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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여행, 무더웠던 왓아룬에서아시아 여행기/태국 2022. 4. 12. 21:02728x90반응형
아침을 배부르게 먹고
둘이 코코넛 주스 하나씩 마시며 선착장으로 왔다.
복작이는 선착장에 도착해 조그만 동전을 내고 배를 탔다.
배를 타고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 왓 아룬으로 향했다.
체감상 10분도 안걸렸던 것 같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더라.
왓 아룬(Wat Arun)에 도착했다.
태국어로 왓(Wat)은 사원을 뜻하며 아룬(Arun)은 새벽을 뜻한다.
이름 때문인지 새벽에 이곳을 찾아와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전날 무리했던 탓인지 우린 느즈막히 일어났고
해 쨍쨍한 아침에 왓 아룬으로 왔다.
입장료는 50바트였다.
내가 너무나 좋아라하는 플루메리아(Plumeria).
화사하고 큼직한 꽃이 이쁘기도 하고 향기도 좋다.
떨어진 꽃잎을 주워다가 코를 박으면
기분 좋은 향기가 뿜어나온다.
플루메리아는 나라별로 다르게 부른다.
태국어로는 리라와디(leelawadee)!
왓 아룬을 새벽녘에 찾아오면
막 떠오른 햇살이 탑마다 촘촘히 박힌 자기들을 비추는데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사실 새벽이든 아침이든 한낮이든 상관 없을 것 같다.
날이 맑고 햇살만 한가득 비춘다면
색색의 자기 조각들이 반짝거리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
하얀 기둥과 외벽은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여기저기 깨진 흔적과 빛바랜 자기들을 보니 지나간 세월이 느껴졌다.
왓 아룬은 톤부리 왕조 때 세워졌고 지금까지도 계속 보수중이라고 한다.
기둥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다양한 빛깔의 자기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늘 없는 곳을 걸어다니면 땀이 주륵주륵 흘러내렸다.
그리고 태양빛이 강렬해 제대로 눈 뜨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덥다가도
사원 안으로 들어와 그늘진 대리석 바닥 위를 걸어다니니 덥지 않더라.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바람도 스쳐지나갔다.
본당 안에는 커다란 황금 부처상이 있다.
천장은 금박 문양이 수놓아진 붉은 벽지로 꽉 차있다.
내 키보다 몇곱절 높은 기둥에는 화려한 장식이 빽빽했다.
모든 것들이 번쩍이고 화사해서 우리나라에서 늘상 보던 절들이 소박하게 느껴졌다.
스님 한 분이 실팔찌를 걸어주시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
마지막에 굿 럭이라고 외치시는 걸 보니 아마도 복 많이 받으라는 이야기인가 보다.
그리고 조그만 빗자루로 머리 위에 물을 뿌리셨다.
물을 맞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왠지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 실팔찌가 새카맣게 변할 때까지 차고 다녔다.
그래야 스님이 준 행운이 쭉 나와 함께할 것 같았다.
본당 바깥쪽으로 나와 불탑을 구경했다.
푸른 하늘 위에 하얀 탑이 높이 솟아있었다.
탑마다 색색깔의 자기들로 다양한 문양을 만들어 넣었다.
보면 볼 수록 입이 떡 벌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화려한 탑이었다.
어떻게 사람의 손으로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답게 거대한 탑을 만들었을까?
그늘 없이 탑만 우뚝 솟아있어서 무척 더웠다.
양산이라도 챙겨왔으면 좀 달랐으려나?
마지막에는 땀을 뻘뻘흘리면서 구경했다.
왓 아룬이 새벽 사원인건
너무 더우니 새벽에 와서 보라는 뜻은 아닐까?
아침에도 이렇게 더운데 한낮에는 죽겠다 싶더라.
다음에 혹시라도 왓 아룬에 오게 된다면
무조건 이른 새벽에 와야겠다 싶었다.
왓 아룬을 다 둘러보고
다시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안녕 왓 아룬!
우리에게 익숙한 곳으로 돌아왔다.
눈 앞에 보이는 왓포와 우리가 자주 다니던 골목
방콕하면 떠오를 첫번째 이미지이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밤 중에 강변에 화려하게 빛나던 왓 아룬도 너무 좋았지만
왠지모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왓 아룬보다 왓 포가 더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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