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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가득한 화개에서 만난 화덕피자 '나폴리', 노을 머금은 벚꽃길 걷기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3. 26. 20:07728x90반응형
청명한 파아란 하늘 아래 끝도 없이 늘어선 하얀 벚꽃을 따라서 걸어갔다. 벚꽃을 보러 많이도 다녔건만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길은 처음인 것 같았다. 길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 벚나무들이 수령이 오래되어서 가지가 하늘을 다 뒤덮을 정도로 뻗어 있었다.
우리는 화개 십리벚꽃길을 걷다가 '나폴리'라는 식당에 들어섰다. 숙소에서 부터 이 식당에 오기 위해 룰루랄라 벚꽃길을 따라 걸었던 것이었다. 화개에서 먹는 화덕 피자 맛은 어떨까? 기대를 품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는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슬라이딩 도어를 활짝 열어두고 멀리 피어있는 하얀 벚꽃을 보며 식사를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옆에 두고 좋은 사람과 함께하니 낭만적이었다. 사장님께서는 너무 보기 좋다면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배경으로 우리 사진을 찍어 주셨다.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마늘과 고추가 들어간 피자와 스텔라 생맥주를 시켰다. 마늘 피자는 먹어 봤어도 고추가 함께 토핑되어 있는 피자는 처음이었다. 원래도 화덕 피자를 참 좋아라 했지만 매콤함이 곁들어지니 더욱 맛있었다.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 사장님께서 맥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멀리 비행기 타고 온 남다른 녀석이라면서. 맛이 아주 좋았다. 결국 둘이서 스텔라를 3잔이나 시켜 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더더욱 좋아졌다.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 그리고 맛난 음식,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몹시 들뜬 기분으로 배부른 배를 통통 치며 벚꽃길을 다시 걸었다. 돌아가는 길은 배가 부르고 취기가 어려서인지 더욱 즐겁고 좋았다.
길을 걷다 보니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갈색 안내판이 보였다. 그래, 이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라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길'이라고 칭할 만도 하구나 싶었다. 걷는 내내 너무 황홀했고 기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화개를 찾아야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계절이 지나가고 몇년이 흘러버렸다.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만 있다가 이렇게 오게 되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벚꽃이 피어서 지기까지는 일주일 남짓일 것이다. 마침 벚꽃이 한가득 피어나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때에 이곳을 찾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멀리 산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지는 햇살을 머금은 벚꽃들이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나무 그림자들이 도로변에 일렁였고 우리 살갛도 노랗게 물들었다. 그러다가 금방 하얀 세상이 어둑어둑해졌다.
펜션에 돌아와서는 멀리 지는 해를 바라 보면서 일기를 썼다. 멀리 하얗게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해질 무렵 풍경, 눈에 고이 담아 두고 사진으로도 열심히 담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니 글도 스르륵 잘 써졌다.
해는 멀리 사라져버렸고 어둠이 찾아 들었다. 산 아래 벚꽃이 피어난 자리에는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반짝였다. 밤중에 저 불빛을 따라 산책할 상상을 하니 또 기분이 들떴다. 낮에는 따뜻했는데 밤이 되니 조금 쌀쌀해져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펜션 안에서 잠시동안 쉬다가 다시 밤 산책을 나가야겠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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