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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꿈꾸는 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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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공곶이와 예구마을의 아름다운 동백꽃
    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3. 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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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지 야산이었던 공곶이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꾼 노부부.

    그 이야기에 감명을 받아 공곶이를 찾았다.

    그들이 살아온 삶이 우리가 원하는 삶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모습일지 꼭 보고 싶었다.

    예구마을 예구 선착장 근처에 차를 세워 두고서 한참을 걸었다.

    처음에는 가파른 아스팔트 길이 이어졌는데 걷다보면 잘 가꾸어진 돌계단이 나타났다.

    공곶이, 지형이 궁둥이처러 ㅁ튀어 나와 있어서 공곶이라 부른다고 한다.

    계단식 다랭이 농원으로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정원, 이 정원을 노부부가 가꾸었다고 한다.

    공곶이 아래에는 몽돌해변이 있는데 그곳에 서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끝없이 이어진 것 같던 돌계단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한참을 아래로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섬의 둘레를 따라 걷게 되었다.

    작은 길은 동백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로 나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키 큰 나무들 사이사이로 붉은 동백꽃들이 보였다.

    그렇게 동백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섬이 보였다.

    멀리 보이던 노란 지붕들이 가득하던 섬, 내도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었다.

    걷는 걸음마다 내도가 계속 보여서 인상 깊었다.

    멀리 보이는 저 섬에 가보고 싶다, 다음 번 거제 여행에서는 저 내도에 가보아야지 생각했다.

    지심도와 더불어 동백으로 유명한 섬이라고 하니 동백꽃 필 즈음 가면 좋겠다 싶었다.

    풍성한 나무 위에는 몽글몽글 빨간 동백꽃들이 많이도 피어 있었다.

    아름답다. 동백꽃에서 향기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섬은 아주 가까워서 헤엄쳐서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커다란 동백나무가 우거진 돌계단 아래를 내려갔다.

    돌계단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동화 속 세상 같은 신비롭던 동백나무 숲,

    땅바닥에는 동백 꽃잎들이 무수히 흩어져 있었다.

    푸릇푸릇 돋아난 작은 가지와 이파리들은 새로 자나라는 동백나무들일까?

    얼마나 오래 가꾸어 이렇게 이리 커다란 숲이 된 것인지, 노부부의 노고가 느껴졌다.

    하늘과 땅

    온세상이 동백꽃 천지였다.

    떨어진 꽃잎들이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돌계단 주위에 깔려 있었다.

    고개를 들면 새하얀 가지마다 동백꽃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내리막 돌계단을 걸어왔다. 평탄한 흙길을 따라 걷다가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수선화 꽃이 가득 피는 시기가 되면 왠지 이곳에서 음료나 갖가지 용품들을 팔 것 같았다.

    꽤 오래 걸어서 그런지 목이 무척 말랐는데 우리가 찾아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다행이도 자판기가 있어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 먹었다. 정말 오랫만에 밀키스를 먹어 본다.

    2021년, 공곶이의 추억

    아직 이곳은 2021년에 머물러 있는 듯 했다. 지나간 2021년이 문득 떠올랐다.

    시간은 금방금방 지나가버리고 어색했던 2022년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2022년 봄 어느 날, 공곶이에 와서 동백꽃 가득한 추억을 남기고 간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제 내도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 내려다 보였던 해변도 가까워졌고, 이국적인 나무들과 아직은 푸릇한 수선화밭이 보였다.

    길목에는 작은 무인 상점이 하나 있었다.

    플라스틱 검은 바구니 안에 모종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천리향과 동백나무, 우리는 공곶이에 온 기념으로 동백나무 모종을 하나 골라 집었다.

    동백꽃을 많이 보아서 이 순간을 기억해 두고 싶었다. 나무를 키우다 보면 공곶이가 자주 생각나겠지.

    무인함에 돈을 집어 넣고 소중히 모종을 들고 공곶이를 돌아 다녔다.

    공곶이는 노란 수선화로 유명하다.

    3월 중순즈음이 지나면 노란 수선화가 가득 피어난다.

    그 모습을 보러 사람들이 공곶이를 많이 찾는다.

    내가 갔을 때는 아직 노란 수선화는 피어있지 않았다.

    푸릇푸릇한 이파리들만 무성했다.

    대신 하얀 꽃잎이 달린 수선화가 우릴 반겨 주었다.

    여린 하얀 꽃잎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수선화 꽃밭을 지나서 해변으로 왔다.

    자그만한 몽돌들이 가득한 해변이었다.

    우리는 자그만 돌들을 골라 주워 물수제비를 떴다.

    멀리서 보이던 내도가 엄청 가까워졌다. 정말 헤엄쳐서 갈 수 있겠는걸?

    날이 흐려서 하늘에는 구름이 꽉 끼어 있었다. 조금 더 날이 맑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멀리 보이는 작은 섬, 바로 해금강이었다.

    지도를 보니 알 수 있었다. 바다 위의 금강산이라고 해서 해금강이라 불리는 바위섬.

    예전에 보트를 타고 해금강 주변을 돌았던 적이 있었다.

    그 해금강을 멀리 두고서 돌탑을 쌓았다.

    납데데한 몽돌들을 모아서 켜켜히 쌓아 올린 돌탑, 돌탑에 소원을 빌고 우리는 돌아섰다.

    해변을 지나서 둘레길을 따라 예구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거제도에 차를 끌고 다리를 건너 올 수 있으니

    자꾸만 섬이라는 사실을 까먹게 된다.

    그래도 섬이긴 섬인가 보다.

    거제 섬 둘레를 따라서 걷는네 나무 사이사이로 계속 바다가 보였다.

    바다의 끝에 맞닿아 있는 느낌, 바로 섬을 걷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예구 마을을 향해 걷는데 이곳도 동백나무 숲이었다.

    지천에 동백 나무가 그득했다.

    이곳의 동백 나무들은 좀 더 키가 크고 뒤죽박죽 자라난 느낌이었다.

    예구마을에 도착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잠깐 동화 속 세상에 놀러갔다가 나온 기분이 들었다.

    방금 전 걸었던 동백꽃 가득했던 그 돌계단 길이 생각났다.

    노란 수선화가 필 적에 다시 이곳에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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