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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질 무렵 제주 송악산 둘레길 걷기우리나라 방방곡곡/제주도 2022. 2. 15. 22:27728x90반응형
멀리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우린 노을을 보러 저무는 해를 쫓아가고 있었다.
구름 뒤로 번득이던 해,
수평선 위에 구름이 꽉 끼어 있었다.
아무래도 일몰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되어 차를 돌렸다.
차를 돌린 우리는 송악산 주차장으로 향했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
송악산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 것이다.
곧 해가 져서 껌껌해지겠지만
그 전까지 둘레길을 설렁설렁 걸으며 해저무는 풍경을 보기로 했다.
섬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풍경은 이런 모습이었다.
절벽 위에 서있는 우리
그리고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바다,
눈앞을 가리는 콘크리트 건물 하나 없는 시원한 풍경이 참 좋았다.
섬을 돌아다닌 때마다 항상 보이던 소나무.
절벽 위에서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
겨울이 찾아와도 늘 푸르른 모습이 좋았다.
소나무 사이로 산방산의 모습이 멀리 그림처럼 보였다.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
내려다 보이는 마을 풍경이 평화로워보였다.
홀로 우뚝 솟아오른 산방산에 자꾸만 눈이 갔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산방산에 추억을 많이 남기고 간다.
섬을 따라 나있는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늦은 오후 해가 질 무렵,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거센 바람만 몰아치던 송악산.
하늘이 붉게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깎아지른 듯 날카로운 절벽이 아름다웠다.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산방산과 형제섬이 보였다.
사계해안에 가서도 형제섬을 보았는데,
송악산 둘레길에서도 아주 잘 보였다.
억새 같은 누런 풀잎이 바람에 흩날렸다.
하늘도 뿌옇고 바다도 왠지 뿌옇고, 억새까지 더해지니 뭔가 황량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계속 걷기.
섬의 둘레를 따라서 걷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섬마다 보이는 풍경음 비슷비슷하지만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아 좋다.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기도 하고 먼 바다를 보면 속이 시원하다.
송악산에는 말이 꽤 있었다.
말 체험장도 있는 것을 보니 낮에 오면 말도 탈 수 있는 것 같았다.
묶여 있는 것이 왠지 안쓰러웠는데, 밤 내내 저렇게 묶여 있으면 어쩌지 괜한 걱정이 되었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보았는데,
절벽에 있는 울퉁불퉁한 암석의 모양이 꼭 사람 얼굴 같아서 신기했다.
사람의 이마, 코, 눈이 또렷하게 보였다.
그리고 또 눈에 띄던 암석이 하나 있었다.
겹겹이 아이스크림을 쌓아 올린 것처럼 보이던 기괴한 암석,
아마도 화산 활동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 같았는데
멀리 산방산과 같이 보이는 모습이 기묘했다.
둘레길을 한참 돌다가
너무 컴컴해지는 바람에 다시 길을 되돌아갔다.
해가 저물고 나면 어두워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다음날 영실코스에 가기로 해서
그 근방에 미리 잡아둔 리조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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