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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매미성, 태풍에 맞선 이의 아름다운 성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3. 1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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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거제의 명소가 된 매미성,
    그 이름을 들으면 왜 이름이 '매미성'일까 궁금해진다. 놀랍게도 이 성은 한 개인이 지은 것이다.
    2003년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가버린 탓에 밭이 황폐화 되어, 땅의 주인 백순삼씨는 돌을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설계도 하나 없이 머리 속의 조망도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들이 어느새 성이 되었다.
    돌을 올리고 시멘트를 바르고 또 다시 돌을 올리고, 아름다운 성이 되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켜켜히 쌓아 올린 성의 모습이 상당히 이국적이었다.
    유럽의 어느 중세시대 성을 보는 기분이랄까? 예전에 남프랑스에 여행 갔을 때 보았던 에즈빌리지 같기도 했다.
    아무튼, 여태 보았던 우리나라의 성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다.
    시멘트 벽돌로 켜켜히 쌓아 올려서 그런지 멀리서 보면 성은 은근한 흰빛이 돌았다.
    돌 틈 사이사이로는 푸르른 나무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완연한 봄이 오면 성은 더 활기로운 모습일 것 같다.


    이 성을 보면 누가 개인이 쌓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십수년간 혼자 하나하나씩 쌓아올린 돌들이 근사한 성이 되었다.
    이제는 유명한 거제의 관광지가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입장료를 받고 있지 않다.
    그저 이 마을이 활기차지고, 떠났던 젊은 이들이 돌아와서 기쁘다고 하신다.

    매미성주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


    매미성 앞에는 잔잔한 몽돌들이 가득한 해변이 있다.
    물이 아주 깨끗하고 맑았다. 투명한 바다 위에서 수영을 하고 싶었다. 얼른 여름이 왔으면.
    저마다 가족들이 모여 해변에서 물장난을 치며 하하호호 웃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매미성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마치 외국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멀리 보이는 바다를 내려다 보고,
    몽돌이 가득한 해변을 보기도 하고 멀리 섬과 바다를 보기도 했다.

    매미성 곳곳은 갖가지 나무들과 식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조경에도 많이 신경을 쓰신 것 같았다.
    동백 나무에는 커다란 꽃봉오리가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꽃이 피면 참 아름답겠다.


    돌아다니다 보니 성을 쌓는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어느 할아버지가 바구니를 들고 돌을 이리저리 옮기고 계셨는데, 아마도 성주이신 것 같았다.
    우와, 감사 인사라도 건네고 싶었는데 작업중이니 방해하지 말라는 그런 문구가 있어서 가만히 구경만 했다.
    아직까지도 성을 쌓고 계시는 중인가 보다. 정말 멋있으신 분이다.


    군데군데 보이던 소철과 소나무,
    하얀 성벽에 푸릇푸릇한 녹색이 포인트가 되었다. 싱그러운 느낌이다.
    성벽 사이사이를 걷다 보니 프랑스 생폴드방스가 떠올랐다. 돌들로 켜켜히 쌓아올린 성안의 도시였던 곳,
    이곳이 왜 이국적이게 느껴지는지 알겠다. 멀리 떠나서 보았던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성벽에 기대어서 그리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여러 번 사진들을 찍었다.
    어떻게 찍어도 아름답고 독특해서 사진찍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성벽 위를 한참 걷다가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해변 위에 서서 올려다 보니 매미성이 더 멋있었다. 계단마다 사람들이 쌓아올린 몽돌이 가득했다.
    둥긍둥글한 모양의 몽돌들이 해변에 잔뜩 흩어져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 몽돌들을 주워다 올려 놓았나 보다.

    성의 모습은 부드럽고 굴국진 모양이었다. 여느 성과는 달리 각지거나 딱딱해 보이지 않았다.
    흐르는 곡선이 아름답고 주위의 커다란 바위와 어우러져 하나가 된 듯이 성이 쌓여 있었다.
    건축을 전혀 배운적 없다고 하시던데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성을 쌓으신 것인지 대단하다.


    파도가 철썩이는 해변으로 왔다.
    반질반질하고 넙데데한 돌들을 잔뜩 주워 물수제비를 떴다.
    돌이 멀리 시원하게 뻗어 나갔다.

    한동안 재미나게 물수제비를 뜨다가 매미성을 나왔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이곳에 다시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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