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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베이몬드 호텔에서 보낸 하룻밤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11. 23. 19:20728x90반응형
영도에서 커피 축제를 구경하고 해운대로 넘어왔다. 요새 수영에 빠진 우리는 수영을 하고 싶어서 수영장이 있는 호텔을 고르다가 '베이몬드 호텔'이라는 곳을 예약하게 되었다. 해운대와 접근성이 좋고 루프탑 야외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었다.
룸에 들어섰을 때 마침 해가 저물고 있는 시간이었다. 붉게 물든 세상이 창밖으로 보였다. 바다도 붉고 하늘도 붉었다. 바다 위에는 요트가 떠다니고 있었다. 그림 같았던 풍경이었다. 남편이 선물로 준 꽃을 집에 두고 오기 아까워서 이번 여행에 들고 왔다. 아끼는 화병에 담아 들고 왔는데 호텔에 두니 원래 여기 있었던 것만 같았다.
영도에서 해운대로 넘어오는 길에 호텔에서 먹으려고 부산 고등어라는 식당에서 초밥을 사왔다. 근처 편의점에서 쇼비뇽 블랑 저렴한 와인도 한 병 사왔다. 노을지는 바다를 보며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입도 즐겁고 눈도 즐거우니 참 행복했다.
초밥을 맛있게 먹고 서둘러 루프탑으로 올라왔다. 수영장에서 마저 노을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따로 탈의실이 없어서 룸에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올라가야 했다. 수영복을 입고 가운을 걸치고 루프탑에 도착했다.
와, 너무 좋았다. 붉게 물든 바다와 하늘 그리고 멋진 도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문득 오래전에 엄마와 함께 떠났었던 싱가폴 여행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때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하룻밤을 묵었었는데 꼭대기에 있던 수영장이 왠지 모르게 비슷했다.
물이 따뜻해서 겨울이 다가오는 가을이었지만 전혀 춥지 않았다. 수영을 하다가 바깥으로 나오면 으슬으슬 춥기도 했지만 곧장 물 안으로 들어가면 금방 몸이 따뜻해졌다. 수영장은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수영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실 사람들은 이곳에 수영하러 오기 보다는 멋있는 뷰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오는 것 같았다. 수영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수경을 끼고 열심히 수영을 하다가 난간에 기대 반짝거리는 도시를 바라보다를 반복했다. 밤이 되어 도시의 불빛이 차오르니 눈앞의 풍경은 더 아름다워졌다. 따뜻한 물 속에서 먼 도시를 한참 바라 보았다. 바다와 찬란한 도시, 이런 모습이 부산의 매력인 것 같다.
수영장 풀 말고도 조그만 온수탕이 있어서 몸을 녹히기에 좋았다. 탕 안에 들어가 멍하니 밤하늘 그리고 도시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좋구나, 그런 생각 뿐이었다. 그렇게 수영장에서 몇시간을 보내다가 예약해둔 재즈바에 가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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