은 도멘 고비 깔시네르 블랑 2018 (Domaine Gauby Calcinaires Blanc 2018). 풍부한 꽃향과 발효된 듯한 달큰했던 맛이 나던 화이트 와인이었다. 와인과 곁들여 먹으려고 나름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들을 시켜 보았다. 데친 굴에 상큼한 드레싱이 곁들여진 요리와 한우를 얇게 저민 육회와도 비슷한 요리.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안주가 맛있으니 술도 술술 들어가고, 술이 맛있으니 안주도 술술 넘어갔다.
그리고 공연, 얼마전에 재즈 공연을 보고 왔지만 그 공연은 빅밴드의 공연이었고 이번 공연은 보컬과 기타,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트리오였다. 가까이서 듣는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너무 좋았다. 내가 좀 더 어렸을 때 재즈를 접했더라면 저 소리에 반해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 했을 것만 같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 그리고 곁들여지는 술과 음식.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공연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하여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갑갑했나보다. 밖으로 나오니 공기가 상쾌해서 너무 좋았다. 우리는 더베이 101 쪽으로 걸었다. 바다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높은 빌딩들을 바라 보았다. 한밤중에 빛나는 도시의 불빛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는 곧장 들어가기가 아쉬워서 여기서 잠깐 야경 구경도 할 겸 주전부리를 먹고 가기로 했다. 근처 식당에서 피시 앤 칩스를 구입했다. 그리고 생맥주 두 잔. 도시의 낭만,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맥주 한 잔 그리고 바삭한 대구 튀김 한 입.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로 돌아갔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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