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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 감악산 풍력단지 보랏빛 아스타 국화 꽃밭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10. 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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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11주년 여행을 시작하며 찾은 곳, 남편이 국화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하며 보라색 옷을 입히고 나를 감악산으로 데려왔다.

    보라빛 아스타 국화 축제가 한창이던 거창 감악산 풍력단지. 감악산 풍력단지는 레이를 끌고 가서 스탤스 차박을 하거나 피크닉을 해보고 싶어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아무런 기대 없이 찾았던 곳인데 눈앞에 보이는 온통 보랏빛인 동산과 산능선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이 계속 나왔다.

    작디 작은 꽃송이들이 모이고 모여서 꽃밭을 이루고 보랏빛 물결을 만들어 냈다. 몽글몽글 솜처럼 피어난 아스타 국화들을 매만지니 어찌나 부드럽던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활짝 핀 국화들 사이사이로 난 길들을 따라 살랑살랑 걸었다. 윙윙 벌들과 이름 모를 벌레들이 꽃을 따라 쉴틈없이 날아다녔다. 우리도 벌레들처럼 아름다운 꽃을 따라 다녔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보랏빛 풍경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것 같았다. 눈으로 담고 사진으로도 담고, 삼각대를 세워 놓고 11주년 기념 여행인만큼 기념 사진들도 잔뜩 남겼다.




    꽃을 따라서 걷다가 보면 멀리 풍력 발전기가 보인다. 바람 따라서 움직이는 바람개비 같은 녀석을 바라보면 나에게도 살랑이는 바람이 느껴진다. 햇살은 뜨거운데 바람은 시원해서 다니기 좋았다.




    거창이 사과로 유명해서 그런지 사과 모양 포토존이 있었다. 이곳에는 보랏빛 국화 말고도 푸른 꽃을 피워낸 수국들도 많았다. 국화들도 한가득 수국들도 한가득, 감악산 풍력단지는 말 그대로 꽃동산이었다.




    해가 어느새 저물고 있어서 하늘이 점점 더 노르스름해졌다. 이날은 남원에 숙소를 잡아 놓아 남원의 문화재 야행 축제를 즐기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겸사겸사 잠깐 거창에 들렀다 갈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이곳에 너무 좋아서 우리는 노을을 보고 나서 남원 쪽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노을은 머금은 국화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었다. 이런 아름다움은 내 평생 처음인 것 같았다. 세상은 이리도 넓고 볼 것도 참 많구나, 노을 머금은 보랏빛 세상을 기억 속에 깊게 새겼다. 우리 둘은 길 한가운데에 서서 지는 노을을 바라 보았다. 해는 금방 산 뒤로 훌쩍 넘어 가버릴 것 같았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노을 촉촉촉히 머금은 보랏빛 꽃들과 멀리 수묵화 처럼 보이는 능선들과 노란 하늘, 잊지 못할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가 참 소중하고 오늘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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