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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 렌트카 여행, 고치 여행 니코부치(にこ淵)에서 만난 니요도 블루일본 방방곡곡/시코쿠 2025. 3. 7. 12:38728x90반응형
니요도 강 근처에 머무르며 꼭 들르고 싶었던 니코부치. 니요도 블루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무척 궁금했다. 푸르른 빛깔이 얼마나 어여쁘길래 '니요도 블루'라고 따로 부를까? 커다란 산들을 마주보면서 달리고 달리다 도착한 니코부치. 주차장이 그리 넓지는 않았다. 주차장 부지에 자리잡은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들부터 기이하게 느껴졌다.
니코부치 안내판이 있었으나 한글로는 적혀있는 것이라곤 '니코부치' 딱 네글자 뿐이었다. 일본어를 마주하고 있자니 영어가 모국어가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흐허허허. 그래도 영어라도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을 했다.
니요도 블루를 보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안내판을 따라서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철제 계단이었는데 오호라, 제법 경사도 높고 흔들거리는 느낌이라서 아찔했다.
울창한 산림 아래 난 계단을 따라서 쭉 내려가다 보면 기세 좋은 물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더 물소리는 가까워지고, 곧 시원한 폭포가 보일 것 같았다.
내려가는 길 멀리 푸르른 웅덩이가 보였다. 푸른색 물감 위에 옥빛 가루를 넣은 것 같은 오묘한 물 색깔이었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서 제각각 다른 빛깔이라던 니요도 블루, 우리가 만난 니요도 블루는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빛깔이었다.
니요도 블루 못지 않게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바로 내려가는 길 암벽에 붙어 있던 다양한 식물들이었다. 연두색깔 빛깔이 참 고운 고사리들과 이름 모를 작은 이끼류, 집에서 키우던 베고니아 비슷한 식물들까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자라나고 있던 식물들!
작은 요정들이 모여 사는 조그만 세상을 들여다 보고 온 것 같았다. 여행을 다니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늘 보고 느끼던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그러면서 도리어 익숙했던 것들의 소중함도 알게 되기도 한다.
상쾌한 푸르름을 눈에 가득 담고 시원한 공기도 마시며 내려가는 길, 나중에 올라와야 하니 아찔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자연 속에서 걸으면 힘을 빼면서도 동시에 힘이 솟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인적이 드물었던 니코부치. 우리가 계단을 따라 열심히 내려가고 있을 때 한 팀 마주쳤나 싶다. 이렇게 한적한 때에 올 수 있다는 것도 참 복이다. 덕분에 조용히 둘이서 오붓하게 니코부치를 즐길 수 있었다.
드디어 만나게 된 니코부치(にこ淵).
초록으로 뒤덮인 깊은 숲 속에 푸른 웅덩이와 세차게 흘러내리는 하얀 폭포가 보였다. 숲의 요정들이 뛰어 노닐 것 같은 몽환적인 풍경이었다.
니코부치는 지역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물의 신이 머무르고 있단느 전설 때문인데 그 때문인지 이곳에서의 수영은 금지되어 있다. 딱 보자마자 뛰어 들어 수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다. 날씨도 날씨였거니와 금지되어있기도 하니 우리는 두 눈으로, 또 카메라로 이곳을 담았다.
삼각대를 세워 놓고서 기념 사진을 찰칵 찍고 잠깐동안 니코부치에서 놀멍 쉬멍 시간을 보냈다. 가까이서 보면 티 없이 맑은 물인데, 먼 웅덩이쪽은 짙은 에메랄드 빛깔이었다. 아마도 햇볕이 따사롭게 비치는 날이면 좀 더 푸른 빛깔이 돌지 않을까나?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에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서 소망을 빌어 보았다. 물의 신이 살고 있다니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니코부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길, 멀리 보이는 쭉쭉 뻗은 나무들과 높다란 산능성이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한국에서 늘 보던 산의 모습과는 좀 달랐다. 이제 니코부치를 떠나 고치 시내로 가볼까나?반응형'일본 방방곡곡 > 시코쿠'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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