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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꽃향기 그윽한 궁남지 밤 산책하기, 서동연꽃축제 드론쇼와 폭죽
    우리나라 방방곡곡/충청도 2022. 7. 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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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 필 무렵 궁남지의 하이라이트는 밤이 아닐까 싶다.

    여름날 연꽃피는 시기에 낮은 너무나도 더워서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지쳐 버렸다.

    파란 하늘 아래 화사한 연꽃들

    이쁘긴 했지만 너무 더우니

    오랫동안 걸어다니며 돌아보기는 힘들었다.

     

     

    밤에 궁남지를 찾으니

    공기는 시원하고 바람도 좋고

    밤하늘 아래 빛나는 연이파리들이

    낮보다 더 이뻐 보였다.

     

     

    하늘에 대롱대롱 달려 있던 등이 은은하게 우리 갈 길을 비춰 주었다.

    이파리들이 우거진 연밭 위에는

    하얀 글씨로 적힌 글귀들이 조명을 받아 반짝이며 서 있었다.

    연밭 사이로 나있던 나무 다리를 따라서 걸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멀리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가까이서 바라보고 만질 수 있어서 좋았다.

    연잎들은 손 뻗치면 닿는 곳에 줄지어 있었다.

    매큰하면서도 싱그러운 연이파리 향기가 코를 찔렀다.

     

     

    날이 덥지 않아 낮에는 가보지 못했던 곳까지 걸을 수 있었다.

    궁남지 한 가운데 있는 못에 가니 못 주위 나무들이 초록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형광끼를 머금은 초록빛깔이어서 시선을 확 끌었다.

    못 가운데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조명 덕분에 밤보다 더 멋있어 보였다.

    정자에서 레이저가 뿜어져 나와 하늘에는 여러 빛깔들이 번쩍였다.

     

     

    우리가 들어섰던 궁남지 반대편 끝쪽에는

    등축제에서나 보던 아름다운 등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솟아오를 것 같은 학이 있기도 했고 서동과 선화공주를 본떠 만든 등도 있었다.

    바닥에 흩뿌려진듯이 반짝이던 펑키한 색색 조명도 재미났다.

    조명아래 서서 사진을 찍으니 온몸이 얼룩덜룩해져서 신기했다.

     
     
     

    크게 궁남지를 한바퀴 두르며 연밭을 걸었다.

    입구쪽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크게 한바퀴 둘러보다 보니 한산한 곳도 많았다.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서는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념 사진들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또 걷기!

    밤의 공원을 걷는 일은 언제나 신이 난다.

     

     
     

    궁남지 가운데 못 근처에서는 축하 공연이 열리고 있었는데

    너무 번잡해서 우리는 그냥 연밭만 주구장창 걸었던 것 같다.

    공연을 보느라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주변이 한산했다.

     

     

     

    연꽃 가득한 연밭 말고도 갈대 숲도 중간에 있었다.

    나무 다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연잎파리들이 사라지고

    내 키만큼 길쭉한 파릇한 갈대들이 좌우로 가득했다.

    낮에도 이 길을 걸었었는데, 밤에 불이 켜지면 참 이쁠거 같았는데

    정말 작고 길쭉하게 생긴 가래떡 같은 조명들이 켜지니 더 아름다웠다.

     

     

    멋있는 조형물들을 구경하다가

    정자가 있는 못 주위로 걸어왔다.

    이제 축하 가수들의 공연이 끝나고

    수상 뮤지컬 공연이 곧 시작될 차례였다.

    우린 비록 자리를 늦게 잡아서 명당 자리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이리 멀리서 바라 보아도 너무 멋있어서 늦게라도 오길 잘했다 싶었다.

     

     
     
     

     

    웅장한 음악이 울려퍼지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무용수들

    춤을 추는 모습이 못 안에 그대로 담겼다.

    그 반영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모른다.

    그 옛날 백제 시대의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더라도

    홀딱 반하지 않을까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공연 중간중간 밤하늘에 팡팡 폭죽들이 터졌다.

    새카만 밤하늘을 채우는 불빛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모른다.

    귀가 떨어질 것 같이 펑펑 폭발음이 들려오고

    하늘에는 갖가지 폭죽들이 꽃이 피어나듯이 화르륵 터졌다.

     

    사실 이날 궁남지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이 폭죽일 것 같다.

    하늘하늘 피어난 연꽃도 아니고 반짝이던 정자도 아니었다.

    화려한 폭죽들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멍-해지면서 황홀했다.

    바다에서 깔짝거리면서 하던 폭죽과는 차원이 달랐다.

     
     
     

    폭죽이 다 터지고 수상 공연도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은 어째서인지 떠날 생각이 없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하늘을 벌겋게 수놓는 반짝이는 물체들!

    바로 드론쇼였다!

     

     

    올해 스무번째를 맞이한 서동 연꽃축제,

    그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 스무살을 컨셉으로 축제를 기획한 것 같았다.

    드론은 아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여러 모양들을 만들어 냈다.

    연꽃이 나타났다가 서동과 선화공부의 얼굴이 보이기도 했고

    그러다가 스무살 케익이 만들어지면서 드론이 불꽃을 뿜어냈다.

     

    재미난 드론쇼가 끝나니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듯이

    우르르 궁남지를 빠져 나갔다.

    어찌나 정신이 하나도 없던지,

    여유롭게 꽃들을 보고 싶다면 아주 늦은 밤이나 꼭두새벽이 좋을 것 같다.

    사실 새벽에 일어나서 궁남지 산책을 하려고 했는데,

    야식도 먹고 영화를 보느라 늦게 잠드는 바람에

    거의 체크아웃 시간 다 되었을 즈음에 일어나

    숙소 나오기가 바빴다.

    내년 연꽃축제를 기약하며!

    안녕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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