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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으로 물든 아름다운 거제 옥포대첩기념공원우리나라 방방곡곡/경상도 2022. 3. 22. 21:52728x90반응형
지금 거제는 꽃들로 한창이다. 아름다운 동백꽃과 수선화를 보러 거제를 찾았다.
우리는 분홍 동백이 이쁘다는 다대포항 근처 어딘가를 찍고 가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옥포대첩기념공원 갈색 표지판을 보게 되었는데, 장거리 운전이라 잠깐 쉴 겸 들러보기로 했다.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이 공원에서 원없이 동백꽃들을 보아서 분홍 동백을 보러 갈 필요가 없어졌다.
옥포대첩기념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길을 올라갔다.
주차장 근처에 동백 나무들이 무척 많았는데, 그 중 유독 돋보이는 동백꽃이 있었다.
꽃이 아주 크고 꽃잎이 겹겹으로 피어나 있던 새빨간 동백꽃이었다.
누군가가 나무 위에 동백꽃들을 모아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붉은 하트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거제의 조팝나무는 벌써 하얀 꽃을 퐁퐁 피워냈다. 우리 동네 조팝나무는 이제 이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매마른 흙바닥 위로는 붉은 꽃들이 퉁퉁 떨어져 있어서 어디로 눈을 돌리든 땅이 붉었다.
공원에는 목련 나무가 많았는데 모두 만개한 것 같았다. 큼지막하고 하얀 꽃이 팝콘처럼 팡팡 터져 있었다.
바닥에 흩어져 있는 붉은 동백꽃,
송이 째로 떨어진 녀석들을 모아모아 작은 하트를 만들었다.
남편은 꽃송이를 나에게 가져다 주고 나는 꽃잎들을 하나하나 놓고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나갔다.
우리의 작은 흔적을 한구석에 남겨 놓고 가니 좋았다.
하얀 목련. 사실 목련은 떨어질 때 툭- 떨어져서 갈변되는 모양이 보기 그래서 별로 좋아하질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화르륵 피어난 목련의 모습은 고고하고 기품있어 보였다.
떨어지기 전 이렇게 만개한 모습은 참 아름답구나. 이곳에 와서 목련의 매력을 새삼 느끼고 간다.
언덕을 올라가는 길에 만개한 목련과 동백이 줄줄이 이어졌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지 않고 언덕배기 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렇게 걸어가길 잘한 것 같다.
덕분에 아름다운 목련과 동백을 원없이 보았다.
하얀 빛깔과 붉은 빛깔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 무척 낭만적이었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이 언덕을 오른다면 없던 사랑도 생겨날 것 같은 그런 낭만이었다.
언덕에 끝에 다다르면 옥포루와 기념비가 있다.
그리고 옥포루 앞에 동백꽃이 가득 핀 나무들이 여럿 있었다.
붉은 동백, 분홍 동백, 하얀 동백 다양한 수종의 동백나무들이었다.
짙은 초록빛의 동백 이파리들과 선명한 색채의 동백꽃들이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동백꽃은 나무 위에서도 빛나고 땅 위에서도 빛이 났다.
필 때도 아름답고 질 때도 아름다운 매력적인 꽃이다.
주차장 부근에서도 보았던 붉은 겹동백꽃이 위에도 있었다.
아주 화사하게 만개해서 가지마다 주렁주렁 커다란 꽃을 매달고 있었다.
꽃이 얼마나 많이 달렸던지 무거워서 가지가 축 늘어져 있었다.
이 나무 밑에서 커다란 하트가 있길래, 우리도 동백꽃들을 주워다가 꽃하트에다가 꽃을 더 얹었다.
아름드리 곱게 피어난 붉은 겹동백,
이렇게 조막만한 꽃송이에 꽃잎이 어찌나 많이 달려있던지 모른다.
마치 5월 즈음 피어나는 향기 좋은 장미를 보는 것 같았다. 꽃이 정말 많이 피어 있었는데 봉오리도 아직 많았다.
이 봉오리들이 다 피어나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붉은 동백 옆에는 하얀 동백꽃이 피어 있었다. 갓 피어난 순백색의 동백꽃은 무척 아름다웠다.
마침 바로 옆에 붉은 동백꽃이 피어 있어 대비되어 하얀 동백꽃이 더 돋보였다.
'동백꽃'하면 제일 먼저 노란 꽃술이 달린 붉은 동백이 생각났는데 이제는 다채로운 동백꽃이 떠오를 것 같다.
하얀 동백과 붉고 분홍빛 동백, 여러 색이 섞인 동백, 꽃잎이 여럿 달린 겹동백 등등.
곱게 핀 꽃들도 이쁘지만 동백나무 수형도 어찌나 이쁘던지 모른다.
둥그스름 동글동글한 모양을 보니 누군가가 관심을 기울이고 아주 잘 가꾼 것 같았다.
키가 그리 크지 않아서 가까이서 꽃을 즐길 수 있었다.
자연스레 자라난 동백나무를 보면 키가 너무 커서 고개를 들어 올려야 동백꽃이 보였다.
그나마 가까이 있는 동백꽃도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수형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이렇게 보니 관리 해 준 모습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동백꽃을 한참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놀다가 옥포루에 올라 섰다.
옥포대첩 기념공원은 임진왜란 이후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옥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6년에 준공되어 개방했으니 역사가 꽤나 오래되었다.
공원을 채우고 있는 나무들이 튼튼하고 수형도 멋드러진 것을 보아 오랜 시간 가꾼 것 같았다.
옥포루 위에 서면 기념비도 잘 보이고 푸르른 바다도 잘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또 색달랐다. 알록달록한 동백 나무들이 귀엽게 보였다.
날이 조금만 더 맑았다면 좋았을텐데, 흐린 날이었어도 운치가 있었다.
옥포루에서 내려와 이제 돌아가려는데, 멀리 아주 커다란 붉은 동백 나무와 분홍 동백 나무가 보였다.
두 나무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땅 위에 셀 수도 없이 정말 많은 동백꽃들이 떨어져 있었다.
한쪽은 붉은 동백꽃이 가득 떨어져 붉그스름했고, 다른 한쪽은 분홍 동백꽃이 가득 떨어져 핑크빛이었다.
무성히 꽃이 핀 나무 뒤로는 언뜻 바다가 보였다. 푸르른 바다와 꽃, 어찌나 아름답던지 모른다.
아름다운 동백꽃들을 뒤로 하고 언덕을 내려가 주차장까지 걸어갔다.
오면서 보았던 하얀 목련과 붉은 동백꽃이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주말이었는데도 조용하고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해서 꽃 구경하기 참 좋았다.
마침 전날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후두둑 떨어진 꽃들도 많았고,
꽃천지인 딴 세상에 들렀다가 현실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언젠가 동백꽃이 다시 그리워질 때면 옥포대첩기념공원이 종종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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