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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통영 섬 여행, 만지도 둘레길 동백군락지 만지봉 걷기
    우리나라 방방곡곡/국내 섬 여행 2022. 12. 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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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맞이 섬 여행.

    겨울이 되면 괜시리 섬이 생각난다. 차가워진 공기를 마시며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며 섬 둘레를 걸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이번에 우리가 찾은 곳은 만지도이다.




    통영 연명항에서 만지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배는 수시로 운영되어서 사실 언제가든 배를 탈 수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도 곧장 출발하는 배가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탔다. 왕복표 기준으로 성인은 12,000원 요금을 지불해야한다.




    통영 연명항에서 만지도까지는 십여분 정도 걸렸다. 만지도로 향하는 동안 만지도와 관련된 홍보 영상들이 줄지어 나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만지도에 관한 트로트 노래.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가수 분도 노래를 참 잘헸고 은근 중독성있었다.




    드디어 만지도에 도착했다. 만지도라는 이름이 붙은것은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가 아주 늦어서라고. 하지만 요즈음은 '마음을 만지는 섬'이라는 의미로 만지도를 부른다고 한다.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만지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섬을 다 돌아보는데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여유롭게 먼저 근처 식당에서 배를 채우고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작은 섬 치고는 식당이나 민박집, 펜션이 많았다.




    어쩌다 보니 제일 처음 나타난 식당에 가게 되었다. 직접 끓인 해물 육수로 만든 라면이라니, 말만 들어도 군침이 주르륵 흘렀다. 원조 이모전복해물라면이라는 상호의 식당이었다. 정말 라면 전문 식당같은걸?




    식당으로 가는 길 어여쁜 동백꽃과 동백새 벽화도 보고, 바닥에 그려진 먹음직스런 라면도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서 해물파전과 라면 하나, 막걸리를 주문하고 나와서 벽화들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크, 바다를 바라보며 먹으니 꿀맛이었다. 객관적으로도 너무 맛있었다. 라면이 정말 끝내주게 시원하고 맛나서 진공 청소기처럼 흡입했다. 파전이야 말로 무엇하리! 막걸리는 지역 막걸리가 나왔는데,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과 아주 잘 어울려서 후루룩 한 병을 다 비워버렸다.




    그렇게 모조리 음식들을 싹쓸이하고서 부른 배를 꺼트리기 위해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귀여운 벽화들과 고즈넉한 마을 풍경들을 감상하며 길을 걸어갔다. 생각보다 물이 정말 맑았다. 여름에 와서 하룻밤 머물며 놀멍쉬멍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는 출렁다리를 건너 넘어갈 수 있는 연대도가 아니라 만지도만 둘러볼 작정이었기에, 만지도 동백군락지가 있는 쪽으로 먼저 걸어가보기로 했다. 지나쳐오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거꾸로 가는 기분이 들었지만, 제일 먼저 보고싶었던 곳이 동백군락지였기 때문에 해안 둘레길을 따라 동백을 보러갔다.




    처음은 해안 데크길로 잘 닦인 바닷길을 따라 걸어갔다. 가다가 수달 동상을 만났는데 보지는 못했지만 만지도에 수달이 사나보다.​​

     



    바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걸어가다가 이윽고 산 위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쉽지는 않은 코스라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꽤나 있었지만 뭐, 거리도 길지 않고 쉬엄쉬엄 올라가면 되니 힘들지는 않았다.​​



    올라서 보는 바다의 모습은 더 멋있었다. 바다가 내 발아래 펼쳐져 있으니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나기도 했다. 철썩이는 파도소리는 멀어졌지만 멀리 보이는 바다는 평온해보이기 그지 없었다.




    오르막 길을 좀 오르다 보니 금방 동백 군락지에 들어서게 되었다. 동백나무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는 숲이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뻗어 나가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이파리들로 빽빽해서 초록빛 터널 아래를 걷는 것 같았다.




    곳곳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잎들이 어여뻤다. 각종 낙엽과 마른 솔잎들로 무성한 갈색빛 작은 길 위데 툭툭 무심히 떨어진 붉은 꽃잎들. 그 위를 걸어가는 우리는 동화 속 세상을 걷는 것 같았다.​​



    동백 군락지를 지나서 쭉 오르다 보면 만지봉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게 된다. 만지봉은 아마도 만지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만지봉 가는 길에 멀리 푸르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수평선 부근에는 작은 섬이 둥둥 떠 있었고, 절벽 아래에는 푸르른 소나무들이 피어나 있었다.




    잠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바위 위에 앉아서 따뜻한 차를 내려 마시며 쉬어가기로 했다. 차를 호로록 마시며 바다 보며 멍 때리기. 마음이 차분해지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수평선 위에 펼쳐진 그림같은 섬들의 실루엣이 펼쳐졌다. 남쪽 바다를 떠올리면 이 바다 위 떠있는 섬들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어른거린다.​​



    조용히 만지도 둘레길을 걷다 보면 새 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바다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고 걷고 먼 수평선을 바라보고 또 걷고.​​



    마지막 만지봉에 다다르는 구간은 좀 가파랐다. 숨을 헥헥거리면서 만지봉에 도착, 정상이지만 전망은 그리 좋지 않았다. 나무들이 많아서 오히려 올라오는 길이 더 바다 보기에는 좋았다.




    만지봉을 찍고서 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200년 된 오래된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굽이진 커다란 가지들이 인상적인 만지도의 수호신 나무. 나무 기둥을 매만지며 소나무의 기운을 잔뜩 받아 보고 다시 걸어갔다.




    섬 둘레를 따라 난 길을 따라서 내려갔다. 해안선이 가까워지니 철썩철썩 절벽에 부딪히는 잘잘한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설렁설렁 내리막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마을에 들어서니 고양이들이 많았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애옹애옹 소리 내면서 돌아다녔다.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마을을 지나 출렁다리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만지도 선착장 근처에 있는 마을 카페 뒷편 길로 걸어 들어왔다. 좁은 길 위에 빨간 동백꽃들이 후두둑 떨어져 있어 운치있었다. 카페에서는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카페 안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왔다.




    커피 한 잔 들고 데크길을 따라 걸어갔다. 호로록 따뜻하고 쌉싸름한 커피를 마시며 걷는 길이 즐거웠다. 데크길 옆은 바다, 그 반대편은 동백나무 군락지였다. 아직은 이른건지 꽃은 피지 않고 봉오리들만 가득이었다. 나중에 꽃이 피면 참 아름답겠다!​​




    데크길 끝에 닿으면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연대도였다. 우리는 오늘 만지도만 돌아보기로 했어서 연대도는 다음번에 가보기로 했다. 출렁다리는 정말 말 그대로 출렁였다.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는 출렁 다리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데크길을 걷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만지도 둘레길 걷기 그리고 출렁다리 건너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만지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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