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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단 여행 이른 아침 사해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 요르단 뫼벤픽 사해 리조트에서
    지구별 여행자/요르단 2023. 8. 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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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아침 눈을 떴다. 리조트에서 조식도 먹고 체크아웃 전 사해에서 좀 놀다 가고 싶어서 부지런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제 요르단에 입국했던지라 피곤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새로운 경험들을 생각하면 에너지가 막 샘솟았다.


    잠깐 테라스에 나가보니 수영장은 어젯밤처럼 여전히 고요했다. 왠지 이 수영장은 머무르는 내내 관상용으로 보기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도 그랬지만..) 사해에서 수영하고 노는 것이 너무 재밌어서 수영장에 갈 겨를이 없었다.

    뫼벤픽 리조트, 조식을 먹었던 식당
    뫼벤릭 사해 리조트의 조식


    큰 리조트라 그런지 아침 조식 메뉴가 다양했고 음식들도 제법 맛있었다. 여유롭게 차도 마시고 커피도 즐기면서 아침을 먹었다. 얼른 사해로 뛰어가 놀고 싶은 마음에 아침 먹고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수영복으로 싹 갈아입고 위에 가벼운 옷만 걸치고 나왔다.

    이국적인 핑크색 꽃이 피어있던 나무
    사해로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 보이던 푸르른 사해와 먼 이스라엘 땅
    벽을 휘감고 있던 아름답던 이국의 꽃
    망망대해 같은 사해가 눈앞에 펼쳐졌다!


    사해로 가는 길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어제는 날씨가 흐리고 먼지가 꽉 껴있는 것처럼 온세상이 뿌옇게 보였는데, 오늘은 정말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사해가 이렇게 푸르르다니, 날씨가 좋으니 저절로 기분이 들떠 올랐다. 같은 사해지만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에 하루 묵길 정말 잘한 것 같더라. 어제 그 찌뿌둥한 사해만 보고 았으면 그 모습이 사해의 전부인줄 알고 떠났을테니까.


    조식을 먹고 바로 왔더니 사해는 고요했다.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선베드도 빈자리가 많았다. 이 넓은 사해를 우리가 빌린 것만 같았다. 선베드 위에 짐을 두고 거침없이 사해로 들어갔다. 어제 들어가봐서 그런지 이번엔 망설임 없이, 물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사해에 누워서 둥둥 떠보는 것은 우(Woo)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요르단에 영 흥미가 없던 우가 솔깃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사해'였다. 요르단 여행 첫날 이렇게 사해에 오게 되었고, 물에 둥둥 떠보고 걷기도 하고 글도 적어봤으니, 이러고 보니 맘만 먹으면 버킷리스트 이루기가 참 쉽네?


    사해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사해 위에 누워서 책을 보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읽기도 물론이거니와, 책 읽는 모습을 기념으로 사진에 남기고 싶었다. 사해에 가는 사람들은 다들 잡지던 뭐던 하나씩 쥐어 들고 사해 위에서 사진을 찍더군. ​

    책은 없어서 우리 둘의 일기장을 들고 사해로 왔다. 일기장을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한참 찍어 보았다. 이렇게 몸이 뜨는 것도 신기한데, 바다에서 둥둥 뜬 상태로 뭔가를 쓰고 읽는 경험은 정말 특이했다.


    사실 사해 위에 둥둥 떠서 누워있거나 다리를 들어 올려 앉아 있는 자세보다는 그냥 땅에서 걷는 것처럼 걸어 다니는 것이 훨씬 더 재밌었다. 몸이 물 아래로 푹 들어갔다가 슝 나오는 그 느낌이 중독적이었다. 마치 무중력 상태의 달 위를 걷는다면 이런 기분이 아니려나 싶었다.​

    우리 둘은 열심히 걸어서 부표 끝까지 갔다. 걸어도 다리는 땅에 닿지 않고 허공에 그저 떠있는 그런 기분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묘한 기분, 사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멀리 보이는 이스라엘 땅, 새하얗게 보이는 산맥은 무척 황량해보였다. 나무나 풀이 전혀 나있지 않았다. 저 척박한 땅에서도 사람이 살았을까 싶었다. 요르단에서 보이던 많은 산들이 다 헐벗고 있었는데, 계속 그런 장면을 마주하게 될 때면 순간 우리나라의 푸르른 산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오늘은 머드 통에 진흙이 꽉 차있었다. 손으로 진흙을 한 움큼 가득 떠서 몸 구석구석에 바르고 잠깐 기다렸다. 사해의 기운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정도 진흙이 굳으면 사해에 들어가서 씻어내고 밖으로 나와 또 다시 진흙을 바르고 사해를 들어가고를 반복했다. 오래 전 클레오파트라가 사해의 머드를 피부 미용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오래도록 퇴적된 흙이라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들었다. 이런 말들을 들어서 그런 것일까, 피부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먼 옛날 사람들은 사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나? 몸이 둥둥 뜨니 걸어서 반대편 땅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옛 사람들은 배를 타고 건너편 땅으로 갔다고 한다. 그리고 어부들은 요르단 강에서 멋모르고 넘어온 물고기들을 잡았다고 한다. 물고기들이 셀프로 염장되어 있으니 일석이조인가?


    사해를 거닐다 보면 거대한 소금 덩어리들을 보게 된다. 이 소금을 조각내서 스크럽 하듯이 몸에 문지르는 사람들도 보았다. 소금 덩어리에는 층이 져있었는데, 이 층이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쌓이고 쌓였길래 이렇게 층이 만들어진 것일런지, 그 오랜 시간에 감탄했다.


    우리 둘 다 사해에서 노는 것이 너무 재미나서, 요르단에서의 마지막 날 또 다시 사해에서 보내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누군가가 1시간 동안 잠깐 요르단 여행의 어떤 순간으로 데려가준다고 한다면, 우리 둘 다 서슴없이 사해에서 수영하던 때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그만큼 그리운 곳이 된 사해, 나중에 주름지고 관절 흔들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면 왠지 사해를 다시 찾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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