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엘라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눈을 뜨고 발코니에 나가서 엘라락을 바라 보았다. 아직 하늘에 햇살이 가득 차오르기 전이었다. 고요한 아침을 맞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다.
엘라에서 보내는 이틀 모두 이 마두샨카 리조트로 예약해두었는데(옮겨다니기 너무 번거로와서😅) 조식이 모두 포함된 옵션이었다. 조식 먹기 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따뜻한 스리랑카산 홍차를 마시며 일기를 끄적였다.
경치가 좋으니 그냥 글이 술술 써지는구나! 아이고 좋다! 역시, 이곳을 예약하길 잘했어. 우리를 둘러싼 공기와 분위기가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고 좋았다.
일기를 끄적이고 있는데 직원이 다가와 차례차례 우리의 아침을 가져다 주었다. 진수성찬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그런데 이어지는 직원의 당부, 음식을 놓고 자리를 비우지 말라는 것! (왜냐면 원숭이가 와서 다 훔쳐먹는다고 했다. 끄억!😱)
신선한 과일과 갓 부친 계란, 빵과 핫도그, 코코넛 향이 감도는 달콤했던 빵, 꿀을 잔뜩 뿌린 아보카도와 시원한 수박주스 그리고 스리랑카에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홍차 🫖
또르르륵 새하얀 티팟에 담긴 영롱한 붉은빛의 홍차를 엘라락을 바라보며 따르고 있노라면, 아 우리가 진정 스리랑카에 와있구나 싶었다. 아 평화로와라!
밥을 먹는 동안 알 수 없는 검은 형체의 동물들이(원숭이는 아닌 것 같았다.) 동물들이 나무 위를 뛰어 다녔다. 대체 뭐지? 우리에게 다가올까봐 살짝 쫄았지만, 저들은 그저 나무 위만 옮겨다닐 뿐이었다.
배부르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 여정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려고 배낭을 챙기려는 찰나,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엄청난, 진짜 정말로 엄청난 개미떼가 배낭에 드글드글드글드글 했던 것이다. 정말 태어나서 이정도로 많은 개미떼는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사진은 혐오스러워서 차마 찍지는 못했다. 흐어어엉. 지금 생각해도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것 같다. 앞으로는 다시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을 광경...............😭😭😭😭😭😭😭😭
자초지종은 이렇다. 하푸탈레 호튼 플레인즈에 트레킹 가면서 우리가 미리 사놓은 초콜릿 은박지를 다 까서 쓰래기통에 버리고 초콜릿 채로 상자 안에 넣어 두었다. (호튼 플레인즈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은박지, 플라스틱 다 반입 불가였다.)
그리고 배낭 속에 조용히 잠들어있던 초콜릿.
초콜릿은 상자 안에 덩그러니 그냥 놓여 있었고, 마침 우린 자연 속에 덩그러니 놓인 그런 숙소에 왔고, 개미들은 향긋한 냄새를 맡았을 것이고, 본능에 따라 질주 본능으로 초콜릿 배낭을 찾아온 것이다!
우(Woo)는 용기를 내서 개미가 득실거리는 초콜릿을 꺼내 (어떻게 꺼냈는지도 의문이다. 어떻게 만지지? 흐허허허허허허헝 😭) 검은 비닐에 넣고 호다닥 비닐을 묶어서 버리러 갔다. 그리고 배낭은 미친듯이 탁탁탁탁 바닥에 패대기치듯이 쳐서 개미들을 털어냈다.
평화는 한순간에 작살났다. 뿌엥 😭
이날의 교훈을 통해 앞으로 동남아의 자연친화적 숙소를 방문할 때는 모든 단 과자들은 철저히 밀봉하거나(가끔 밀봉해도 뚫고 오기도한다 미친개미🐜) 냉장고에 넣는 것(냉장고. 냉장고. 냉장고가 최고!)으로 개미떼를 미연에 방지하게 되었다.....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