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르단 여행 이른 아침 사해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 요르단 뫼벤픽 사해 리조트에서지구별 여행자/요르단 2023. 8. 1. 23:05728x90반응형
이른아침 눈을 떴다. 리조트에서 조식도 먹고 체크아웃 전 사해에서 좀 놀다 가고 싶어서 부지런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제 요르단에 입국했던지라 피곤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새로운 경험들을 생각하면 에너지가 막 샘솟았다.
잠깐 테라스에 나가보니 수영장은 어젯밤처럼 여전히 고요했다. 왠지 이 수영장은 머무르는 내내 관상용으로 보기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도 그랬지만..) 사해에서 수영하고 노는 것이 너무 재밌어서 수영장에 갈 겨를이 없었다.뫼벤픽 리조트, 조식을 먹었던 식당 뫼벤릭 사해 리조트의 조식
큰 리조트라 그런지 아침 조식 메뉴가 다양했고 음식들도 제법 맛있었다. 여유롭게 차도 마시고 커피도 즐기면서 아침을 먹었다. 얼른 사해로 뛰어가 놀고 싶은 마음에 아침 먹고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수영복으로 싹 갈아입고 위에 가벼운 옷만 걸치고 나왔다.이국적인 핑크색 꽃이 피어있던 나무 사해로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 보이던 푸르른 사해와 먼 이스라엘 땅 벽을 휘감고 있던 아름답던 이국의 꽃 망망대해 같은 사해가 눈앞에 펼쳐졌다!
사해로 가는 길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어제는 날씨가 흐리고 먼지가 꽉 껴있는 것처럼 온세상이 뿌옇게 보였는데, 오늘은 정말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사해가 이렇게 푸르르다니, 날씨가 좋으니 저절로 기분이 들떠 올랐다. 같은 사해지만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하루 묵길 정말 잘한 것 같더라. 어제 그 찌뿌둥한 사해만 보고 았으면 그 모습이 사해의 전부인줄 알고 떠났을테니까.
조식을 먹고 바로 왔더니 사해는 고요했다.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선베드도 빈자리가 많았다. 이 넓은 사해를 우리가 빌린 것만 같았다. 선베드 위에 짐을 두고 거침없이 사해로 들어갔다. 어제 들어가봐서 그런지 이번엔 망설임 없이, 물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사해에 누워서 둥둥 떠보는 것은 우(Woo)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요르단에 영 흥미가 없던 우가 솔깃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사해'였다. 요르단 여행 첫날 이렇게 사해에 오게 되었고, 물에 둥둥 떠보고 걷기도 하고 글도 적어봤으니, 이러고 보니 맘만 먹으면 버킷리스트 이루기가 참 쉽네?
사해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사해 위에 누워서 책을 보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읽기도 물론이거니와, 책 읽는 모습을 기념으로 사진에 남기고 싶었다. 사해에 가는 사람들은 다들 잡지던 뭐던 하나씩 쥐어 들고 사해 위에서 사진을 찍더군.
책은 없어서 우리 둘의 일기장을 들고 사해로 왔다. 일기장을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한참 찍어 보았다. 이렇게 몸이 뜨는 것도 신기한데, 바다에서 둥둥 뜬 상태로 뭔가를 쓰고 읽는 경험은 정말 특이했다.
사실 사해 위에 둥둥 떠서 누워있거나 다리를 들어 올려 앉아 있는 자세보다는 그냥 땅에서 걷는 것처럼 걸어 다니는 것이 훨씬 더 재밌었다. 몸이 물 아래로 푹 들어갔다가 슝 나오는 그 느낌이 중독적이었다. 마치 무중력 상태의 달 위를 걷는다면 이런 기분이 아니려나 싶었다.
우리 둘은 열심히 걸어서 부표 끝까지 갔다. 걸어도 다리는 땅에 닿지 않고 허공에 그저 떠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묘한 기분, 사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멀리 보이는 이스라엘 땅, 새하얗게 보이는 산맥은 무척 황량해보였다. 나무나 풀이 전혀 나있지 않았다. 저 척박한 땅에서도 사람이 살았을까 싶었다. 요르단에서 보이던 많은 산들이 다 헐벗고 있었는데, 계속 그런 장면을 마주하게 될 때면 순간 우리나라의 푸르른 산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오늘은 머드 통에 진흙이 꽉 차있었다. 손으로 진흙을 한 움큼 가득 떠서 몸 구석구석에 바르고 잠깐 기다렸다. 사해의 기운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정도 진흙이 굳으면 사해에 들어가서 씻어내고 밖으로 나와 또 다시 진흙을 바르고 사해를 들어가고를 반복했다. 오래 전 클레오파트라가 사해의 머드를 피부 미용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오래도록 퇴적된 흙이라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들었다. 이런 말들을 들어서 그런 것일까, 피부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먼 옛날 사람들은 사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나? 몸이 둥둥 뜨니 걸어서 반대편 땅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옛 사람들은 배를 타고 건너편 땅으로 갔다고 한다. 그리고 어부들은 요르단 강에서 멋모르고 넘어온 물고기들을 잡았다고 한다. 물고기들이 셀프로 염장되어 있으니 일석이조인가?
사해를 거닐다 보면 거대한 소금 덩어리들을 보게 된다. 이 소금을 조각내서 스크럽 하듯이 몸에 문지르는 사람들도 보았다. 소금 덩어리에는 층이 져있었는데, 이 층이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쌓이고 쌓였길래 이렇게 층이 만들어진 것일런지, 그 오랜 시간에 감탄했다.
우리 둘 다 사해에서 노는 것이 너무 재미나서, 요르단에서의 마지막 날 또 다시 사해에서 보내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누군가가 1시간 동안 잠깐 요르단 여행의 어떤 순간으로 데려가준다고 한다면, 우리 둘 다 서슴없이 사해에서 수영하던 때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그만큼 그리운 곳이 된 사해, 나중에 주름지고 관절 흔들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면 왠지 사해를 다시 찾게 될 것만 같다.반응형'지구별 여행자 > 요르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르단 여행 로컬 식당 Nea Local Food에서 맛본 요르단 가정식 (0) 2023.08.26 요르단 여행 사해 드라이브, 그리고 솔트 비치 (0) 2023.08.17 요르단 사해 여행, 사해 뫼벤픽 리조트 체크인 & 사해 노을과 수영 (0) 2023.07.30 요르단 자유여행기! 요르단 입국심사와 비자, 요르단 유심, 요르단 환전 그리고 요르단과 아랍 국기 이야기 (0) 2023.07.23 요르단 여행기, 인천에서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암만으로 가기! + 카타르 물가에 식겁한 이야기 (1) 2023.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