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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 통도사 아름다운 자장매와 솔길 걷기 그리고 사전투표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3. 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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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3.04

    통도사 홍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퇴근하고 양산으로 향했다.

    아직 만개하진 않았을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아 일부러 평일에 찾았다.

    매화가 덜 피었더라도 통도사 향하는 솔길이 너무 좋았던터라 걷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다.

    통도사 바로 앞까지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지만 우리는 매표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름다운 노송이 우거진 흙길을 따라 걸었다.

    평탄한 흙길은 통도천을 따라 쭉 이어졌다.

    우리가 통도사를 찾은 시간은 늦은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이 소나무마다 닿아서 흙길 위에 그림자가 일렁이는 모습이 좋았다.

    솨아- 시원한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소나무 푸르스름한 이파리가 달린 가지들이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

    수령이 100년은 넘은 오래된 소나무들은 몸통도 굵고 키가 아주 컸다.

    기세 좋게 하늘로 솟아오르기도 하고 구불구불 굽이지고 휘어진 소나무들도 있었다.

    땅 위에는 작은 솔방울들이 많이도 떨어져 있었다.

    22년 봄

    통도사에 온 기념으로 귀여운 솔방울들을 몇개 주워 왔다.

    솔길 중간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예전에 가을에 통도사를 찾았을 때 이 카페 앞에서 가수 웅산이 와서 공연을 했었다.

    우연히 통도사를 찾았는데 공연도 보고 아름다운 가을 국화도 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었지.

    그 가을날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통도사에 가까워졌다.

    가로등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하루를 살더라도 평생을 살 것처럼

    평생을 살더라도 내일 떠날 것처럼'

    참 좋은 말이다.

    이렇게 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그래도 저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사는 것은 다르겠지. 그리 생각해본다.

     

    오랫만에 다시 찾은 통도사.

    천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빛바랜 오래된 나무들을 구경하고 햇살을 머금은 석탑을 바라 보았다.

    통도사는 신라시대 선덕여왕 때 자장스님이 창건한 것이 시작이었다.

    역사가 아주 깊은 절이다.

     
     

    통도사 자장매(慈臧梅)

    300년이 넘은 오래된 매화나무이다.

    통도사 스님들이 절을 창건한 자장스님을 기리고자

    경내에 매화나무를 심고 그 이름을 '자장매'라고 지었다.

    노란 햇살을 머금은 아름다운 자장매,

    이제 막 작은 눈송이 같은 꽃봉오리들이 활짝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매화향기가 그윽하게 풍겼다.

    수형이 어찌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는지 고고하고 기품있어 보이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자장매,

    지장매는 기존에 보던 홍매화 보다 색이 좀 더 옅었다.

    보통 홍매화는 진분홍색이라면 지장매는 연분홍 색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더 이뻐보였던 것 같다.

    아마도 일주일 후면 활짝 꽃들이 다 피어나지 않을까 싶었다.

    이리저리 눈앞의 매화를 카메라에 열심히 담아 보았다.

    아름다운 단청과 분홍빛 매화가 한데 보이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나중에 시골집이 생기면 꼭 마당에 매화나무를 심어야지 생각했다.

    매화를 보고 비로소 봄이 왔음을 알게 될 것 같다.

     

     

    한참동안 자장매를 보고 사진 찍고 그러다가 대웅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살펴 보았다.

    꽃향기가 정말 매력적인 금목서와 은목서였다.

    아름다운 수형을 가진 은목서와 금목서,

    요새들어 나무에 관심이 참 많아졌다.

    나중에 시골집을 얻으면 어떤 나무를 심어야할까,

    그런 고민들 때문에 미리부터 상상의 나래를 펼쳐 놓고 있다.

    은목서는 파릇파릇한 이파리가 보기 좋고 하얀꽃이 피면 향이 아주 좋아서

    꼭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통도사에서 만나 반가웠다.

    꽃이 필 때 다시 이곳을 찾아오고 싶다.

    늦은 오후

    통도사 흙바닥에 늘어진 우리의 그림자를 찍었다.

    그리고 다시 통도사 대웅전을 쪽을 향해 걸었다.

    깊숙한 곳에 아름다운 홍매가 피어 있었다.

    이곳의 홍매화는 지장매 보다 진한 분홍색이었고 더 많이 피어 있었다.

     

    홍매화 옆에 청매화도 살짝 피어 있었다.

    대체로 홍매화들이 더 일찍 피고 한참 뒤에 청매화들이 피는 것 같았다.

    예전에 자장매가 만개했을 때 통도사를 찾았을 때도

    청매화는 가지마다 하얀 꽃봉오리가 가득했었다.

    홍매를 실컷 구경하고서 대웅전으로 향했다.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조선 인조 때 중건한 것이다.

    대웅전 뒷편에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는데,

    대웅전은 그 계단과 함께 우리나라 국보로 지정되었다.

    금강계단은 개방하고 있지 않아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대신 계단 위에 올라가 담장 너머로 금강계단을 언뜻 볼 수는 있었다.

    금강계단에 부처님의 사리가 안치되어 있어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연못 위에는 배롱나무가 하나 서 있었는데 수형이 아주 아름다웠다.

    꽃이 피는 여름에 통도사에 와서 배롱나무 꽃을 보아야겠다.

    이제 해가 저물고 있었다.

    매화 나무 가지에 노란 해가 걸려 있었다.

    조그만한 매화들이 햇살을 듬뿍 머금고 있었다.

     

    통도사를 나오면서 자그만한 홍매들을 많이 보았다.

    아직 축 늘어진 아름다운 수양매화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지만,

    눈에 확 띄는 진분홍색 매화들은 많이 피어 있었다.

    키가 작아서 활짝 핀 꽃에 코를 가까이 대고 향기를 맘껏 맡을 수 있었다.

    매화들을 실컷 보고 느끼고서 다시 솔길로 들어섰다.

    돌아가는 길 소나무들이 금빛으로 반짝였다.

     

    통도사를 나와서는 사전투표를 하러 갔다.

    사전투표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더라도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었다.

    통도사 근처 사전투표소를 살펴보니, 하북면주민자치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었다.

    차를 끌고 센터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얼마 기다리지 않고 수월하게 투표를 마치고 나왔다.

    3번째 대통령 선거.

    내가 바라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나?

    오늘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도하며,

    투표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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