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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제주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산책하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제주도 2022. 2. 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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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제주여행,

    꾸리꾸리한 날씨는 제주 여행의 가장 큰 복병이다.

    날씨가 흐리면 도대체 제주에서 무얼 해야할지, 맑은 날이 좋은데 제주여행중 항상 맑은 날이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날이 좋다가도 중간에 꼭 흐려지거나 비가오거나 아니면 출국날에라도 날씨가 좋지 않아야 제주여행이었다.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이날도 하늘이 흐리멍텅한 구름이 꽉 낀 별로 좋지 못한 날씨였다.


    도로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야자수들을 보니 제주도다웠다.

    협재 해수욕장을 찾은 이유는 어렴풋이 옛기억이 떠올라서였다.

    어렸을 적 제주에 살았을 때 부모님이 협재 해수욕장에 자주 데려갔었던 것 같다.

    이 협재라는 이름이 아주 익숙하다. 곽지, 금능, 함덕 등등 이름이 낯설지 않은 해수욕장들이 꽤 많다.

    제주 살 때에는 제주 바다가 이리 이쁜지 몰랐는데 육지로 떠나오니 비로소 알게 되었다.


    맑다.

    너무 맑아서 모래가 그냥 투명하게 비쳐 보였다.

    협채 해수욕장의 모래는 하앴다. 아주 곱고 하애서 밀가루 같기도 했다.

    파도가 계속 잔잔하게 우리쪽으로 달려왔다.


    멀리 보이는 큰 섬은 비양도이다.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섬인데,

    내가 서있는 곳과 아주 가까워서

    저 섬까지 수영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아니면 카누 한 척 위에 올라 타서 노를 저어서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름다운 인어상을 지나서

    협재 해수욕장을 넘어 금능 해수욕장으로 걸어갔다.

    켜켜히 쌓인 검은 돌탑들이 보였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들이다.

    나와 남편도 돌들을 주워 모아 탑을 쌓고 소원을 빌었다.


    먼 바다는 짙푸르고

    가까이에 있는 바다는 연한 하늘빛깔이었다.

    하늘 위에는 구름들이 덩실덩실 떠있었다.

    큰 돌덩이 위에는 해초들이 가득 끼어서 푸릇푸릇했다.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검은 현무암들 위로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금능 해수욕장에 다다랐다.

    하얀 모래밭 위로 끊임없이 파도가 들이쳤다.

    구름이 멋드러지게 하늘에 피어 있어서 흐린 날이어도 운치있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먼 바다를 바라 보는데

    점점 내 발밑으로 바다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돌 구멍 사이사이로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여름에 왔다면 신나게 수영하며 놀았을텐데

    겨울은 추워서 발 한번 담그기가 어려웠다.

    얼른 여름이 오면 좋겠다.


    협재 해수욕장으로 돌아와서 스타벅스에 잠깐 들렀다.

    2층으로 올라가면 전망이 아주 좋다.

    잠깐 바람을 쬐다가 아래로 내려와 해수욕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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