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에서 여수로 떠나는 배를 타기 전, 안도에 들러 트레킹을 잠깐 하려고 했다.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니 날이 어찌나 덥던지, 도저히 어딜 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안도에는 해수욕장이 하나 있었다. '안도 해수욕장'이라고 네비게이션에 찍고 찾아갔는데, 정말 작고 한적한 해수욕장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최근들어 본 그 어떤 해변보다도 아름다웠다.
도로 끝으로 보이던 새하얀 모래와 맑은 에메랄드 빛깔 바다를 보자마자 가슴이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차 안에서 호다닥 옷을 갈아 입고 스노쿨링 장비들을 챙겨서 해변으로 왔다.
와, 이렇게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정말 오랫만이었다. 잔잔한 파도와 새하얀 모래, 보석을 갈아 놓은 듯한 바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인지, 아무도 없던 바다는 맑디 맑았다.
해수욕장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동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고요한 바다를 바라 보며 잠깐 서있었다. 금오도에 와서 우연찮게 안도를 오게되고, 이렇게 아름다운 해수욕장에서 신나는 물놀이도 하게 되었으니 정말 복 받은 날이다.
바다를 한참 구경했으니 이제 신나게 스노쿨링을 즐길 차례였다. 스노쿨링 도구를 챙기고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도 챙겨왔다. 그리고 물에 빠져든 순간, 시원한 바다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물안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맑고 투명했다. 수심은 얕았다가 갑작스럽게 깊어졌는데, 부표가 있는 쪽은 정말 깊었다. 그렇게 깊은데도 바다 밑의 고운 모래가 다 보일 정도로 정말 물이 맑았다.
시간이 흐르자 해변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우리 말고 두 팀 정도 더 왔던 것 같다. 그마저도 금방 돌아서 가서 우린 바다를 빌린 것마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재미나게 놀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몇시간이고 여기 머물면서 수영도 하고 스노쿨링도 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오늘 금오도에서 배를 타고 여수로 나가야했기에, 시간이 없어서 1시간 반 정도 물놀이를 하다가 해변을 나와야했다.
다음번 여행때는 안도에서 하루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다음번에는 넉넉하게 3박 4일 일정으로 다시 금오도를 찾아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