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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단 마다바 여행, 세례 요한 교회(St. John the Baptist Roman Catholic Church)의 모자이크와 세례자 요한
    지구별 여행자/요르단 2024. 10. 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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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묵었던 모자이크 시티 호텔에 걸려있던 모자이크 액자


    모자이크의 도시 마다바. 도시 곳곳에 비잔틴 시대의 유물인 모자이크들이 있어서, 여기저기 마다바 곳곳을 돌아다니며 퀘스트 깨듯이 모자이크를 보는 것이 우리 계획이었다.


    와디럼에서 마다바까지 이동하기도 했고 또 침대 위에서 한숨 자느라 시간이 많이 흘러 있어 이날은 한두군데만 돌아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세례 요한 교회(St. John the Baptist Roman Catholic Church).


    낯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이 재밌기도 하면서 약간 긴장되었다. 페트라나 홍해 아카바, 와디럼에서 보았던 수많은 외국인들이 마다바에서는 보이질 않았다. 생필품, 식료품 가게들을 지나기도 했고 주택가를 지나기도 했다. 곳곳에 적힌 아랍어 간판과 안내판들이 이곳이 요르단이구나를 실감하게 했다.


    드디어 입구가 나왔다. 입장료는 1JD였고 정해진 운영 시간 보다 살짝 일찍 문을 닫으시는 것 같으니 주의해서 방문해야한다. (우리가 다 보고 나올 때즈음에는 아직 운영시간인데도 직원분께서 교회 문을 닫아 버리셨다... 😲)


    요르단에서는 이슬람교가 주이나 마다바에는 유독 기독교도가 더 많다. 오스만 제국 시절 카락이라는 도시에서 이슬람교도들과 기독교도들의 충돌이 벌어졌는데, 수적 열세에 있던 기독교인들이 위험에 처했다. 기독교인들의 간청에 오스만 제국은 마다바에 기독교인들끼리 모여 살도록 허가했다. 다만 제한이 있었는데 집은 마음대로 짓되, 종교시설의 경우 오래전 비잔틴 제국 시절 교회터에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이 교회도 고대 유적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계단을 따라서 아래로 들어서면 고대 지하 통로들이 나오고 통로들마다 이어진 각 방에서 다양한 유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터널을 지나 왔더니 멀리 목이 놓인 조각상 하나와 전신상 하나가 보였다. 세례자 요한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었는데, 마다바에서 30km 정도 떨어진 마케루스 요새라는 곳에서 요한이 참수당했다고 한다.


    여러 미술 작품들로 먼저 접해봤던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 여러 버전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우리가 아는 이야기는 이러하다.


    기원전 4년경 갈릴리(갈릴리 호수 주변)와 페레아 지역(사해 동쪽)을 통치했던 헤로데 안티파스는 나바테아 왕국의 공주와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하고, 그의 이복형제의 딸이자 또 다른 이복형제의 부인이기도 했던 헤로디아와 혼인을 한다. 요한은 이 결혼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고 안티파스는 그를 감옥에 가둔다. 어느날 왕의 생일을 맞아 연회가 벌어졌는데 그의 딸 살로메가 아름다운 춤을 추어 왕을 기쁘게 했다. 감격한 왕은 딸에게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한다. 살로메는 요한의 목을 은쟁반에 담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이미 약속을 했던 왕은 하는 수 없이 요한을 처형하고 말았다.

     

    카르바조의 그림 (출처:네셔널 갤러리)


    뭔가 그때 진짜 쓰였을 것만 같은 낡은 쟁반이 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가까이서 본 새하얀 조각상은 좀 무섭게 느껴졌다.


    세례자 요한은 기독교 신앙은 물론 이슬람 신앙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여겨지는 사람이다. 마다바가 기독교인들이 많은 도시가 아니었더라도, 그를 기념하는 장소가 이 근처 어디에선가 만들어졌을 것 같다.

    모자이크들이 전시된 방의 모습
    이 두 작품이 특히 아름다웠다


    이 교회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우리에게 더 큰 감흥을 주었던 곳은 바로 모자이크들이 모여있던 공간이었다. 진품이 아닌 모조품들이긴 했지만 다양한 모자이크들을 한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Three of Queens (Madaba, Gregpria, Rome)
    바다의 신을 나타낸 모자이크
    마다바의 나무(Tree of Madaba)
    포도와 석류를 담은 모자이크
    예루살렘을 나타낸 모자이크
    생명력 넘치던 모자이크


    비록 모조품이라 할지라도 전시된 모자이크 작품들이 너무 멋있었다. 평면적이긴 했지만 컬러가 다채롭고 생동감이 넘쳐서 그냥 보기에도 너무 아름다웠다.


    사냥하는 장면을 묘사한 모자이크는 어찌나 생동감이 넘치던지, 모자이크 속에 다양한 동물들이 담겨 있었다. 옛날에는 이곳에 얼룩말도 살고 사자도 살고 그랬나?


    모자이크 방을 나와서 이어진 루트를 따라 걸어갔다. 비잔틴 시대의 유적지들을 살펴 보았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돌 무더기에 폐허라서 감흥이 없었다.


    지하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서 본당으로 올라왔다. 오래된 고유적지 위에 지어진 최신식 교회(?)라 그런지 뭔가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음직한 현대식 교회의 모습이었다.


    교회 종탑으로도 올라가볼 수 있어서 계단을 따라 위로 가보기로 했다. 삐걱거리는 높다란 나무 계단이 몇차례 이어졌고 우리는 계속 올라갔다.


    꼭대기 즈음에 쇳덩이로 만든 것 같은 낡은 종이 하나 매달려 있었다. 종 아래에는 얇은 끈이 매달려 있어서 종을 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소음을 만들어 낼까봐 종을 치지는 않았다.

    황금 모스크가 눈앞에 보였다
    비좁은 쇠창살을 통해 봐야했다 😅


    종탑의 꼭대기로 올라가면 마다바를 조망할 수 있었다. 뿌연 먼지가 가득 낀 하늘 아래 펼쳐진 무채색의 도시가 마다바의 첫 인상이었다. 날씨 때문인지 건물들의 색 때문인지 도시 전체가 칙칙하고 가라 앉아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려가는 길에 노란 벽면에 적힌 'Free Palestine'이라는 글귀를 봤다. 참 종교라는 것이 무언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에 대해 문득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나오자 직원 분이 교회 문을 걸어 잠궜다
    교회 문 위로 볼 수 있던 세례자 요한 모자이크


    본당과 지하, 종탑까지 다 둘러보고 교회를 나왔다. 교회 바깥에도 구경거리들이 많았다. 교회 입구 문 상단으로 세례자 요한의 모습을 담은 모자이크를 볼 수 있었다.


    교회 벽면은 모자이크 작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이 모자이크였다. 왜 마다바를 모자이크 도시라 부르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 좋은 방문이었다.


    하늘이 참 뿌앴다. 우리는 왔던 길을 따라서 다시 돌아갔다. 구글 지도를 열고 근처에 있는 다른 모자이크 유적지 한 곳을 더 보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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