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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국화가 아름다운 대구 수목원에서 산책하기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1. 11. 16. 09:44728x90반응형
치과에 들렀다가 저녁에 북구 쪽에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좀 비었다. 그 사이에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국화 전시가 한창이라는 대구 수목원을 찾아왔다. 올 봄에 수목원에 와서 은방울꽃을 보고 갔었는데 그 이후로 처음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서는 입구부터 국화 향기가 코 끝을 찔렀다. 형형색색의 국화들이 아름답게 피어나 있었다. 억새들과 국화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니 진한 가을이 느껴졌다.
수목원에 들어서니 보이던 아름다운 플라타너스가 기억에 남는다. 넓고 파릇파릇한 잔디밭 위에 하얀 플라타너스가 서 있었고 이파리는 온통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수형이 아주 멋있어서 한참 바라 보았었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국화로 만든 귀여운 수달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그 뒤로 온통 국화들 천지였다.
다양한 빛깔의 국화들이 터널 위를 수놓았다. 그 위로는 진하게 붉은 빛으로 물든 단풍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단풍이 다 저물어 버렸을 줄 알았는데 수목원에는 아직도 울긋불긋 완연한 가을이었다.
아름다운 국화 전시들을 구경했다. 평일에 방문했던터라 그런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덕분에 여유롭게 국화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귀여운 다람쥐와 용, 꽃, 달팽이 등등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국화를 통해 탄생했다. 나중에 정원이 생겨서 가꾸게 되면 나도 이런 방식으로 한 번 꾸며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즐거울 것 같다.
국화들이 전시된 공간을 지나서 대로를 따라 쭉 걷다가 수목원 안쪽으로 들어섰다. 나무들이 우거진 작은 숲 길을 따라 걸으니 더 좋았다. 공기도 더 맑아진 것 같고 낙엽들이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새들이 어찌나 많던지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려왔다. 가끔가다 새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오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새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대구 수목원은 꽤나 넓었다. 이리저리 산책 삼아 꽤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작은 물길을 따라서 난 길을 따라 걷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노랗게 물든 이파리들이 텅텅 빈 사이 구석구석에 매달려 있었다. 바닥에는 낙엽들이 한가득이었고 조그만 물길 속에는 파란 하늘이 담겨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곱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하며 걸었다. 이쁘장한 단풍잎들이 땅에 별처럼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여기저기 삼각대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1년 가을 어느날이다. 사진 속 알록달록한 단풍 아래 서있는 우리의 젊은 순간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곳곳에 세워진 스피커에서는 폐장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동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만 수목원을 개장하나 보다. 우리는 국화 화분이 줄줄이 놓인 길을 따라서 수목원을 나왔다.반응형'우리나라 방방곡곡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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