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와 와인을 좋아하는 우리는 집에서도 요리를 자주 해먹는다. 여기는 일정이 있어서 외출하고 돌아온 날, 요리하기 번잡해서 외식을 해야겠다 싶어 찾다가 방문한 곳이다. 미리 예약을 해두어서 바로 준비된 자리에 앉아 세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화이트 라구와 바질 파스타와 뇨끼. 양이 어떨런지 몰라서 여쭤봤는데 보통 둘이서 파스타 둘과 뇨끼 이렇게 세가지를 주문한다고 하셔서 참고했다. 우리 둘이 먹기에 양이 약간 배부른 정도였다.
바 자리에 앉으니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여서 좋았다. 생면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서 반죽을 꺼내 면을 뽑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면을 뽑고 면수에 담궈 끓여내고 새우와 관자를 굽고 소스를 만드는 모습들을 쭉 지켜보았다. 우리가 곧 먹을 음식들이 요리되는 장면을 보니 참 재미났다.
먼저 나온 두 메뉴,
바질 파스타와 화이트 라구 파스타.
생면의 부드러운 느낌이 좋았다. 건면보다 부드럽고 이가 쓱 반죽에 씹혀 들어가는 그 기분이 좋다. 바질 파스타에 들어간 잘 구운 관자와 새우, 구우실 때 버터를 어마무시하게 넣는 걸 봤는데 워, 풍미가 장난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더 맘에 들었던 메뉴는 화이트 라구. 넙데데한 노란 면 식감이 좋았고 고기향과 트러플향, 고소한 소스(뭔가 엄청 푹 조리고 끓인 것 같은데, 고기 볶다가 화이트 와인, 치즈 등등 넣고 졸인건가?), 우리가 마시는 화이트 와인이랑 찰떡이었다.
사실 글라스 와인으로 레드도 하나 더 시켜서 먹었다. 허허.
뇨끼는 사이드 메뉴처럼 있었는데 다들 주문한다길래 시켜봤다. 근데 왠걸 너무 맛있었다. 뇨끼를 옥수수 향나는 크림 소스에 듬뿍 찍어 먹는데 뭔가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재미났다. 위에 굵직하게 치즈 슬라이스 해놓은 것도 재미났지.
와인 홀짝이며 마시고 있으니 안주 겸으로 주신 올리브. 딱 봐도 맛나 보이게 생긴 씨 있는 연두빛 올리브, 아 언제 이탈리아에 가보려나 올리브 정말 무지막지하게 사오고 싶다. 우리 먹을 용으로 흐흐흐.
아주 맛있게 잘 먹어서 다음에 또 찾고 싶다. 메뉴의 변화가 있으면 좀 더 찾게 되는 요인일 것 같은데 그대로라면 화이트 라구랑 정통 까르보나라를 먹어야지 싶다. 그리고 와인도 무조건 같이 먹어야 제맛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