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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보홀 여행 발리카삭 거북이 투어, 바다거북이랑 물고기랑 함께 신나는 물놀이, 버진 아일랜드
    아시아 여행기/필리핀 2024. 10. 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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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보홀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했던 체험했던 투어는 바로 발리카삭 호핑투어이다!


    전날 새벽에 필리핀 보홀 팡라오 공항에 도착해서 픽업버스를 타고 리조트에 왔다. 숙소에서 하루 잤다고는 하지만 호핑투어 픽업 시간이 이른 편이어서 거의 3~4시간 자고나서 바로 나가는 느낌이었다.


    툭툭이를 타고서 도착한 곳. 빨간 처마 밑에 있는 건물은 화장실이었다. 일단 호핑투어 시작하면 중간에 밥 먹을 때 말고는 화장실 갈 곳이 빠땅찮아서 미리 해결하고 가는게 좋다.


    발리카삭 호핑투어를 함께할 가이드 두 분을 만났다. 선한 인상의 가이드들, 한 분은 엄청 재기발랄하고 한 분은 엄청 조용한 타입이어서 조화로웠다(?).


    파도가 좀 거세서 거북이를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밖에서 보기에도 바다 색깔이 거무튀튀하고 파도도 좀 센 것 같고 스노쿨링이 잘 되려나 싶더라는.


    보트는 출발하고 거북이 포인트를 향해 달려나갔다. 미리 안내받기로는 먼저 다른 포인트에 가서 물고기를 보고 점심도 먹고 나서 거북이 포인트로 가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날씨 때문에 가이드들이 순서를 바꾼 것 같았다.


    거북이 포인트에 도착하고 우리 둘 다 구명조끼와 스노쿨 도구랑 오리발이랑 모두 착용하고 바다 위로 풍덩 빠져 들었다. 원래 둘이 물놀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많이 해봤기도 했고, 더불어서 가이드들이 1:1로 케어해줘서 전혀 무서운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곧 거북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우와, 진짜 바다 거북이다! 바다 속을 유유히 헤엄쳐다니는 귀여운 거북이들, 수도 정말 많았다. 요리봐도 저리봐도 거북이가 계속 있었다.


    거북이들은 깊은 바닷속으로 멀어지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수면 위로 올라와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기도 하고 모래바닥에서 뭔갈 뜯어 먹기도 했다. 물 속은 어찌나 조용하고 평화롭던지, 우린 두 손을 꼭 잡고 바다를 헤엄쳐다니며 다양한 모습의 거북이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스리랑카 히카두와에서 바다거북이를 처음 보았었는데, 바닷속 시야가 좋아서 그 때보다 더 선명하게 거북이가 보였고, 거북이 수도 훨씬 많아서 요리조리 계속 지켜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귀여운 거북이랑 같이 헤엄치다 보니 이 넓고 고요한 바다를 함께 누비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바닷속에서 자유로운 거북이처럼 우리도 이 바다에서 몸짓이며 마음이며 모두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어떤 순간에는 거북이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있어서 놀라서 몸이 움츠러들기도 했다. 하지만 녀석은 우리가 옆에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유유히 제 갈길을 갈 뿐이었다.


    거북이를 보러 이리저리 바다를 휘젓고 다니고 있으면 어디에선가 우리를 찍어 주시고 있던 가이드분들, 덕분에 많은 기념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다.


    발리카삭 호핑투어는 이렇게 거북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꼭 다시 체험해보고 싶은 투어가 되었다. 다음에 보홀에 놀러오면 발리카삭 투어는 꼭 다시 해야겠다며 둘 다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거북이들 실컷 보고 나서 가이드를 따라서 섬 안쪽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오리발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멀리 가는데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섬에서 점심식사를 먹을 예정이었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며 가이드 두 분이 보트에 가서 우리의 짐과 신발을 가져다 주셨고 음식도 주문을 해주셨다. 음식은 투어비에 포함된 거라서 우리가 따로 주문할 것은 라면이나 음료 정도였다. 한동안 식탁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 보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물놀이 후에 또 라면이 빠지면 섭섭하니, 마침 가게에서 육개장을 팔고 있길래 육개장 두개를 사왔다. 그리고 투어에 포함된 음식이 나왔다. 구운 고기들과 새우, 밥, 달콤한 망고가 먹기 좋게 손질되어 나왔다.


    보기에는 뭔가 양도 적고 단순해보여서 맛이 있으려나 했는데, 꿀맛이었다. 양념이 되어있고 불맛나는 고기와 밥과 새우, 감칠맛 좋던 소스 그리고 완전 달콤했던 망고.


    음료도 둘 주문해서 시원하게 먹어 해치우고서 다시 투어를 이어나가기 위해 보트로 향했다. 여기 화장실이 있긴 했는데 정말 옛날 식이었다. 물을 직접 퍼다가 화장실 안에 들어가서 싸고 물을 부어 넘기는 완전 수동식 화장실이었다.


    다시 보트에 오르고 이제 물고기들을 보러 갈 차례였다. 우리가 밥을 먹었던 섬에서 멀지 않은 곳이 포인트였다.


    다시 준비를 하고 물 속으로 퐁당 빠져들었다. 이곳에서는 가이드가 과자 봉지 같은걸 줬는데, 살짝 잘라서 물 속에서 꺼내니 물고기들이 미친듯이 달려 들었다.


    코발트 블루 색의 바다보다 더 밝고 훤한 빛깔의 물고기들이 떼로 몰려들어서 움직이는 모습이 환상적이었다. 깊은 물 속에 들어가지 않고도 이렇게 물 위에서 편하게 수많은 물고기들을 관찰 할 수 있어 좋았다.

     


    우(Woo)는 수트를 벗어 던지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 잠시동안 머물기도 했다. 가이드가 더 깊은 물 속에 들어가서 멋지게 우의 사진들을 찍어 주었다.


    가이드가 물속에서 입으로 고리를 만들어 보내면 우리는 물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기도 했다. 가이드 두 분이 정말 열심히 우리 둘의 사진을 찍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어찌나 다 잘 찍었던지, 퀄리티가 너무 좋았다!)


    물고기들을 실컷 보고 나서 이제 마지막 포인트로 갈 차례였다. 두번째 물놀이를 마치고 올라오니 사실 체력이 다 고갈되어서 바로 호텔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제 새벽에 도착해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바로 투어를 시작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마지막 장소는 바로 버진 아일랜드.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 들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좀 흐렸던 탓에 바다는 시커멓고 하늘도 시커매서 섬이 좀 우중충한 느낌이었다.


    파도 때문에 원래 배를 세우려고 했던 곳에 세우질 못해서 다른 곳에 배를 정박시키고 걸어서 해변으로 나왔다. 잔잔히 채워진 얕은 바다 사이로 고운 모래로 된 길이 나 있었다. 그 길을 따라서 섬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날이 흐리고 파도가 거세서 그런 탓인지 쓸쓸하고 침울해 보이던 버진 아일랜드. 섬 안에는 성 프렌체스코 동상이 외로이 서 있었다.


    많이 지치기도 했고 이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섬은 살짝만 둘러보고서 다시 보트 위에 올라 탔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보트 위에서 기절했다. 한숨 자고 나니 어느새 우리가 출발했던 항구에 도착했다.


    가이드 두 분과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픽업 차량 위에 올라 보홀에서 지내는 내내 묵게 될 아모리타 리조트로 향했다. 역시 첫날 투어는 빡세다. 하지만 너무 재밌어서 다음에 꼭 다시 하게 될 것 같은 발리카삭 호핑투어.​

    특히 거북이를 이렇게 원없이 보고 같이 헤엄치며 바다를 누볐던 경험은, 우리 둘에게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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